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세상 가을축제 전국 합동산행에 대한 소고
태성부터가 우리는 관계로 시작을 한다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우리는 흔히 인연이라고 해요.
하루살이 인연과, 지순한 인연. 세상사가 그렇지만 인연이란것도 본인처세에 달려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예요. 특히나 사이버세계에서는. 두 번이야기 하면 잔소리랍니다.
우리세상 카페에서는 춘계 전국 정모와 추계 전국 합동산행을 주최하면서 전국의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지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전국 정모는 참석을 많이 못했지만 전국 합동산행은 여러 번 참석한
경험이 있어요. 기억력이 남다르게 뛰어나신 산우님이야기로는 전국 합동산행을 청량산에서
처음 시작하셨다고 하시는 데 청량산행기를 보니 2006년 6월 22일예요.
물론 전국합동산행을 하지 않은 해도 있었겠지만 햇수로는 벌써 8년째가 되었어요.
올해는 전국 합동산행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많은 산우님들께서 참석을 하셨답니다.
특히나 산행에 서투른 회원님들을 위해 휴양림 산책코스는 산악회가 우리시대에 발맞춰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충청도, 대구, 부산에서 오신 산우님들과 회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너무도 좋은 모습을 보았어요.
멀리 부산에서 오신 산우님들은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임원진 소개가 미흡하였고,
산행코스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해 더불어 산행을 못했지만 일이라는게 하다보면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인가봐요.
하지만 미리 산행지를 다녀오시고 음식점 섭외등 여러가지로 마음 고생하신 총대장님의 수고를
어찌 말로 표한 할 수 있겠습니까!
오랫만에 뵈었던 산우님들 적게는 한 두달 길게는 2년 4개월만에 만났답니다.
전국 합동산행에 참석한 회원님들, 산우님들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어떻게 지내나 너무도 보고 싶었던
그리움들이 한 순간에 해결하는 행복한 시간들였어요.
축제의 한마당을 펼쳐주신 산악회 임원진님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오며
내년에는 강원, 충청, 호남 등등 사랑방 산우님들 회원님들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십 년 가까이 우리산악회를 따라 다녔던 NaMu의 경험담.)
산행에 대한 미련.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잠자리들이 허공을 날으며 가을을 퍼 나르고 있다.
조석으로 부는 서늘한 바람에 가을내음이 물씬물씬 풍기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드디어 내 곁을 찾아오고 있지만 월중행사였던 산행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건강과 산행은 필수불가결의 원칙이 따른다. 무릎에 이상이 생긴 이후로는 산행에 자신감을 잃은 건
사실이지만 산행에 대한 미련만은 버릴 수가 없다.
최정상의 높이가 381m의 용봉산은 딱 내 수준이다. 뒷동산에 올라가듯 가볍게 산행을 할 수 있으니
마음에 부담을 덜어 은근히 기다려진다.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한낮 햇살이 뜨겁기만하던 9월 3째주 일요일날 용봉산에서 전국합동산행이 있었다.
아침해가 느즈막히 올라 와 있는 오전 8시 용봉산행 버스가 기다리는 사당동으로 갔다.
영화사랑방 회원님들도 뵈었고, 오랫만에 뵙는 산우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용봉산행 버스를 기다렸다.
추석이 지났으니 별일도 아니지만 추수를 끝낸 논들이 차창너머로 이따금씩 눈에 띄는 들녁의 풍경들은
가을빛으로 완연하다.
토실토실 알밤을 며칠 전 보내주신 아버지가 떠 오른다. 퇴임연금을 받으시니 여행이나 다니시며 남은 여생을
풍요롭게 즐기시면 더 좋을텐데 굳이 고향집에 내려가셔서 농사를 지으시면서 사서고생하시는 우리아버지는
이 시대 남은 마지막 농군의 자식인듯 싶어 가슴이 절절하다.
과연 나는 노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막연한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 갔다.
이제는 눈에 익은 서해대교를 지나 내 고향 충청도 홍성에 있는 용봉산주차장에 용봉산행 버스가 도착했다.
용봉산 숨은보석 마애여래입상.
구룡대매표소에서 산악회 임원진님들께서 친절하게 나눠주시는 산악회리본을 이번 산행에서는
빼놓지 않고 배낭에 매달었다.
"여름 햇살아 저리가라"고 외치며 불볕 더위를 자랑하는 초가을 햇살을 피해 우람한 나무들이
만들어 놓은 나무그늘 속으로 스며들어 언덕길을 올라간다.
숲속 언덕길 위 코스모스가 가득한 용봉사가 용봉산을 찾아 온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커다란 바위 중간을 움푹 파 정성스런 손길로 조각을 한 마애불석상 앞에는 '소원 성취를 빕니다'라는
덕담이 있어 잠시 발길이 머물어진다.
진정 소원이 무엇일까?
