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천봉 ~ 황점 : 15km
안타까운 여자와 대책 없는 여자
- 르르에게 주는 아주 사소한 이야기들14 -
한 남자가 나를 찾아왔어. 올 때부터 조금은 흥분한 상태여서 그를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는데, 그게 소용없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었어. 남자가 나를 찾아온 것은 자신의 아내 때문이었어.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고, 그래서 나를 찾아온 것이지. 나는 이미 그가 혹은, 그의 아내라는 여자가 갖고 있는 문제를 알고 있었으니까.
“세상에, 여자가, 아내라는 사람이,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아이까지 있는 애 엄마가 이럴 수 있습니까?”
남자는 하소연하기 시작했어. 그 하소연은 점차 성토로 변해갔지. 얼굴이 붉어지고 침까지 튀기고 말씀이야.
요는 자기 아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거야. 아니, 이해를 하고 못하고는 그렇다 쳐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거야.
얘기는 이런 거지. 남자의 표현을 빌자면, 어디가 모자란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덜 떨어진 건지, 한심한 건지, 남자가 직장에서 근무를 하는 시간도 여자는 툭하면 전화를 해댄다는 거야. 그런데 그 전화 내용이 더욱 황당하다는 거지.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전화를 하여 울면서 어떻게 해 달라고 하고,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또 그러고,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외로워 죽겠다고 훌쩍거리고, 그냥 울적하다고 전화를 해서는 붙잡고 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어느 날은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이나 그런다는 거지. 그러면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달려가 볼 수도 없고 어떻게 하느냐는 거였어,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애도 낳고 그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는 참았다더군, 그런데 애를 낳고서도 마찬가지였다는 거야. 아니,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거 아니야? 비가 온다고 전화를 해서 징징거리면 그 전화기 속으로 애가 저 혼자서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거야. 그러니까 애가 울든지 말든지, 아이를 젖 먹이거나 돌볼 생각은 않고서 비 온다고, 외롭다고 전화를 해서 징징거린다는 얘기야.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대책이 없다고 남자는 열을 내다가 제풀에 꺾여 한숨만 내쉬는 게 아니겠어? 내가 생각해도 그 여자, 대책 없는 여자이긴 해. 나도 예전에 그 여자에 대해서는 좀 겪어봐서 알거든.
그런데 말씀이야, 그 남자가 그 여자와 결혼하게 된 이유가 바로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겠나? 나는 그 둘이 만나는 것에부터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있거든. 사실 나로서는 그 여자를 먼저 알았고, 여자가 남자를 사귀면서 내게도 인사를 시켜서 알게 되었지.
아무튼 그 때부터 그랬어. 여자는 비가 오면 남자에게 전화를 해서 비가 와 슬프다며 훌쩍거리고, 그러면 남자는 안타까워 어쩔 줄 모르며 여자에게 달려가 주고, 외롭다고 전화를 해서 훌쩍거리면 그 안타까운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꽃이나 예쁘게 포장한 보석 같은 사탕 꾸러미들을 사들고 달려가 달래주고 그랬지. 그러느라 남자가 결근을 하기도 하고 조퇴를 한 적도 많다는 것을 나는 알아. 그러다보니 서로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까지 이른 것이고 말씀이야.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야. 안타까운 여자와 대책 없는 여자 사이에는 도대체 뭐가 있는 거지?♧
♬ - 유익종,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첫댓글
산행의 그림을 보면서
늘...
느끼는 점이인데
첫째는 자연의 경치속에 함께하면
눈의 시력이 참 맑아지겠다는생각이 듭디다
네 "양떼"님 오늘은 늦잠에 깨어나서
이제서야 6월의 첫날의 하루를
시작하려 한답니다
6월도 더욱 강건한 행복하신
나날 영위하시길 바랄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