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그림은 네덜란드 화가 피터 콰스트(Pieter Quast, 1605~1647)의 1636년작 〈지하실의 내부(Cellar Interior)〉이다.
☞ 스탕달 도스토옙스키(도스토예프스키) 니체 심리학 권력의지 지하인간 독서 영향 가치 철학
☞ 도스토옙스키 지하인간의 齒痛 고통 자연 쾌감 심술 신음 의식 문학
☞ 厭人主義를 超過하는 嫌人主義(Timonism); 지하인간의 절망하는 쾌감
미국 문학자 조지프 프랭크(Joseph Frank, 1918~2013)는 2010년판 평전 《도스토옙스키: 시대의 작가(Dostoevsky: A Writer in His Time)》(p. 328)에서 독일 고전문헌학자·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를 감동시킨 러시아 작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도스토예프스키; Fyodor Dostoevsky, 1821~1881)의 영향을 다음과 같이 간평한다.
“니체는 도스토옙스키의 1861년작 장편소설 《모욕당하고 상처받은 (학대당한) 사람들(The Insulted and injured; Unizhennye i oskorblyonnye)》을 탐독하면서 굉장히 감명했다. 실제로 니체의 어느 친구가 말했듯이, 그 소설을 탐독하던 니체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넘쳐 흘렀다.’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려고 애쓴 도스토옙스키의 노력들은 담대한 니체마저 완전히 굴복시켰다. 독일 문학자 볼프강 게제만(Wolfgang Gesemann, 1925~2014)이 《디 벨트 디아 슬라벤(Die Welt der Slaven)》(Band 6, 1961)에 발표한 〈1880년대 유럽의 니체와 도스토옙스키의 관계(Nietzsche’s Verhältnis zu Dostoevsky auf dem europäischen Hintergrund der 80er Jahre)〉(pp. 135, 147~150)에서도 암시했듯이, ‘아름다운 영혼(schöne Seele)’의 감상적(感傷的) 이상주의(이상론; 理想論; idealism)를 겨냥한 도스토옙스키의 공격’뿐 아니라 ‘(《학대당한 사람들》에 나오는) 발콥스키 공작(Valkovsky 公爵)의 슈티르너주의에 깃들인 창조적이고 쾌적한 세련미를 조우하는 흥분’도 니체의 흥미를 강하게 끌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슈티르너주의(슈티르너리즘; Stirnerism)는 독일 철학자 막스 슈티르너(Max Stirner; 요한 카스파르 슈미트; Johann Kaspar Schmidt, 1806~1856)의 철학을 추종하거나 신봉하는 주의(主義)나 정신을 뜻한다. 니체의 철학과 유사한 측면들을 겸비하여 심심잖게 비교되는 슈티르너의 철학은 니힐리즘(허무주의; nihilism), 실존주의(실존철학; existentialism), 심리분석(정신분석 ☞ 용어참조), 포스트모더니즘(후기현대주의; postmodernism), 개인주의적 아나키즘(individualist anarchism), 포스트아나키즘(post-anarchism) 따위에도 어지간히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된다.
그리고 조지프 프랭크는 같은 평전(p. 413)에 다음과 같이 덧붙여 평가한다.
“근대 문학작품들 중에 도스토옙스키의 1864년작 걸작소설 《지하인간의 기록(지하에서 기록된; 지하생활자의 수기; Zapiski iz podpolya)》보다 더 널리 읽히는 작품도 드물뿐더러 현대적 감수성의 은밀한 심층들을 드러내는 핵심 텍스트로서 더 자주 인용되는 작품도 드물다. ‘지하인간(underground man)’이라는 용어는 이제 현대문화의 어휘로서 정착했고, 이 인물(캐릭터; character)은 햄릿(Hamlet), 돈키호테(Don Quixote), 돈 후안(Don Juan), 파우스트(Faust)처럼 문학적으로 창조된 중대한 인간형(人間型; 인물형; 人物型)들 중 하나의 위상을 차지했다. 니체주의(Nietzscheanism), 프로이트주의(Freudianism), 표현주의(expressionism), 초현실주의(surrealism), 위기신학(危期神學; crisis theology), 실존주의 같은 금세기에 발달한 문화의 가장 중요한 소산들은 여태껏 저마다 지하인간의 소유주로 자처했고, 열렬한 해석자들은 그런 문화의 소산들을 지하인간과 연결시켰다. 그리고 지하인간은 예언자의 예언으로서 환영받지 못하면 얄궂고 불쾌한 경고문처럼 구경꺼리로 전락했다. 그리하여 지하인간은 ‘시베리아 유배형을 마친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에서 처음 창조된 이 중대한 인물의 철학적 암시력과 최면력(催眠力)’을 증명하여 현대 문화의 근본요소로 편입되었다.”
아랫그림은 브라질 화가 이스마일 네리(Ismael Nery, 1900~1934)의 〈내면관찰: 고뇌(Visão Interna: Agonia; Inner view: Agon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