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도움이 될 것 같아 뒤늦게나마 글을 올립니다.
제 딸아이는 올해 여섯 살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그러니까 5살 때 이가 아프다고 해서 현대 아파트 옆에 있는 푸른 치과를 갔습니다. 그 병원의 선생님은 아동전문치과에 가보는 게 좋겠다면서 인천 계양동에 있는 소아전문치과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가 보았더니 무조건 수면치료를 해야 하며 이가 엉망이라 거의 모든 이를 다 손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본인은 살짝 나가고 사무장이라는 여자가 나와서 상태가 안 좋아서 치료비는 120만원 정도 나올 거라고 협박처럼 말을 하더군요. 제 아내는 겁이나서인지 빨리 치료를 받자고 했지만, 저는 처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좋은 병원이 있을 수도 있으니 멀긴 하지만 예전에 살던 서울 목동의 예치과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고 비교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일산의 한 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던 저는 목동까지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일산의 린치과라는 곳을 우연히 알게 되어 딸아이를 데려가게 되었습니다. 소아전문의사가 있는 병원이라고 어떤 치과의사가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 처음 가서 너무 반가웠던 것은 의사가 곰돌이 머리띠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제 딸아이가 치과의 공포를 느끼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서울대 출신의 미남이신 의사선생님은 갖가지 목소리를 내시며 너무 다정하게 딸아이를 진단하셨고, 될 수 있으면 수면치료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수면치료는 최후의 방법이고, 대부분의 경우는 수면치료 없이도 공포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충치가 있고 금을 씌워야 할 이도 있지만 50만원 정도면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린치과에서 진단을 받은 후 제 딸아이는 치과 가는 날이 언제냐고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재미있고 선물도 주시는 그 의사선생님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거의 10번 정도나 치료를 받았는데 제 아이는 치과가는 날이 가장 즐거운 날이 되었습니다. 기계로 이를 갈 때도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라고 너무나 즐거워했고, "오늘은 선생님이 어떤 머리띠를 하실까?"하며 궁금해하기도 했습니다. 치료 후에 선물을 고를 때는 더 행복해 했습니다.
결국 10여차례의 치료와 친절한 서비스, 향우 치아 관리교육까지 다 해주고 50만원에 치료를 마쳤습니다. 가장 큰 수확은 제 딸아이가 치과를 공포스러운 곳이 아니라 즐거운 곳이라고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지 첫 경험이 중요한데, 치과의 첫 경험이 그토록 즐거웠다는 것이 부모로서 참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원래 다른 사람에게 어디를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공개적으로 이런 글까지 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마도 처음으로 이렇게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 셋을 키우는 아빠로서 좋은 치과를 알고 있다는 것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올려 보았습니다. 제 글이 아이들을 키우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