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의 대사 활동을 정확히 이해하고, 식생활부터 수면, 스트레스 관리, 마음챙김 등 생활 전체를 바꿔야 식욕과 비만, 다이어트와 요요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정진형(가명·34)씨는 최근 체중 조절을 위해 위고비와 비슷한 성분인 삭센다를 처방받아 사용하고 있다. 진형씨는 청소년기에 살이 찌지 않아 고민이었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체중이 불기 시작했다. 최근 10년 사이 몸무게가 15㎏이나 늘었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이상을 기록하는 등 건강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콜라 등 초가공식품, 호르몬 체계 교란
처음 써본 삭센다는 꽤 만족스러웠다. 식사하지 않아도 배고픈 느낌이 크게 들지 않았다. 매주 1㎏씩 체중도 줄었다. 그러나 업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야기가 달랐다.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만족감’에 대한 갈망이 생겨났다.
이전에는 1년에 한두 번 갈까 말까 했던 무한리필 음식점 리뷰를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봤다. 자기가 사겠다며 친구를 직접 데려가기도 했다. 물론 식당에 가서도 이전처럼 많이 먹지는 못했다. 함께 간 친구는 “삭센다를 맞으면서 돈을 쓰고, 식당에서도 얼마 먹지 않으면서 이중으로 돈을 쓰는 건 낭비 아니냐”라며 핀잔을 줬다. 진형씨 본인도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음식을 먹고 싶은 ‘갈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렙틴 등 ‘식욕 억제 신호’ 뇌 전달 잘 안 돼
식욕과의 전쟁을 치르는 사람은 진형씨뿐만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2년 기준 성인 8억7900만 명, 어린이·청소년 1억5900만 명이 비만이라고 밝혔다. 무려 10억 명이 식욕을 통제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
지나치게 많이 먹는 습관은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잘 알려져 있듯 비만은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주요 사망 원인이며,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인 암의 발생 위험도 높인다. 수면무호흡증, 담석증, 우울증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생활 습관 전체 바꿔야 악순환 벗어나
고삐 풀린 식욕은 사회적 비용도 키운다. 올해 초 대한비만학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비만의 사회적 비용은 15조6382억원에 이른다. 흡연이나 음주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렇게 해악이 많음에도 우리는 왜 다이어트에 번번이 실패하는 걸까? 왜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을 멈추지 못할까?
많은 사람은 과식을 자신의 의지 부족 탓으로 돌린다. 그렇다고 하기엔 전세계적으로 의지가 부족한 사람 수가 과거에 비해 너무 빨리 늘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성인 5명 중 2명이 비만에 해당하며, 이 중 ‘초고도비만’ 유병률은 최근 10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1년 비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1년간 비만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화 이후 등장한 가공식품, 특히 초가공식품을 지나친 식욕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초가공식품은 지방, 당분, 나트륨과 같은 각종 인공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고, 원재료를 가공하면서 여러 공정을 거친 식품을 말한다. 콜라, 도넛, 아이스크림, 피자, 감자튀김, 즉석조리 수프 등이 대표적이다.
비만 연구가 활발한 미국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은 우리 몸의 호르몬 체계를 교란한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지나치게 높아지며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신호가 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만 먹으라’는 뇌의 신호가 무시되는 것이다.
위와 췌장에서 분비되는 배고픔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도 이상이 생긴다. 식사 뒤 그렐린 분비가 줄어야 정상인데, 초가공식품은 섭취 뒤에도 그렐린 분비가 크게 줄지 않는다. 과자나 도넛을 먹어도 허기가 가시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살이 찔수록 이러한 대사 호르몬 이상은 심화된다.
맛있는 음식은 뇌의 쾌락 시스템도 자극한다. 지방, 고칼로리 식단이 오피오이드, 도파민 등 쾌락을 담당하는 뇌의 신경조절 물질에 영향을 미친다. 오피오이드는 쾌락과 고통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조절 물질로, 특히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통해 즉각적인 행복감과 진정 효과를 준다. 소아과 의사이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케슬러는 저서 ‘과식의 종말’에서 “유혹적인 음식이 뇌의 뉴런을 자극해 주요 쾌락 체계인 오피오이드 회로를 활성화한다. 내인성 오피오이드(엔도르핀 등)는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로, 모르핀이나 헤로인과 유사한 보상 효과를 가진다. 고당분, 고지방 음식을 먹을 때 내인성 오피오이드가 주는 효과로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기분을 좋게 한다”고 설명했다.
맛있는 음식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담당하는 도파민 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설탕, 지방, 소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뇌는 도파민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이를 보상으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자꾸 이 쾌락의 맛을 찾게 된다. 살이 찌는 줄 알면서도 피자, 치킨을 끊지 못하는 이유다.
