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예술가는 모방하지만,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_파블로 피카소
좋은 예술가는 겉모습을 베끼지만, 위대한 예술가는 그 대상의 정수를 훔친다. ‘모방’이 타인의 뒤를 따르는 안전한 복제라면, ‘훔치는 것’은 타인의 유산을 자신의 세계로 끌어와 전혀 다른 생명으로 부활시키는 대담한 재창조다. 위대한 창조는 절대 무 (無)에서 태어나지 않고, 타인의 빛나는 영혼을 내 안의 철학과 섞어 새로운 빛을 빚어낼 때 시작된다.
훔친다는 것은 대상의 본질을 해체하고 자신의 감각으로 재조립하는 치열한 내면화다. 출처가 무의미해질 만큼 깊이 스며들어 마침내 나의 일부가 되었을 때, 그것은 오직 나만의 언어가 된다. 위대한 이들은 타인의 아이디어를 빌려오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파괴적인 영감 속에 던져 넣어 세상에 없던 고유한 형상을 추출해낸다.
창조란 세상의 흩어진 파편들을 ‘나’라는 필터로 걸러내어 고유한 서사를 부여하는 일이다. 타인의 흔적에 나만의 색채를 짙게 투영하여 원본의 경계를 지우고 나만의 형상을 새롭게 빚어내야 한다. 그렇게 타인의 정수를 정중히 약탈하여 내 삶의 문법으로 완전히 녹여낼 때, 우리는 위대함의 문턱에 들어서기 시작한다.
인생을 위한 최소한의 생각 중에서
신영준 , 고영성 저자
출판사 상상스퀘어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