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정치기웃기웃>을 씁니다.
사실 제 생각에는 <오..누네띠네>로 분류하는게 맞을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국내정치 문제니까 결국 지금의 카테고리로 분류했습니다.
최근 한동훈씨와 국민의힘 사이에 시끌시끌한 일이 생긴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엔 김종인씨가 말하곤 하는 '별의 순간Sternstunde'에 관련된 사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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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실관계(사실관계보다는 다른 용어를 쓰고 싶지만 모르겠네요)를 살펴보자면...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47901.html
//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지난 1월 5차례 메시지를 보내 ‘명품백 수수’ 대국민 사과 의사를 밝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5일 여러 명의 친윤계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
// 이와 관련해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후암동 쪽방촌 인근 동행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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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줄이자면...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사건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를 할지 말지 정무적 판단을 지난 1월에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었던 한동훈씨에게 개인적인 채널로 물어봤는데, 한동훈씨는 개인적인 채널에서 그런 류의 이야기를 하는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이른바 '읽씹'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하였던 6개월 전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행동에 대해 국민의힘 주요인사들이 지금 현재 문제제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148011.html
// 7·23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둘러싸고 후보 간 난타전이 커지고 있다. 한 후보는 당내 일각에서 이를 이유로 자신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이 돌고 있다며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
.// 앞서 한 후보는 지난 1월 김 여사로부터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사과하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를 여러 차례 받았으나 답장하지 않고 무시했다는 논란에 휩싸여있다. 한 후보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저는 (김 여사에게) 사과를 하라고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사퇴요구까지 받았고, 그리고 이후에도 사과가 필요하단 입장을 전달했다”며 “저를 막기 위해 사적 문자를 공개적으로 전당대회 장에 올리는 것을 국민이 걱정하실 것”, “일종의 당무 개입이자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원외당협위원장 일부가 한 후보의 후보 사퇴를 압박하는 원외위원장들의 서명을 받고 있고,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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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 대한 한동훈씨의 반응은 '여태까지 아무 문제 없었는데 6개월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야 왜 갑자기 이러지?'입니다.
https://news.ikbc.co.kr/article/view/kbc202407050033
// 한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로부터 해당 문자를 받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왜 이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지 의아하다"며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 소통했다"고 전했습니다. //
제가 한동훈씨 같아도 갑자기 다른 당대표들이 뚱딴지 같은 소리로 자신을 물어 뜯는것에 당혹스러울듯 합니다.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로 보이기도 합니다.
당권을 두고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 대통령의 후계자로도 여겨지는 유력한 후보 한 명에게 '껀수'가 발생했으니, 다른 후보들은 당연히 물어 뜯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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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사건을 보는 포인트는 2개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한동훈씨의 '읽씹' 사실이 다른 여권인사들에게 확산된 출처Source. 만약 제가 이 출처를 알아낼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방법이 없네요.
두번째는 한동훈씨의 '읽씹' 사실이 다른 여권인사들에게 확산된 시점입니다.
사실 이 2개의 포인트는 서로 연관되어 보입니다.
무미건조하게 말하자면 한동훈씨의 '별의 순간'을 사그러뜨리기 위해 누군지 모를 사람이 결정적 타이밍에 변곡점을 조성Manipulate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곡점을 조성한 방식은 여권인사들이 당대표 선출 시기에 보일 인지도식과 한동훈씨(정확히 말하자면 판검사들)의 인지도식을 정확히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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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권인사들의 인지도식은 이미 말했듯이 당권을 쟁취하기 위해 유력한 후보의 '껀수'를 잡아 하이에나처럼 물어뜯는 겁니다. '읽씹' 사실을 퍼뜨린 그 누군가는 그저 하이에나들에게 맛있는 고기를 던져주었을 뿐입니다.
한편, 한동훈씨의 인지도식은 '공과 사의 구분'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법에 의한 통치와 그 법치를 직접 수행하는 그 과정에서 법조인들은 자기자신의 사적인 측면을 공적영역로부터 이격시켜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법치의 과정이 이루어지는 절차도 법규에 의거해야하고, 특정 사안에 대한 판단도 사적인 해석이 아니라 법규에 의거해야하죠.
그러하니 '영부인의 뇌물 수수'라는 토픽에서도 한동훈씨는 문자라는 사적영역이 아닌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라는 공적영역에서 다루려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구석이 있습니다.
정치는 '이래라 저래라'하는 법규는 애매한데 정치인 본인들Agent 사이의 비공식적 의사소통도 매우 중요한 회색지대입니다. 그러다보니 법조인 출신 한동훈씨의 절차를 준수하는 '정당한' 행위Act는 정치인들에겐 '뒤로 꿍꿍이가 있는' 또다른 정치적 행태Behavior로 해석되어 한동훈씨를 공격할 '껀수'가 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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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동훈씨는 그 누군가에 대해서 '자신은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르다'라는 시그널을 보낸바 있습니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3030815281831191
// 7일 유럽 출장길에 오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국 당시 품에 안고 있던 두꺼운 책이 주목받고 있다. 붉은 하드커버에 영문으로 쓰인 제목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2500년 전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지역 패권을 두고 벌인 전쟁을 다룬 책으로, 원문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집필했다. //
//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는 그리스의 제해권을, 스파르타는 육상을 지배하는 도시였다. 그러나 해상 무역을 통해 국부를 쌓으며 점차 강국으로 떠오른 아테네에 스파르타 내부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결국 전쟁으로 번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전쟁 발발 양상을 두고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필연적으로 기존 강대국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이 과정에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최근에도 끊임없이 호출되고 있다. 2018년 영 금융 매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올해의 용어로 선정했다. 이 해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이 본격화된 시기다. //
그런데, 제가 보기에 그 누군가들은 한동훈씨 혹은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부터 시작된 일련의 흐름을 끊어내고 싶나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 모든 것들은 그저 제 머릿속으로나 추측하는 소설에 가깝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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