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0회 등산 동악산(735m) 2023-13
(전라남도 곡성군)
2023년 5월 21일(일요일) 맑음
옥빛 명경지수의 계곡미가 선경을 이룬다.
효산한국요산회 선정 200대 명산인 동악산은 양산과 음산이 조화를 이룬 곡성의 진산이다. 산의 이름은 이름 그대로 음악이 울려 퍼지는 산이란 뜻이 있다. 호남의 5대 암봉으로 불리는 고리봉과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우뚝 솟은 동악산은 주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다. 북쪽에 정상으로 불리는 시루봉이 솟아 있고 남쪽에 성출봉과 대장봉의 두 개의 봉우리인 형제봉이 도림사를 품고 있다. 특히 동악산은 지리산 조망대로 꼽힌다. 정상에 서면 섬진강 너머로 하늘 금을 이룬 장쾌한 지리산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와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동악산의 모산은 통명산(765m)이다. 호남정맥 능선에 솟아 있는 연산(505m)서 호남정맥을 이탈하여 남쪽으로 곁가지를 친 동악 지맥 산줄기가 꾀꼬리봉(450m)을 지나 약 7.5Km 거리에 기우산(420m)을 일으킨다. 기우산서 동쪽으로 방향을 바꾼 동악 지맥 능선은 산줄기가 높아지며 차일봉(667m)을 솟구친다. 이어서 대명산(498m)을 일으키고 난 다음 고도를 높여 동악산의 모산인 통명산(연산서 약 24.6Km 거리)을 불끈 일으킨다.
통명산서 북쪽으로 방향을 튼 동악 지맥 능선은 최악산(697m) 등을 빚어 놓다가 통명산서 약 11Km 거리에 동악산을 불끈 들어 올린다. 동악산을 빚은 동악 지맥 산줄기는 계속해서 북쪽으로 약 5Km를 달려 마산봉(368m) 등을 빚고 남은 여맥을 섬진강에 가라앉힌다.
청류동 계곡 2
차도를 따라 청류동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산행이 시작된다(9:53). 청류동 계곡은 동악산 남쪽 골짜기를 흘러내리는 물줄기로 수석 경관이 삼남의 으뜸이라 알려졌다. 아홉 굽이마다 펼쳐진 넓은 바위 위로 맑은 물이 흘러 마치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다.
예로부터 이곳의 경치를 감상하려는 풍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며 계곡 곳곳의 바위에는 선현들이 새긴 문구가 남아 있어 선인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계곡 옆의 산에는 의연한 모습의 소나무가 즐비하다. 오래된 소나무와 암반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뤄 멋진 경관을 뽐내는 청류동 계곡을 사진 찍으며 기분 좋게 진행하니 도림사가 나타난다(10:08).
신라 무열왕 7년(660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림사는 도인들이 숲을 이룰 듯 모여들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도림사를 둘러본다. 대웅전이 없고 약사유리광여래를 본존으로 모시는 보광전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보광전은 널리 광명을 펼쳐 온 세계를 두루 비친다는 뜻이 있다.
도림사를 뒤로하니(10:13) 이정표가 반긴다(배넘어재 2.5Km, 캠핌장 1Km). 바로 산길이 시작됐다(10:14).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완만한 길로 진행한다. 금방 계곡 위 다리를 건너(10:15) 계곡을 왼쪽에 두고 나아간다. 계곡미는 빼어나고 암반에 새겨진 글자가 가득하다. 다시 다리를 건너(10:18)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길로 기분 좋게 진행한다. 또다시 다리를 건너(10:27) 조금 더 나아가니 금방 삼거리가 나타난다(10:29). 도림사 0.9Km, 동악산 1.5Km, 배넘어재 1.5Km란 푯말이 서 있다.
고스락(정상) 가는 길인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에 올라간다. 바로 데크 계단이 시작된다. 데크 계단은 계속되는 오르막계단이 아닌 군데군데 평평히 나아가다 올라가게 시설돼 있다. 160 계단 길이 끝난 곳에선 뒤돌아보니 형제봉이 뚜렷이 조망된다. 곧이어 조금 가파른 길로 동악산 1.1Km, 도림사 1.4km란 푯말이 서 있는 곳에 올라선다(10:48).
데크 계단
이어 잔돌이 많은 험한 길로 돌 바위에 올라서니(10:57) 동악산 0.9Km, 도림사 1.6Km란 푯말이 반긴다. 다시 데크 계단 길이 시작된다. 170 계단 길에 올라선 다음(11:05) 청류동 계곡 북쪽의 능선에 이른다. 이제 조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암릉에선 동악산 정상부가 조망되고 형제봉을 비롯하여 정상서 형제봉으로 이어진 동악산 주 능선이 옹골차게 보인다. 계속하여 가파른 작은 능선을 타고 올라가 동악산 0.6Km, 도림사 1.9K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는 곳에 닿는다(11:10).