한창우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비만을 중독 질환으로 정의한다. 한 교수는 “중독 상태에선 음식이 꼭 당기지 않더라도 음식을 시키고 먹는 행동을 무한히 반복하게 되며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마약이나 알코올과 비슷하다”며 “비만 식이중독은 복합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이 결합한 형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인간의 식욕은 정복이 가능할까? 최근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 위장관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유사한 성분의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위고비 등 이들 치료제는 식사 뒤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비슷해서 소화기관의 운동 속도와 식욕을 줄인다.
기존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처럼 신경계에 직접 작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앞에서 다뤘던 진형씨 사례처럼 뇌 속에 새겨진 쾌락적 식사에 대한 열망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GLP-1 약물의 효과는 복용할 때만 지속되며, 약을 끊으면 지나친 식욕이 언제든 되돌아올 수 있고 심각한 요요 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
비만 연구가이자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병원의 외과 의사인 앤드루 젠킨슨은 저서 ‘식욕의 과학’에서 “식욕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며 “몸의 대사 활동을 정확히 이해하고 식생활부터 수면, 스트레스 관리, 마음 챙김 등 생활 전체를 바꿔야 식욕과 비만, 다이어트와 요요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공식품을 피하고 직접 요리하며 충분한 수면, 가족과 일에서 생기는 스트레스 관리, 지속 가능한 운동 등은 망가진 식욕 조절 시스템 복구에 도움을 준다. 몸의 대사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조절 시스템이 정상화하면, 우리 몸은 많은 음식이 들어올 때 대사율을 올려 에너지를 태우고 식욕을 줄인다. 반대로 굶으면 대사율을 낮추고 식욕을 늘리며 적정하게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절식, 무리한 운동 등 지나친 다이어트는 이런 회복 과정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비만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는 ‘같이건강 사회적협동조합’을 맡은 김유현 대표는 “살이 단기간에 급격히 빠지면 일단 우리 몸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고칼로리 음식을 더 많이 먹게 하고 에너지 소모는 줄인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이전과 똑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효과가 작은 몸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몸은 생리적 변화로 인해 의지와 상관없이 요요 현상이 올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살 빼는 데 실패하면 ‘역시 나는 살을 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좌절하고 마음의 상처도 입는다. 하지만 몸의 대사를 정확히 알면 자신을 과도하게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도한 자책은 스트레스를 만들어 오히려 체중 감량을 어렵게 한다.”
인포그래픽 뉴스.
윤은숙 기자
몸의 대사 활동을 정확히 이해하고, 식생활부터 수면, 스트레스 관리, 마음챙김 등 생활 전체를 바꿔야 식욕과 비만, 다이어트와 요요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정진형(가명·34)씨는 최근 체중 조절을 위해 위고비와 비슷한 성분인 삭센다를 처방받아 사용하고 있다. 진형씨는 청소년기에 살이 찌지 않아 고민이었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체중이 불기 시작했다. 최근 10년 사이 몸무게가 15㎏이나 늘었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이상을 기록하는 등 건강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콜라 등 초가공식품, 호르몬 체계 교란
처음 써본 삭센다는 꽤 만족스러웠다. 식사하지 않아도 배고픈 느낌이 크게 들지 않았다. 매주 1㎏씩 체중도 줄었다. 그러나 업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야기가 달랐다.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만족감’에 대한 갈망이 생겨났다.
이전에는 1년에 한두 번 갈까 말까 했던 무한리필 음식점 리뷰를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봤다. 자기가 사겠다며 친구를 직접 데려가기도 했다. 물론 식당에 가서도 이전처럼 많이 먹지는 못했다. 함께 간 친구는 “삭센다를 맞으면서 돈을 쓰고, 식당에서도 얼마 먹지 않으면서 이중으로 돈을 쓰는 건 낭비 아니냐”라며 핀잔을 줬다. 진형씨 본인도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음식을 먹고 싶은 ‘갈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렙틴 등 ‘식욕 억제 신호’ 뇌 전달 잘 안 돼
식욕과의 전쟁을 치르는 사람은 진형씨뿐만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2년 기준 성인 8억7900만 명, 어린이·청소년 1억5900만 명이 비만이라고 밝혔다. 무려 10억 명이 식욕을 통제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
지나치게 많이 먹는 습관은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잘 알려져 있듯 비만은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주요 사망 원인이며,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인 암의 발생 위험도 높인다. 수면무호흡증, 담석증, 우울증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생활 습관 전체 바꿔야 악순환 벗어나
고삐 풀린 식욕은 사회적 비용도 키운다. 올해 초 대한비만학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비만의 사회적 비용은 15조6382억원에 이른다. 흡연이나 음주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렇게 해악이 많음에도 우리는 왜 다이어트에 번번이 실패하는 걸까? 왜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을 멈추지 못할까?
