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외무장관 그로미코가 고르바초프 추대 과정에서 한 명언

[마법의활]

 고르바초프가 안드로포프 시절을 거치면서 상당히 지지자가 늘어났고,

체르넨코 시절에도 2인자 자리를 굳혔습니다만

여전히 중앙 회의에선 최연소 서기였기에  60대 후반의 그리신이  체르넨코 다음을

노리면서 열심히 작업 중이었습니다.

 해서......

일설에는 5:4로 고르바초프 우세라곤 하는데 실상은 거진 9:9로 박빙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때, 과묵하기로 이름나 있던 당대 외무부 장관 그로미코가 회의실에 들어와서

다음과 같이 말하자,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젠 더 이상 나와 같은 늙은이들을 서기장으로 뽑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소련은 다음 세기를 내다보고 준비할 수 있는 젊은 서기장이 필요합니다! "

  더욱더 결정적이었던 건 저 발언 직후 KGB와 군부가 마치 노리기라도 한 듯 고르바초프 지지를 분명히 밝혔다는 건데,

여하튼 분위기가 이걸로 결정적으로 반전되서 끝내는 만장일치로 고르바초프를 차기 서기장으로 뽑았었다고 하네요.

  고르바초프를 선출하고 나서 그로미코가 생각해낸 소개말도 대단히 인상 깊습니다.

"고르바초프, 그는 유쾌한 미소를 가졌으며, 동시에 매우 단단한 이빨도 가진 친구입니다."

  브레즈네프한테 머리가 너무 많이 벗겨졌다고 찍혀 면접에서 탈락당한 지, 20여 년 후에 이룬 쾌거였습니다. ;;

아마 그때 이후로 절치부심 노력을 열심히 한 듯.

 탈모 방지를 포기한 대신 이빨을 집중적으로 관리했나 봅니다. ;

[타메를랑]

그런데 처음에는 국내외적으로 신선한 인물로 주목받았던 고르바초프가 지금은 러시아인들에게 소련 붕괴의 주범으로 욕을 죽도록 먹고 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죠...

[이 지옥같은 행성]

궁금한게 있는데요, 옐친의 개혁방법(연방내 자치권이 있는 공화국을 분리독립)을 하지않고 중국과 비슷한 방법으로 가는형태(최대한 영토와 인구를 보전하는 방법)을 채택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보다 더 혼란스러웠을까요?

[타메를랑]

그건 모르죠.

[마법의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 오히려 고르바초프가 계속 집권했으면 그꼴 안났습니다. 멍청한 공산당 노멘클라투라와 옐찐이 합작한 결관데 무슨..... 그리신이 집권해서 계속 브레즈네프식으로 대책없이 통치했으면 소련은 지금보다 더 비참한 꼴로 와르르 무너졌겠죠.

[강가에서]

마법의활님 댓글이 도발적이시네요..

[게오르기우스]

소련 자체가 이미 낡고 병들어있는 제국이였죠. 소련의 쇠퇴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하는건 브레주네프라고 생각합니다.

[惡賭鬼]

마활님 말이 맞음.

[마법의활]

강가에서// 타메를랑님한테 도발적이 아니라, 이상한 생각을 하는 러시아 국민들에 대한 것인데 왜 강가에서님이 그걸 지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장공비]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 => 을 타메를랑님과 이 지옥같은 행성님 지칭하시는걸로 생각하신듯. 사실 그 정도 수준의 발언이면 필요이상으로 공격적인 수준인것 같습니다 'ㅅ'

물론 마활님의 해당 표현은 [고르바초프를 소련 붕괴의 주범으로 욕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려는 의도이신것 같고...

[Panda™]

"이젠 더 이상 나와 같은 늙은이들을 서기장으로 뽑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소련은 다음 세기를 내다보고 준비할 수 없는 젊은 서기장이 필요합니다! "

준비할 수 없는 --> 준비할 수 있는.. 이거 오타 아닐까요? 다음세기를 준비 할 수 없는 지도자를 뽑아야 된다는 건 말이 안되는데;;;

[마법의활]

고쳤습니다.

[리블루]

'머리카락은 이빨로 대신할 수 있다' 일까요?
여하간 소련은 고르바초프가 붕괴시켰지만 러시아를 모라토리엄으로 몰아넣은 건 옐친이겠죠.

[타메를랑]

옐친이 한 급진적인 민영화-개방 정책 때문에 러시아에 대혼란이 찾아왔고, 그 때문에 아직도 많은 러시아인들이 서구식 민주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푸틴을 지지하죠.

[리블루]

타메를랑 // 스탈린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올 정도니까요. 이런 걸 보면 정치의 민주화와 경제발전이 절대적이진 않더라도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나봅니다.

[타메를랑]

옐친 시절이 오죽이나 막장이었으면 그런 생각까지 하겠습니까...

[게오르기우스]

브레주네프가 서기장이던 시절엔 국가 원로들이 죄다 백발의 노인들이라 일과 시간의 절반은 자택 근무로 때웠다고 합니다. 계획 경제의 이상이 틀렸다는게 서서히 드러났지만 여전히 밑천은 남아있던 시절인데.. 소련은 저 중요한 시기를 미적거리다 보냈고 그래서 여전히 고생중이죠. 덩샤오핑이자기은퇴할때 같은 공산당 늙은이들과 은퇴한것도 유명하고요. 세대 교체가 정말 중요하긴한듯.

[Royal Eyelander]

하긴. 정치는 머리털로 하는게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