유래는 다 두드리고 찾자
소원도 마찬가지
만어사
그 작은 절에
볼 게 있어요?
택시 기사의 물음에 답한다
돌이요, 돌 보려고요
비탈 만난 물고기가
돌이 되어 종소리를 내는 곳
그렇지만 두드려야 알지
소원 들어주는 돌은
들리지 않아야 한다
가득한 빛 속에서
밀집된 자신을 느껴요
그날 저는 들었답니다
돌과 돌을 두드리는 소리
가는 눈의 부처님
저도 그렇게 눈 뜰 때 많아요
가까운 사람을 의심할 때
동전의 옆면만큼 행복을 받아들여요
겁이 많아
암초에 숨은 물고기마냥 돌 틈에 끼인 발만
간신히 빼낼 수 있었다
돌같은 색감의 승복을 입은 스님이
사뿐히 돌 위를 거닐었다
사람들이 사람들을 두드리며
유래 없는 소원에 노크하고 기다렸다
[잠든 사람과의 통화], 창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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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밀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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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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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항상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