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콜
눈 내리는 소리
그런 것이 진짜 있다고 믿는지
천막 아래 웅크리고 앉아 두 귀를 막고 있는
노인
어떤 콜
괜히 한 번
입김 불어본다
공중에서 눈이 화르르
흩어지게 하는 것
흩날리는 눈발 속으로 들어가
그곳을 맴도는
어떤 콜
낮은 음성
나는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눈발을 보고
그것을 잡아보려
팔을 뻗는다
볼캡을 쓴 노인이 다가와
주먹을 펼쳐 보이는데
눈발이었을 거라고
짐작할 수만 있을 뿐인
물
무릎까지 쌓인 눈밭을
파고 들어가는
노인
주머니에서 울리는
어떤 콜
받자마자 끊어지는
나는 또 한 번 손을 뻗어본다
눈에게 지는
눈 내리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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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같이 가는 기분⌟ 2024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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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눈 내리는 밤 / 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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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시 멋지네요
잠도 안오는 새벽에 읽으니 미치게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