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을 받았다.이 사고에서 배울 것도 있다.최악을 상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요체다.
지난달 31일 도쿄 가스미가세키에서 열린 전국 경찰본부장 회의. 치안총책임자인 다니 코이치 국가공안위원장은 회의 첫머리에서 이태원 압사사고를 언급했다.
오는 6일 대규모 군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 노부나가 축제' 행사와 관련해 경찰의 긴급 지침이 내려졌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배우 기무라 타쿠야가 오다 노부나가로 분장해 기마무사 행렬에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는 96만6000명의 신청자 중 당첨된 1만5000명이 관람석에 앉을 예정이지만 티켓이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몰릴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후현경은 서울 이태원 경사면에서 일어난 사고와 같은 군중 눈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두 가지 원칙을 마련했다.
'평면이동'과 '일방통행'. 최대한 지하도의 계단 이용을 차단하고 경찰 차량 위에서 사람의 흐름이 멈추지 않고 흐를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이른바 'DJ 경찰'을 행사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관람구역을 16곳으로 나눠 출입시간을 달리 조절하도록 했다.비행기 탑승시 자리에 따라 탑승수속시간에 간격을 두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그뿐만이 아니다.섣달 그믐날 밤부터 새해 첫날까지 한 해의 복을 비는 '하츠모데'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메이지신궁 측은 신사 본당으로 이어지는 참배로를 일방통행으로 해 역류를 막기로 했다.
이태원 참사를 전하는 일본 언론의 보도는 "일본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논조가 대부분이다.후진적 사고라는 보도 매체는 찾기 어렵다.표현 하나하나에 대해 신중한 일본 언론의 특성이 묻어난다.
다만 1일자 인기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 인터넷판에는 눈에 띄는 기사가 실렸다.어머님은 이런 내용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에서도 비슷한 군중 눈사태가 일어나 많은 희생자를 냈다.현대의 일본이 한국만큼 군중 눈사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은 과거의 교훈을 살려 경비체제를 탄탄하게 깔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과 한국인을 비교하면 위기관리 능력도 지식의 풍부함도 한국인보다 일본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한국보다 먼저 발전함에 따라 한국보다 더 많은 경험치와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은 재난대국이다.온갖 사태에 대비해 매뉴얼화돼 있다.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한국에서는 사고 사건이 터졌을 때 슬픔을 양식으로 교훈을 얻는 것은 피해자 유족뿐이고 국가는 매번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양국의 국민성 차이를 지적한 부분도 있다.
일본은 좋든 나쁘든 신중한 국민성이다.일단 해보자.해보고 안 되면 방법을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는 한국과는 다르다.이러한 국민성도 사고 사건의 정도의 차이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평소 한국에는 사람을 밀어내고 앞서려는 습성이 있다.이태원 사고를 보고 필자가 떠올린 것은 한국의 출퇴근길이었다.필자는 몇 년째 여기에 휘말려 있다.(필자는 주한 일본인)
최근 일본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에서 배우기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디지털 기술뿐 아니라 선진화된 행정시스템, 압도적 경쟁력의 대중문화 등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분야는 다양하다.198090년대 소니·도요타가 한국 기업의 모방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삼성전자·현대차가 일본 기업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사고에 관한 한 아직 한국은 일본에 '우리는 저러지 않는다'는 '반면교사'의 대상이다.8년 전 세월호 사고가 그렇고 이번 이태원 참사가 그렇다.
우리는 앞날이 밝은 젊은이들을 너무 많이 천국으로 보냈다.슬픔과 심한 낙담 속에 한일 국민성까지 이런저런 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기분 나쁘고 화가 나는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을 초래한 우리 어른들의 책임은 무겁다.이런 모욕을 우리 미래 세대가 다시 받지 않도록 하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운 좋게도 이 생명을 살고 있는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