많은 사람은 과식을 자신의 의지 부족 탓으로 돌린다. 그렇다고 하기엔 전세계적으로 의지가 부족한 사람 수가 과거에 비해 너무 빨리 늘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성인 5명 중 2명이 비만에 해당하며, 이 중 ‘초고도비만’ 유병률은 최근 10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1년 비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1년간 비만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화 이후 등장한 가공식품, 특히 초가공식품을 지나친 식욕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초가공식품은 지방, 당분, 나트륨과 같은 각종 인공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고, 원재료를 가공하면서 여러 공정을 거친 식품을 말한다. 콜라, 도넛, 아이스크림, 피자, 감자튀김, 즉석조리 수프 등이 대표적이다.
비만 연구가 활발한 미국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은 우리 몸의 호르몬 체계를 교란한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지나치게 높아지며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신호가 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만 먹으라’는 뇌의 신호가 무시되는 것이다.
위와 췌장에서 분비되는 배고픔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도 이상이 생긴다. 식사 뒤 그렐린 분비가 줄어야 정상인데, 초가공식품은 섭취 뒤에도 그렐린 분비가 크게 줄지 않는다. 과자나 도넛을 먹어도 허기가 가시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살이 찔수록 이러한 대사 호르몬 이상은 심화된다.
맛있는 음식은 뇌의 쾌락 시스템도 자극한다. 지방, 고칼로리 식단이 오피오이드, 도파민 등 쾌락을 담당하는 뇌의 신경조절 물질에 영향을 미친다. 오피오이드는 쾌락과 고통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조절 물질로, 특히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통해 즉각적인 행복감과 진정 효과를 준다. 소아과 의사이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케슬러는 저서 ‘과식의 종말’에서 “유혹적인 음식이 뇌의 뉴런을 자극해 주요 쾌락 체계인 오피오이드 회로를 활성화한다. 내인성 오피오이드(엔도르핀 등)는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로, 모르핀이나 헤로인과 유사한 보상 효과를 가진다. 고당분, 고지방 음식을 먹을 때 내인성 오피오이드가 주는 효과로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기분을 좋게 한다”고 설명했다.
맛있는 음식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담당하는 도파민 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설탕, 지방, 소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뇌는 도파민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이를 보상으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자꾸 이 쾌락의 맛을 찾게 된다. 살이 찌는 줄 알면서도 피자, 치킨을 끊지 못하는 이유다.
한창우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비만을 중독 질환으로 정의한다. 한 교수는 “중독 상태에선 음식이 꼭 당기지 않더라도 음식을 시키고 먹는 행동을 무한히 반복하게 되며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마약이나 알코올과 비슷하다”며 “비만 식이중독은 복합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이 결합한 형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인간의 식욕은 정복이 가능할까? 최근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 위장관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유사한 성분의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위고비 등 이들 치료제는 식사 뒤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비슷해서 소화기관의 운동 속도와 식욕을 줄인다.
기존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처럼 신경계에 직접 작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앞에서 다뤘던 진형씨 사례처럼 뇌 속에 새겨진 쾌락적 식사에 대한 열망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GLP-1 약물의 효과는 복용할 때만 지속되며, 약을 끊으면 지나친 식욕이 언제든 되돌아올 수 있고 심각한 요요 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
비만 연구가이자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병원의 외과 의사인 앤드루 젠킨슨은 저서 ‘식욕의 과학’에서 “식욕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며 “몸의 대사 활동을 정확히 이해하고 식생활부터 수면, 스트레스 관리, 마음 챙김 등 생활 전체를 바꿔야 식욕과 비만, 다이어트와 요요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공식품을 피하고 직접 요리하며 충분한 수면, 가족과 일에서 생기는 스트레스 관리, 지속 가능한 운동 등은 망가진 식욕 조절 시스템 복구에 도움을 준다. 몸의 대사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조절 시스템이 정상화하면, 우리 몸은 많은 음식이 들어올 때 대사율을 올려 에너지를 태우고 식욕을 줄인다. 반대로 굶으면 대사율을 낮추고 식욕을 늘리며 적정하게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절식, 무리한 운동 등 지나친 다이어트는 이런 회복 과정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비만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는 ‘같이건강 사회적협동조합’을 맡은 김유현 대표는 “살이 단기간에 급격히 빠지면 일단 우리 몸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고칼로리 음식을 더 많이 먹게 하고 에너지 소모는 줄인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이전과 똑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효과가 작은 몸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몸은 생리적 변화로 인해 의지와 상관없이 요요 현상이 올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살 빼는 데 실패하면 ‘역시 나는 살을 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좌절하고 마음의 상처도 입는다. 하지만 몸의 대사를 정확히 알면 자신을 과도하게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도한 자책은 스트레스를 만들어 오히려 체중 감량을 어렵게 한다.”
인포그래픽 뉴스.
윤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