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心相 [황옥경]
오동나무를 인두로 지져 취색을 한
목침만한 경대는
금구장식을 달지 않아 수수했다
학식이 높았던 옛사람의 문자향이 스며들었을가
묵향이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듯 했다
뚜껑을 열어 세우니 거울이 되었는데
날 좋은 겨울날의 하늘처럼 맑고 깨끗한
명경(明鏡)이었다
청청한 마음으로 자세를 바루고 앉아 상투를 틀었을
제 주인의 모습을 기억해냈던 걸까
문득 거울에서 나는 당신을 보았다
고가구 전시장을 나오면서 나는
고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오동나무 경대를 마음 깊은 곳에 숨겨 나왔다
오늘을 살아도 예스러운
당신의 마음을 닮고 싶은 날이면
옛 선비의 심상(心相) 거울을 들여다보리라.
- 계간 《문학과창작》 2016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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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심상心相 [황옥경]
joo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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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30 14:3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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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