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밝게 더 기쁘게
오늘 독서는 티토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티토는 오늘날로 말하자면 주교님에 해당되는 사람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사목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직분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교육을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오늘 독서를 통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좀 잔소리 같지요.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가르쳐라... 모든 잔소리가 그렇듯이... 뻔한 내용이고 모르는 내용 아닙니다. “그대는 건전한 가르침에 부합하는 말을 하십시오. 나이 많은 남자들은 절제할 줄 알고 기품이 있고 신중하며, 건실한 믿음과 사랑과 인내를 지녀야 합니다.
나이 많은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몸가짐에 기품이 있어야 하고, 남을 험담하지 않고, 술의 노예가 되지 않으며, 선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 밖에도 젊은 여자, 젊은 남자에 대한 생활 지도 지침을 내려주고 있고 티토 본인에게도 몇가지 당부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본당에서 강론을 하거나 교리를 하거나 여러 단체에서 말하고 사목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저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듣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가족들에게, 또는 각 단체에서 다들 지도자적인 역할을 맡고 계시니, 바오로가 티토에게 말하는 내용을 저와 함께 다시 한번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 자신을 모든 면에서 선행의 본보기로 보여 주십시오. 가르칠 때에는 고결하고 품위 있게 하고 트집 잡을 데가 없는 건전한 말을 하여, 적대자가 우리를 걸고 나쁘게 말할 것이 하나도 없어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하십시오.”
먼저 모든 면에서 선행의 본보기를 보여주라고 하는데,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해서 지시만 하고 자기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물론 지시해야 할 필요도 있고 그래야 일이 원활하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먼저 본보기를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지요.
저와 함께 일해보신 분들은 제가 시키기 보다 제가 먼저 하는 것을 봐 왔을 것입니다. 앓느니 죽지 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물론 그런 경우도 있긴 하지만, 본을 보여주고 이렇게 하는 겁니다 하고 가르치기 위해서입니다. 가르치는 것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하는 것입니다. 말로 배우는 게 아니라 보고 배우는 게 더 크기 때문입니다. 티토에게 말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 대하여 모범이 되고 본을 보여야 하겠지만 특히 선행을 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어서 가르칠 때 고결하고 품위있게.... 트집 잘을 데가 없이 건전한 말을 하라고 하는데, 참 어렵네요. 여러분들에게 제가 고결과 품위를 못 보여드려서 늘 죄송합니다.
얼마전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에 잘못했다고 사과한다 하면서 반말하는 모습 다들 보셨지요? “야, 이제 질문 하나만 하자, 하나만... 목이 아파서 안되겠다...” 대통령 되기 전부터 싸가지 없이 기차에 신발신고 발을 올려놓더니, 여기저기 반말 찍찍 해대고... 저는 이렇게 대통령도 싸가지 없으면 욕하는 사람인데 고결, 품위, 건전한 말... 죄송합니다. 저는 태생적으로 시장바닥에서 자랐기 때문에 입이 좀 거칠고 표현이 투박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것은 죄다 핑계입니다. 제가 핑계를 대면 여러분들이 다 따라할까봐 겁납니다. 아마 바오로도 티토가 그렇게 거칠게 말하는 거 아니까 건전하게 말하라고 잔소리를 했겠지요.
저는 오늘 독서말씀 중에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다. “과연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이 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은총이 교육한답니다. 어떤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배우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우리를 기르시고 양육하시는 분, 돌보시고 가르쳐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은총은 가르친다... 은총은 본래 공짜, 거저,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물을 받고 마냥 좋아라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선물을 놓고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참 많지요. 나를 위한 마음, 줄 수 있는 마음, 정성... 예수님이 최고의 은총이지요. 저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감실을 바라보면서 배우고, 우리가 배운 거 잘 가르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첫댓글 예수님이 최고의 은총이지요. 저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감실을 바라보면서 배우고, 우리가 배운 거 잘 가르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예수님이 최고의 은총입니다..
나를 위한 마음, 줄 수 있는 마음, 정성...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