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사말
안녕들 하셨습니까!
귀농사모 카페 회원여러분~~^^
작년 가을을 마지막으로 카페출입에 소홀하다가, 이제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있어 약속했던것 처럼 그간 1년간의 생활을
기록해 보고자 긴외출을 마치고 다시 문을 두드려봅니다.
2. 새로운 시작
전글에서 언급했던바와 같이 저는 경기도 수원에서 거주하며 토목설계(수자원-하천)업무로 약20년정도 근무를 하다가,
조금은 이른감이 있지만 남은 인생에 대한 전환점으로 귀농을 계획하며, 2013년 가을 퇴직과 동시에 여러 귀농귀촌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집근처에 있던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육종팀에서 8개월간 수도작을 비롯해서 몇가지 밭작물연구에 대한 보조업무를
바탕으로 귀농에 대한 첫걸음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2014년)
그때는 이미 하나밖에 없는 인생의 동반자인 집사람과, 도시를 떠나기로 합의를 본 상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집사람은 화훼과에서 국화신품종개발에 대한 보조업무를 수행하고, 저는 작물육종과에서 벼와.....
3. 또다른 시작
같은해 수원에 있던 농촌진흥청이 전주로 이전함과 동시에 저희도 동반하기 위해서 농촌진흥청 산하 원예특작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과수과(사과,배,복숭아)로, 집사람은 채소과(무우)로~~~
옮긴시기가 저는 10월 중순이었던 터라 이미 수확도 다 끝나고해서 필드(포장)에서 할일은 마무리가 된 상태였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하는 과실수가 있는 과수원을 여기에선 포장이라 하더라구요~
과수과 뿐만 아니라 모든 식물체가 자라는, 온실을 제외한 공간을 포장이라 표현했습니다.
솔직히 기술원에서 생활할때에는 육체적으로 힘이 드는 일이 아니더라도, 쉴새없이 업무가 이어졌는데, 이곳(원예원)은
하루종일 도서실같은 분위기에서 책을 보던지, 가끔 실험을 하는 일이 전부였어요~
전주로 이전하기전까지는...
드디어 2015년 새해가 밝고, 3월7일 저희집도 회사(?)도 전주로 이전을 하게됩니다.
4. 새둥지
수원(영통)에서 생활 할 때와는 다르게 모든환경이 낮설고, 아는 지인도 거의 없어서 집-회사만 왕복하는 생활이 이어져 갔습니다.
작년에 저질렀던 범죄(음주운전)때문에 10월 말까지는 운전도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주말에도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지,
고작해야 몇개 안되는 시내버스를 타고 마트나 왔다갔다하는 상황이었죠~
그렇다고 전원을 만끽할수 있는 주변환경이 아니었던터라 도시생활에 젖어살던 저희에게는 답답함의 연속이었습니다.
흔하디 흔한 빠리바게트 빵한조각 하나 먹고자하면 집에서 4km즘 떨어져 있는 전주혁신도시로 자전거를 타고 마실을 나가야 하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그것도 비안오는 날에만 가능한 일이었죠~^^
집주위에 있는것이라고는 중국집하나와 손님이 거의없는 돼지갈비집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5. 광복절특사
웃음부터 나오내요~^^
말로만 듣던 광복절특사로 면허취소가 사면이되어 예정보다 두어달 먼저 면허를 딸수있게 되었고, 그후로는 주말마다 맛집을 찾아다닐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맛의 고장이라 주말마다 한곳씩 찾아다녀도 족히 1년은 걸리겠거라구요~
이제 20분 이상씩 시내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서 행복합니다.^^
6. 저 푸른 언덕위에~
귀농 또는 귀촌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흥얼거렸을법한 노래가 이노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짓고 사랑하는 우리님과 한백년 살고싶어~^^"
대부분의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농산물생산이나, 가공 또는 요즘 부각되고 있는 6차산업을 통한 귀농.귀촌을
생각하고 계획하실텐데요~
그렇다면 당연히 농경지 또는 공장과 인접한곳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생활하실 생각을 하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희같은 경우는 상황이 다소 차이가 있는걸 느끼게 되내요~
일단 거주지는 수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아파트생활을 하고 있고, 농사지을 땅 한평도 없이 내려온 상태기 때문이죠~
원래 초심은 이런상황이 아니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현재상황은 귀농인지 귀촌인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사람 정말 간사한것 같습니다.