진정으로 바라는 소원은 무엇입니까?
가을바람에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여린춤를 추며 메마른 내 가슴을 흔든다.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풍경소리.
용봉산은 바위가 많은 석산이다. 예전처럼 릿지를 즐기지는 않지만 바위타기를 겁내지도 않아
삐죽빼죽 지맘대로 생긴 바위들을 살살 달래며 병풍바위 쪽으로 갔다.
크고작은 바위들이 모여 병풍처럼 나무들과 공존하는 병풍바위길을 지나 전망대로 전진했다.
산새가 가파르지 않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가볍게 산행을 즐길수가 있어 이보다 더 좋은 경험은
없지만 가을을 무르익히기에 여념이 없는 초가을 햇살의 따가움은 감당이 안되 부채질하는 손길은
멈추어지지가 않는다.
나무데크로 조성되어 있는 전망대가 숲길 끝에 있었다.
내포 신도시가 용봉산 전망대를 차지하고 있어 조금은 황당했다. 아직은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라서
신도시 개발이 최우선 과제였는지는 모르지만 하필이면 전망대가 신도시 개발하는 풍경이라니.
마치 70년대 서울의 외각 변두리지역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전망대를 지나 숲속 그늘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점심식사를 하는 즐거움도 만끽했다.
제법 숲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용봉산 숨은 보석 마애여래입상을 찾아 갔다.
고려초기에 건립된 마애여래입상은 높이가 4m나 된다고 한다.
거대한 석불상 앞에 서서 그 위력에 놀라며 거친 바위를 섬세하게 다듬어
석불로 탄생시킨 이름없는 위대한 장인에게 무한한 존경의 눈빛이 멈춰어지지가 않았다.
비바람의 합작품 용봉산 바위들.
용봉산의 백미라고 하는 악귀봉으로 향한다.
석산답게 봉우리를 가는 길목에는 비바람의 합작품 바위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그 이름이 빛나던
장군바위,용바위,사자바위가 있는가하면 삽살개바위, 솟대바위, 행운바위도 만날 수가 있었다.
그 이름도 위태로운 흔들바위를 지나칠 수 없어 살짝 밀어본다.
특히나 가장 인상적였던 것은 두꺼비바위다.
낭떨러지에 커다란 두꺼비가 금방이라도 떨어질듯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어 산우님들 모두가 놀라며
탄성을 터트린다. 두꺼비는 뭐가 답답해서 낭떨어지에 매달려 시위를 하는 것일까?
관악산 육봉을 오르락내리락하듯 악귀봉과 조석봉을 지나 최정상 용봉산(381m)에 올라갔다.
이름이 얼마나 거창하고 에쁜가 용과 봉황의 龍鳳山
금강산의 미니어쳐였던 용봉산은 나무들과 바위들이 사이좋게 공존하면서 공존의 미학을
서슴없이 보여주었던 산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하산길에 들렀던 최영장군 활터있는 정자에 앉아 시원하게 부는 가을바람을 맞으며
생각해본다.
이쯤에서 시 한 수 나와야 정상인데....!
용봉산 최영장군 활터에서
용과 봉황을 품은 산중턱에 서서 나라의 안위를 준비하던 님이시여.
내우외환으로 점철되어버린 흥망성쇠 마지막 왕조는 님의 강력한 화살로 연명하며
한민족의 뿌리를 굳건하게 지켰으니 첨단과학이 지배하는 현대에도
영웅호걸의 리더십은 벤처마킹의 대상인듯 하여이다.
2014.9.14
NaMu
첫댓글 전국합동산행
기행문 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내년 전국 합동산행에서는 꼭 뵐수 있기를요^^
오며가며 버스에서, 돌산가든 잔디정원에서 그리고 하산 후에 식당에서만 본 것같아요.
암튼 만나서 반가웠어요. 친정아버지께서 보내주신 밤 맛있게 잘 먹었구요. ^*^~
그러게말예요. 같이 산행한건 맞는거져^^
두어 달만에 만나나봐요. 옙 고마워요.
정말 기암괴석 볼 것들이 풍부한 산이더군요.
나중에 한번 더 가서 차근차근 다 보고싶은 산이었어요.
석산이라서요.기묘한 바위가 유난히 많았나봐요.예전보다 살도 조금 찌신것 같구요.
갈 수록 핸섬해 지는 비결 분명 있으신거져^^
덕분에 함께 산행한 느낌입니다...감사~
서울에 오시면 산방에서 산행 함 하기로해요.
관악산 전문 산악대장님도 계시거든요.
잘 주셔서 감사드려요^^
산행 후기글 담당 나무님의 글은 항상재미있네요.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우리 같이 산행하긴 한거져^^
아침 사당에서 차 탈때 잠깐 뵈었고 다시
만난 기억이 없어서요.
잠시... 스쳐도 반갑기한 맘 아실려나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