조금 후 동악산 0.5Km라고 쓰인 신선바위 삼거리를 지나(11:15)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급경사 산길로 곡성수원지서 올라오는 능선에 올라선다(11:26). 동악산 0.3Km, 곡성읍 2.9Km, 도림사 2.2K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다.
가파른 산길은 계속된다. 4분쯤 올라가 전망데크에 올라서니(11:30) 곡성읍이 발아래로 널찍하게 내려다보인다. 이어 13분쯤 더 올라가 동악산 고스락(정상)을 밟는다(11:43).
정상에선 대기가 깨끗하지 못해 보통의 전망이 터진다. 먼저 동쪽으로 곡성읍이 발아래 있고 그 뒤로 지리산 주 능선이 희미하게 펼쳐진다. 서로는 담양의 강천산을 비롯한 호남정맥 산줄기가 흐릿하게 조망되고 남쪽은 호남정맥의 맹주 무등산을 비롯하여 모후산, 조계산 등이 첩첩 산여울을 나타낸다. 북으로는 가까이 고리봉-문덕봉 산줄기가 날카로운 산세를 나타내며 뚜렷이 다가온다. 이정표 푯말엔 배넘어재 2.2Km, 사수동 4.6Km, 도림사 2.5Km, 청계동 5.5Km란 푯말이 서 있다.
고스락을 뒤로하고(11:53) 백척간두 같은 데크 길로 형제봉이 멋지게 조망되는 능선에서(11:56) 점심을 먹고 산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본다. 동악산은 큰 산이다. 100대 명산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뽐내는 산임이 틀림없었다. 산행을 이어간다(12:16). 급경사 데크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선 다음 내린 만큼 올라가 동악산보다 2m 높은 737봉우리에 올라선다. 삼각점 옆에 발을 대고 인증사진을 찍어본다.
곧이어 산줄기가 갈리는 삼거리 능선에서 급경사 내리막길로 진행한다. 이어 걷기 편한 유순한 길로 나아간다. 또다시 산줄기가 북쪽인 섬진강 쪽으로 뻗은 삼거리를 지나 돌출한 바위가 있는 능선으로 내려선다(12:39).
완만한 오르막길로 바위 마루에 올라선 후(12:43) 완만한 내리막길로 배넘어재(548m)로 내려서니(13:05). 도림사 2.6Km, 형제봉 2Km란 푯말이 서 있다.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다. 장송이 우거진 기분 좋은 길로 산에서 내려간다. 쉼터 정자도 두 곳이나 있어 쉬어가기에 제격인 곳이다. 바로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에 이른다. 도림 5교를 건너자(13:16) 도림사 2.1Km, 배넘어재 0.5Km란 푯말이 서 있다.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완만한 계곡 길로 산에서 내려간다.
한 사람의 산객만 볼 수 있는 호젓한 길로 내려가니 또다시 도림사 1.4Km, 배넘어재 1.2Km란 푯말이 서 있다(13:29). 곧이어 지계곡의 다리를 건너(13:33) 심산유곡의 길로 5분쯤 더 내려서니 처음 올라왔던 삼거리(해발 283m)가 나타난다(13:38). 이제 여유를 갖고 올라온 길을 역으로 느긋하게 진행하다가 명경지수 같은 계곡으로 뛰어든다(13:47). 간식도 먹고 발도 씻고 세수도 하며 여유와 휴식의 시간을 가져본다.
환상의 계곡을 뒤로하고(14:12) 도림사로 돌아와(14:25) 보광전에 들어가 9배 하며 업장을 참회한다. 다시 한번 도림사를 둘러보고 차도로 나아간다. 또다시 청류동 계곡의 절경을 감상하며 기분 좋게 진행한다. 지금은 봄이지만 나의 마음은 풍성한 가을 들녘만큼이나 넉넉하고 기쁜 마음이다. 아주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온 길을 역으로 걸어가 즐거운 산행을 마쳤다(14:46).
산행은 사람의 가장 소중한 활동이다. 건강한 땀을 흘리며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즐긴다. 등산은 세속의 짐 내려놓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화양연화(花樣年華)라고 확신한다.
◆ 산행거리: 10.12Km, 4시간 52분 소요(55분 휴식 포함) 평균속력: 2.4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