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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홀복의 여자
중절모들이 꼬나보고 있는 목표물, 붉은홀복의 여자는 30대 초반의 사내와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그들의 춤은 전통스텝을 밟는 춤이 아니고 거의 랩에 가까운 춤이었다.
자크 옆의 또 다른 중절모가 선글라스에게 말했다.
“형님, 저 새끼 춤은 잘 추는데요? 아까운 솜씹니다.”
선글라스가 눈을 길게 찢어 중절모를 흘겼다.
중절모가 흠씬 몸을 도사렸다.
“개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지금 춤 타령할 때야?”
내시처럼 생긴 중절모가 찬스를 놓치지 않고 알랑거렸다.
“형님 해치울까요? 형님은 그냥 여기서 지켜보시기만 하세요. 조런 정도야 저 혼자도 간단합니다.”
선글라스가 말했다.
“아직 지시가 안 떨어졌어! 좀 더 기다려!”
“네 형님!”
쟈크가 옆의 중절모 대신 대답했다.
쟈크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선글라스가 모바일을 꺼내 들었다.
“네, 회장님. 지금 잘 놀고 계십니다. 아닙니다 회장님. 네 네. 알겠습니다.”
선글라스가 모바일을 든 체 말했다.
“이제 지시 떨어졌다. 배달개시!”
함께 앉았던 네 명의 중절모들이 일제히 고개를 꺾고 허리를 굽힌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자!”
아라비아 무늬의 양탄자가 깔린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 간 중절모들은 플로어에서 춤추는 청춘들을 밀쳐내며 플로어 중앙으로 들어갔다. 중절모들은 붉은홀복의 여자를 에워싼 후 붉은홀복의 여자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후 말했다.
“아가씨 안녕하십니까?”
“댁들은 누구세요?”
선글라스가 말했다.
“제가 요트까지 모셔가겠습니다. 얌전히 구시면 저희는 예의를 지킵니다.”
30대 초반의 사내가 붉은홀복의 여자를 막아서며 말했다.
“당신들 수사관들이야? 이유도 없이 우리를 체포하려는 죄목이 뭐요?”
“아실 거 없소. 우리는 아가씨만 필요하오. 다치고 싶지 않으면 물러나시오.”
붉은홀복의 여자가 말했다.
“이유도 없이 당신들에게 끌려 갈 수는 없어요. 당장 경찰을 부르겠어요.”
붉은홀복의 여자는 당당하게 대들었다. 다급하게 주머니를 뒤졌지만 핸드폰은 없었다. 붉은홀복 여자가 당황했다. 선글라스의 신호에 쟈크와 또 다른 중절모, 매부리코를 가진 놈이 붉은홀복 여자의 겨드랑이를 양쪽에서 번개같이 껴안았다.
“왜 이러세요? 놓으세요.”
붉은홀복 여자는 예사여자처럼 겁먹지 않고 대담하게 선글라스를 노려봤다.
“이거 못 놔?”
“아가씨 그냥 얌전하게 끝냅시다. 요트까지만 가면 풀어드리겠습니다.”
“어떤 놈의 오더 딴 거야?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솔직하게 대해주겠다.”
“그건 말할 수 없습니다. 그저 정중하게 아가씨를 요트까지 모셔오라는 분부만 받았습니다.”
그 순간 30대 사내가 붉은홀복 여자 앞으로 나서며 중절모를 향해 엄포를 놨다.
“야! 너희들 수사관 아니잖아? 너희들 조폭이구나. 이 새끼들! 이 여자가 누군 줄 알고 행패야?”
허지만 선글라스 옆에 서있던 내시 닮은 중절모가 손을 한번 들었다 놓았는데 사내는 엌! 하고 플로어에 나가 떨어졌다.
