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issory estoppel' 에 관해서...

그동안 학교 가서 배운 내용 중에 괜찮은 것들이 많은데... 저의 계두병(鷄斗病)으로 인해 기억나는게 몇가지 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기억나는게 'promissory estoppel' 이란게 있는데, 상식적인 수준에서 알고 있으면 괜찮을 것 같어 간단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promissory estoppel' 를 간단하게 번역을 하면 '약속한 것을 뒤집지 말기'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계약(contract)이란 것을 할 때는 몇가지 전제 조건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금전적 대가(consideration)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계약에서 계약 당사자간에 제안(offer)를 하고 수락(accept)를 하면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서로간에 약속한 금전적 혹은 물질적 대가를 상대방에게 제공하지 못할 때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고 법적 구속력도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아주 쉬운 내용일 것 같은데...실제로는 너무 어려운 내용이더군요.   아무튼... 대가를 제공하지 않으면 법적 구속력이 없어진다라는 부분에 대한 실례를 들면...   1947년에 2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central london property trust(CLPT)라는 회사가 1937년에 high tree ltd(HT) 라는 회사가 소유한 주택 단지를 99년간 임대 계약을 했습니다. CLPT의 사업은 다시 그 주택을 일반인에게 재임대를 하는 일종의 부동산 임대 및 관리를 하는 사업체였습니다. 그런데 40년도에 전쟁이 발발하자 CLPT는 렌트가 안나갈 것을 예상을 했고, HT에다 연간 임대비를 반으로 줄여달라고 요청을 했고, HT는 이를 수용을 했고 50%만 받을 것을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45년에 전쟁이 끝나자 HT가 최초 계약서에 근거해서 그동안 못받은 50%를 지불하라면서 CLPT를 고소를 해버렸습니다. 고소가 가능한 이유가 바로 50% 렌트비 인하 구두 계약에 대해서 CLPT가 HT 한테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두 계약 자체가 무효이고 법적 구속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법원 판결은... 'promissory estoppel' 관점에서 HT는 CLTP에서 50% 렌트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대가가 없는 약속에 대해서 계약 관계가 성립하지는 않지만, 약속을 어긴 쪽이 비양심적이거나, 상대방이 약속에 크게 의지를 했다가 큰 손실을 볼 때, 법에서는 약간 제한적(기존에 계약 관계, 반대로 고소 불가)이지만 약자 편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그런데 1988년에는 NSW의 Nowra에서 있었던 사건으로 인해 이런 제한이 아예 없어졌습니다. 사건 내막은...   1983년에 Maher라는 사람이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Walton Store Ltd 라는 회사에서 이 빌딩 임대에 관심이 있다고 협상을 제의를 했습니다. Walton Store Ltd 측에서는 자신들의 사업 운영에 적합하도록 건물을 허물고 다시 세우면 임대를 하겠다고 약속을 해서 앞으로 수정이 필요하지만 최초 계약서를 작성해서 Maher 한테 보냈습니다. 계약서를 보내면서 Walton 측 사업 시작을 언제 할 것이니까, 언제까지는 새건물이 완성이 되어야 한다고 언지를 했습니다. Maher는 계약서에 서명을 해서 Walton 측 변호사에다 보내고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생각을 하고 바로 공사에 착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Walton 측에서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고, 이후 계속 무반응으로 일관했는데, 이 순진한 Maher 라는 사람은 그동안 공사를 다 완료를 해버린 겁니다. 결국은 공사 완료 후에 Walton 측에서는 계약 안하겠다고 해버리고...Maher는 고소를 했고... 법원 판결은 Maher가 입은 손실에 대해서 Walton가 보상을 해야 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전에는 promissory estoppel 적용이 기존 계약이 되어 있고, 약속을 했던 사람이 고소를 했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는데, 위 경우는 반대로 계약 성립이 안된 상태이고, 약속을 받은 사람이 고소를 했는데도 promissory estoppel 적용이 된 겁니다. promissory estoppel 라는게 이전에는 약자의 방패 역할을 했었는데 지금은 공격용 무기 역할을 할 수도 있게 된겁니다.   실제 저런 일들이 많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튼 계약이 성사가 안된 상태에서도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함부로 하면 안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