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난치병에 걸린 동생을 둔 오빠 로맹의 이야기
여동생이 백혈병 진단을 받은 다음부터 모든 것이 변해 버렸다.
링거 줄을 주렁주렁 매달고 넘어질 듯 걷는 여동생,
불안한 눈빛으로 어색한 미소를 짓는 엄마,
늦은 밤 새빨개진 눈으로 욕실에서 나오는 아빠….
여름이면 강과 바다에서, 겨울이면 스키장과 놀이터에서 다 함께 웃고 떠들던 우리 가족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낯설고 두려운 매일을
미지의 우주여행으로 이해하려 애쓰는 아이
《암병동에 불시착한 내 동생》은 난치병에 걸린 여동생을 둔 오빠 로맹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동생이 병에 걸린 다음부터, 로맹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아집니다.
로맹은 아빠에게 물어요.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겨?”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 …
아빠는 대답해요. “저스틴은 죽지 않을 거야.”라고요.
하지만 아빠의 대답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엄마에게 풍기는 낯선 병원 냄새, 마스크를 쓰고 오가는 사람들, 규칙적인 소리를 내는 기계들에 둘러싸인 여동생, 그리고… 머리카락이 몽땅 사라진 아이들…. 동생은 먹은 것도 없이 자꾸만 토하고, 어른들은 넋이 나간 얼굴로 손톱을 물어뜯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웁니다. 소아암 병동에서 만난 또래 친구 알렉시아는 ‘무균실’ ‘백혈병’ ‘화학치료’ ‘조혈모세포’ ‘신경쇠약’ 같은 난생처음 듣는 단어들을 쏟아내며 로맹을 한층 더 혼란스럽게 만들어요.
로맹은 낯설고 두려운 매일을 미지의 우주여행으로 이해하기로 합니다.
어쩌면 로맹은 정말 암병동이라는 낯선 별에 불시착한 우주비행사인지도 몰라요.
가족들과 헤어져 할머니 집으로 향하는 날, 로맹은 카운트다운을 셉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이 우주 어딘가에는 반드시 희망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안고서요.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위기의 아이들
이 책은 친절한 설명이나 지문 없이 어린 로맹의 대화로, 독백으로, 생각으로 아픈 현실을 담아냅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여동생의 병과 마주한 어린 오빠의 언어는 낯설고 혼란스럽고 두려운 아이의 마음 그대로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요.
소아암으로 투병하는 가족이 있을 때,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구성원 모두는 큰 혼란과 충격, 공포를 느낍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이와 부모가 감당해야 할 슬픔과 절망, 늘 함께하던 형제와 부모의 부재로 인해 어린 형제자매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불안은 한 가족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갑니다. 부모의 관심이 아픈 아이를 향하는 동안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마음은 병들어 가죠.
이 책이 담고 있는 로맹의 이야기는 위기에 처한 이 아이들을 향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 줘요.
‘함께’일 때 가능한 위로와 희망의 이야기
《암병동에 불시착한 내 동생》은 난치병에 걸린 아이와 그 가족을 응원하는 동시에 공감과 이해, 도움과 나눔의 필요성에 독자들이 귀
기울이도록 합니다.
로맹의 가족들은 소아암 환자의 가족들을 위해 마련된 ‘부모들의 집’에서 이웃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위로와 나눔을 이어 갑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서로에게 응원과 희망이 되어 줘요. 로맹의 가족 역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삶을 이어갈 힘과 웃음을
되찾아 갑니다.
프랑스 시민단체와 정부가 운영하는 ‘부모들의 집’처럼, 우리나라에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과 우체국공익재단,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가 ‘소아암쉼터’와 ‘한사랑의 집’ ‘사랑의 보금자리’ 여러 곳을 운영하고 있어요. 지방에서 서울을 오가는 환자 가족들을 위해 마련된 이들 숙소 외에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등은 전국 곳곳에 센터를 두고 소아암 환자 가족들을 위한 심리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죠.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닿을 수 있도록, 이 책에서 시작된 작은 관심이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하는 따뜻한 손길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저자 소개
지은이 ┃마르쿠스 말테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연안 도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문학과 영화, 음악을 공부했고, 어른과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20여 권의 문학 작품을 썼습니다. 2012년 비평가들이 뽑은 <미스터리상>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소년(Le Garçon)》으로 <페미나상>을 받았습니다.
옮긴이┃김영신
프랑스 캉 대학에서 불문학 석사를 받았고, 불언어학 D.E.A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지금은 도서기획자이자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옮긴 책으로 《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 《배고픈 거미와 행복한 코끼리》 《한 권으로 보는 어린이 인류 문명사》 《예술의 도시, 파리》 《지뢰밭 아이들》 《수영 팬티》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