사내가 플로어에 나가떨어지는 찰라 붉은홀복의 여자가 날렵하게 몸을 움직였다. 매부리중절모의 뒷 발꿈치에 자신의 발목을 갈고리처럼 걸어 재빠르게 밀쳤다. 순식간에 매부리중절모가 플로어에 꽈당탕 내동댕이쳐졌고, 그와 동시에 붉은홀복의 여자는 몸을 한 바퀴 돌려 쟈크의 손목을 비틀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쟈크는 방어한번 못하고 붉은홀복 여자에게 제압당했다. 손목이 완전히 돌아 가버린 쟈크는 허리를 숙이고 비명을 질렀다.
선글라스가 말했다.
“아가씨. 아가씨를 다치게 하지 말라는 명령 때문에 저 아이들이 방어 하지 않았지만 계속 아가씨가 행패부리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건 경고가 아닙니다.”
붉은홀복 여자가 대답대신 하이 킥을 날렸다.
붉은홀복 여자의 치마가 깃발처럼 천정을 향해 펄럭였다. 허지만 예상한 듯 선글라스는 가볍게 붉은홀복 여자의 하이킥을 피했다. 붉은홀복 여자의 하이 킥을 가볍게 피한 선글라스가 중절모들에게 명령했다.
“뭉개!”
중절모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네 형님!”
선글라스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손목이 꺾였던 쟈크가 반격을 개시했다. 순식간에 상황은 역전됐다. 내시의 단 한방으로 플로어에 들어 누웠던 30대 초반의 사내도 기를 쓰고 붉은홀복의 여자와 합세 했지만 중절모들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몇 번의 취합 끝에 붉은홀복의 여자는 쟈크에 의해 두 팔이 뒤로 젖혀진 체 선글라스 앞에 구부정하게 섰다. 완전 역전이었다.
선글라스가 말했다.
“아가씨 더 이상 말썽부릴 생각마십시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우리는 영업방해하고 싶지도 않고, 아가씨의 고운 스킨에 기스내고 싶지 않습니다. 가시는 교통편은 부득이 편도 합승으로 모실테니, 모셔가는 동안 불편하시더라도 용서하십시오.”
중절모들이 붉은홀복의 여자 허리를 강제로 꺾어 입구로 나가기 위해 플로어에서 홀로 내려섰다.
“이개새끼들!”
중절모의 일격에 맥없이 쓰러졌던 30대초반의 사내가 테이블위의 맥주병을 깨 선글라스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30대초반의 사내보다 선글라스의 발이 더 빨랐다. 사내가 손님들의 테이블에 나가떨어졌다. 매부리코가 손님테이블에 고꾸라진 사내를 구둣발로 사타구니를 누르며 얼굴을 맞대고 말했다.
“힘든데 일어서지 말고 우리가 나갈 때까지 얌전히 이대로 누워 있어! 목숨은 스페어가 없는 거야!”
중절모들이 붉은홀복의 여자를 끌고 가는 방향에 있던 청춘들은 겁먹은 표정으로 우루루 길을 터 주었다. 누구도 나서는 청춘은 없었다. 젊음의 혈기도 없어 보였다. 마치 남의 집 불구경하는 것 같았다.
그 사이로 중절모들이 어쓱대며 걸어 나갔다. 어쩌다 눈이 마주친 청춘들에게 주먹을 들어 위협하며 걸어가던 쟈크가 입구에서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사무실입구에 장달수가 직원들과 함께 떡 버티고 서 있었다.
장달수가 으쓱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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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싸움판이 벌어지는걸보니 스릴감이 느껴집니다.
ㅎ
도레미님 즐거운 날 오늘도 행복하세요
붉은 혹은여자 춤도 잘추고 한가락 하고 조폭들의 눈에 들만 하군요..
요즘 여자들 싸움 잘합니다...ㅋ
그런 여자가 화끈하죠?
좋은 날되세요
소설 제미있게 잘보았슴니다.
악동클럽님 계속 보시군요
더 재미있게 써 보겠습니다 힘 실어 주세요
이제 새로운 인물들이 자꾸 나오는 군요.
춤의세계 폭력배들과의 한판승이 예고 되는것 같아
흥미 진진함을 예감 합니다.
장편은 인물이 많아야 재미있겠죠?
가능한 흥미롭게 써보겠습니다.
신나는 날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