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치러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선거가 “내가 진짜 당선자”라는 진흙탕 싸움 속에 결국 법정까지 갈 태세다.
국내 장애인단체 중 최대 회원을 자랑하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지난달 21일 많은 관심 속에 ‘제6대 중앙회장’ 선거를 치렀으나 개표 막바지 부정 투표 시비가 일면서 선관위원장이 개표 도중 사퇴를 선언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이후 선관위는 5일이 지난 5월 26일 기자회견과 함께 기호 1번 김정록 후보가 당선됐음을 공포하고 김정록 후보에게 당선증을 교부했으나, 서울특별시지체장애인협회는 6월 1일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선관위원장의 급작스런 사퇴로 효력이 상실된 선관위의 당선증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당시 선관위원장의 직무대리 역할을 한 윤수일 부회장으로부터 중앙회 사무실에서 당선증을 발급받은 하영택 후보가 중앙회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엔 김정록 당선자가 3일 성명을 내고 “폭력과 폭행으로 전국 회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우리협회를 차지하려는 음모를 획책하였다면 이제 그만 용서를 구하라”고 서울지장협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지장협의 반박 성명을 이튿날 바로 나왔다. 서울지장협은 “폭력에 의한 불법행위 당사자는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소인배는 대인배를 알아보는 눈이 없어서 소인배라 하는 것’이라는데 혹 김정록 씨가 이런 소인배 아니냐”고 공격했다.
그리고 또 다시 이튿날인 5일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성명을 내고 “하영택 지지자들의 주도면밀한 사실왜곡과 사건조작, 적반하장, 파렴치와 철면피로 일관된 비양심적 작태 등 도를 넘은 지속적 범법행위에 인내의 한계를 느끼며 더 이상 참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장협 중앙회장 선거가 양측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대화를 통한 극적인 화해가 없는 한 결국 시시비비는 법정으로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장애인정책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 때 국내 최대라는 장애인단체의 집안싸움은 많은 장애인들에게 우려를 넘어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