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토요일 오후녁 국도를 달리다보니 도로변 야산자락에 연분홍빛 벚꽃이 흐드러지듯 꽂잎을 날리는듯 하고, 흰우유빛 조팝나무가 무리지어 앞다투는듯 차창가 시야에 달려든다. 양평을 지나 횡성땅으로 들어서며 도로가 왼쪽 산록에 아담하게 들어선 천주교 "풍수원 성당"의 고즈넉한 자태가 봄볕을 흠뻑 빨아들인채 토요일 오후의 한폭의 풍경화를 선사해 주는듯하다.
2.새말 T.G를 들어서며 다시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섰다.원래 이날은 진부의 5일장에 들러(진부의 장날은 3,8일이다) 봄나물로 저녁식단을 차리려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다음을 기약키로 하고, 횡계를 빠져나와 구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대관령 옆자락의 능경봉 약수터로 방향을 잡았다.도로가 양편의 흰색 자작나무 군락을 감상하기 위해서... 석양빛 노을을 등진채 한적한 아스팔트 도로를 천천히 달리며 자작나무 군락 너머로 완만하게 끝없이 펼쳐진 이국적인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듯 하다. 약수를 받아들고 숙소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며 모처럼 우리 부부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아본다.J군은 고교입학후의 첫시험 준비로 도서관과 집을 오가며 시험준비를 한다고 한다.
3.일요일 아침6시에 일어나 조식후 8시에 집을 나섰다. 스키장내 골드슬로프 주차장에 주차후 골드등산로 입구를 지나 버치힐콘도쪽으로 2~3백미터 더 올라 버치힐콘도 사이로 난 산책로로 접어들었다. 등산로 초입부터 현호색과 처녀치마 그리고 양지꽃 종류와 얼레지꽃이 아침햇살을 받아 기지개를 켜는듯 간간히 시야에 들어온다.켐코더로 그림을 담아가며 이삼십분 오르니 골드 환타스틱 슬로프를 마주대하는 첫번째 쉼터가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땀을 닦는다. 지난 1월 중순의 폭설(70여 센티)에 이곳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은후, 눈속에 데포해 놓은 후라이팬과 미사일 소주페트병을 쉽게 찾아 후라이팬은 배낭에 넣고 패트병은 다음(?)을 위해 다시 나무가지를 이용하여 은폐해 두었다.
4.이날은 날씨도 맑고 바람도 안불어 산책과 나물산행을 하기에 안성마춤인듯하여 발왕산 정상까지의 능선산행을 포기하고 쉼터 왼쪽의 산막골로 고도를 서서히 낮추며 원점회귀 산행을 하기로 하고 희미한 옛 경운기길로 접어들었다.한겨울을 이겨내며 웃자란 억새더미 사이로 고루포기산 산정위의 오전햇살이 바스러지는듯 반짝이며 튕겨 오르는듯 하다. 잠시뒤 옛 민가터 2채(폐가이나 남동향으로 기막힌 위치임)를 지나니 발아래로 그림같은 용평 18홀의 초록빛 잔디가 아스라하게 눈에 와닿는다. 길가 옆에는 드릅이 지천이나 아직은 일주일에서 열흘정도의 햇살이 더 필요해 보인다. 어느정도 내려선후 발길을 되돌려 모싯대 나물과 몇가지의 산나물을 뜯으며 민가터 자리 근처의 그늘진 솔밭에서 간식과 캔맥주로 갈증을 달래며 땀을 식힌다. 짝짓기철인듯 이름모를 산새들의 울음소리만이 정적을 가른다.주변의 물푸레나무로 스텔라의 산나물 채취용의 조그만 휴대용 스틱을 깍아주며 한껏 여유를 부려가며 한갖진 휴일의 오전을 부부 둘이서 공유해 본다. 오던길을 거슬러 주차해둔 곳에 다시 선 시각이 정오무렵인 4시간의 충실한 발왕산 산막골 산행이었다.
5.참석인원;고동0,고성0.
출처: 산맥회 원문보기 글쓴이: 독일병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