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조사기관 TrendForce 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 년 12 월 메모리 반도체 계약가격은 전월 대비 기준으로 PC DRAM 0.0%, 서버 DRAM 0.0%, Specialty DRAM +1.18% ~ +5.48%, 2D-NAND Flash 0%이다.
대부분이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한 가운데 Specialty DRAM 계약가격의 상승이 눈에 띈다. Specialty DRAM 시장의 주력 제품은 아직 DDR4 가 아니라 DDR3 4Gb 이다. 이처럼 틈새시장 성격을 지닌 Special DRAM 시장이 호조세인 이유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DRAM 생산라인 중에 가장 오래된 Fab 을 카메라 이미지 센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여 Specialty DRAM 의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만의 Specialty DRAM 공급사 PSMC (Powerchip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rp.)와 Winbond 도 Specialty DRAM 생산라인을 고수익 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추진 중이다. Specialty DRAM 의 공급 부족 강도가 높아 관련주의 주가 상승이 돋보인다. 최근 1 개월 주가 수익률은 Winbond +63.4%, Nanya Technology +20.6%이다.
이번 발표 자료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내용은 2021 년 1 분기 DRAM 계약가격 전망치이다. DRAMeXchange 에서는 PC DRAM 및 서버 DRAM 계약가격이 +5% Q/Q 상승한다고 전망한다. 서버 DRAM 중에 32GB 용량의 제품가격은 12 월에 107~116 달러 수준, 평균치는 110 달러였다. 2021 년 1 월 가격을 추정해보면, 111~121 달러 수준, 중간값 기준 116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가격 협상 분위기는 이보다 강세인 듯한데 조사기관의 목소리는 다소 보수적으로 느껴진다.
2021 년 1 분기의 상승폭이 +5% Q/Q 를 상회해 high single 에 근접할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가장 큰 이유는 수요처의 재고 수준이 감소해 계약가격 협상 시 주도권을 수요처가 아니라 공급사에서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PC DRAM 의 공급 부족 강도는 서버 DRAM 보다 높다. 발표 자료를 참고해보면, 1 분기에 PC DRAM 계약가격이 월별로 (MoM)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을 언급한 표현을 찾아볼 수 있다. 1 분기의 계약가격은 통상적으로 1 월에 결정되는데,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경우에 2 월과 3 월에도 연달아 계약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1 월부터 3 월까지 3 개월 동안의 PC DRAM 계약가격 흐름은 조사기관에서 제시한 +5% Q/Q 를 상회할 수도 있다.
몇 개월 전의 일이라 가물가물하게 느껴지지만 2020 년 1 월부터 3 월에도 PC DRAM 계약가격이 전월 대비 기준으로 계단식 상승을 기록했다. 1 월 +0.90%, 2 월 +1.78%, 3 월 +2.03%였다. 당시에도 상승 추세였다. 그러나 상승 강도는 약했다. PC DRAM 수요처인 OEM 측에서 보유한 재고 수준이 높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발표 자료를 참고하면 8~12 주였다. 쇼핑카트를 끌고 나가려는데 냉장고가 꽉 차 있던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 계약가격 흐름은 반도체 대형주 주가를 전망할 때 유용하다. 앞으로 살펴봐야 할 점은 서버 DRAM 사이클이다. 호황기와 불황기가 반복되는 흐름이 2020 년에 6 개월 단위로 짧아지며 상고하저 (상반기 계약가격 상승, 하반기 계약가격 하락) 흐름을 기록했다.
2021 년에도 서버 DRAM 계약가격의 흐름이 2020 년처럼 6 개월 단위로 상고하저 흐름을 기록할 것인가? 최근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의 이곳저곳에서 부품 공급 부족 신호가 커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서버 DRAM 계약가격의 재고 축적 주기(호황기)가 6 개월보다 길어져 반도체 대형주의 호흡이 길어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