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까지 푹 뒤집어 쓰는
검은 망토를 입고,
구부러진 지팡이를 들고서는
낮고 음산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우는 마귀할멈,
금방 머릿속에 그려지지요?
어디서 나온 말인가 하면
이제 막 일기쓰기를 시작한 아이가
어느 한 날 쓴 일기 제목입니다.
엄마 마음만 있고
제 마음은 없다나 뭐라나,
뭐 대충 그런 내용입니다.
아이는
미운 엄마가 마귀할멈인 것은 알아도
제 스스로가
하얀악마라는 것을 알 리가 없지요.
저 역시 마귀할멈이란 명칭에 걸맞게
그런 말로 인해 흔들리기는 커녕
눈 하나 깜짝 안 해요. 하하
그렇게 엄마가 미운 날이라도
조금만 지나면
갖은 유치한 그림
-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오고
만화 속의 공주 같은 모습-으로
한면 가득 채우고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꼭 하트표시로 마무리 한
사과의 편지가 날아드는 게
변함없는 수순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마귀할멈이라니요?
아무리 둘러 봐도
그렇게까지 험악한 인상은 아닌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거울을 봐야겠어요.
카페 게시글
이야기마당
마귀할멈
샬롬
추천 0
조회 35
01.10.08 15:19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