7. 전주라이프
이른봄에 이곳으로 이전하여 이제 한시즌 농사일을 마무리 된것 같내요~
과실수 식재를 위한 지주설치작업부터 시작해서, 사과,배,복숭아,포도나무를 1,500주 정도 심고, 관수시설이 미흡했던터라
일일이 물을 받아다 관수해주고 부직포깔고 살충제,살균제 1주일에 2회정도 살포하고, 가지유인등 과실수 생육과 관련된 일들을 수행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 과수원과 거의 같은 작업들이겠지요~
하지만 이곳은 생육을 토대로 여러 가지 환경변화조건에 차이를 두어 생육정도의 변화를 연구함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다른업무들이 동반되었답니다.
가지,잎,뿌리,과실등을 주기적으로 쌤플을 체취하여 크기, 무게, 직경등을 조사하고 당도,산도, 경도측정 및 색도변화를 측정한후 마지막으로 탄수화물, 질소, 무기성분등의 함유량을 측정하는 분석까지 많은 일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지난11월초까지 포장일은 마무리되고 이제 실험실에서의 일들만 남아있내요~
8. 변수는 존재한다
만약 무작정 농가주택과 농지를 임대 또는 매입하여 희망했던 작물(알프스오또메-미니사과)을 시작으로 귀농했더라면 현재상황은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아직 변변치 못한 땅이라도 구하지 못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고, 모아두었던 자금만 한푼두푼 축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땅을 구했다 하더라도, 가을전에 묘목정식이 마무리 되었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유난히도 가뭄이었던 올 한해 말라죽지는 않았었을런지도 미지수내요~
내년농사까지도 영향이 있다는 것 같은데 이런저런 걱정에 예전보다 추운겨울을 맞이하고 있었겠지요~
집장만에 농지임대비, 묘목비용에 각종 자재구입비등 여기저기 돈은 몽땅 써버리고 생활비걱정에 대출이라도 받지 않았으면 다행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과수는 적어도 4년정도 지나야 상품성이 생겨서 3년이상은 손가락만 빨고라도 버텨야 했을거구요~ 아니면 시설재배(상추, 나물, 딸기, 토마토등)로 전환할 생각을했을지도~~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처음엔 과수재배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이곳 원예원에서 몇 년간 습득하고 내농사를 지어보자라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나자신이 얼마나 무지했었는가하는 부끄러움이 가슴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식하면 정말 용감해지나 봅니다....
몇십년씩 과수농사를 지어오신 농가를 여러곳 방문하고 실험을 위해 과실을 채취해옵니다.
귀농교육때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지만, 실제로 기관에 계신 박사님들이나 관계자들보다 일반농가분들이 훨씬 농사 잘 지으신다는 말 사실입니다.
그것도 무엇하나라도 조금씩 다르게 자신의 방법대로 하신다는거죠~
이제 저는 일기를 쓰기위해 한글을 배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음정도 땐 것 같내요~^^
다행이도 이곳에서의 근무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서, 많이 배우고 많이 준비할 계획입니다.
일기를 마무리하고서 자서전 한권 써내려갈때즘 그때서야 마음편하게 내농사 지어보려 합니다.
그때가 되면 누구한테던 “나는 귀촌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을 것 같내요~
9. 인사말
마지막도 인사말로 하는 의미는, 수많은 귀농사모카페 회원분들이 공유하시는 농사관련내용이나 정보들과는 다소 이질감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생각되어, 읽는분들로 하여금 조금이나마 불편함을 드리지 않았나하는 마음에서입니다.
귀농은 도시에서의 생활과 확연히 다른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이자, 남은 인생을 놓고 벌이는 모험일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삭막한 도시에서의 회사생활을 벗어나, 자연을 벗삼고 욕심도 어느정도 내려둔채로 소박하게 살고 싶어서 귀농.귀촌 하는것이라면, 제가 진행해온 방법도 그런 바램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는것을 느끼는바 조심스럽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궁금하시거나 의문점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질문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한도내에서 성심성의껏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제 2015년 보름정도 남았내요~
건강하게 한해 마무리 하시고 생각하시는 대로 모두들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농촌진흥청산하기관인 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에서 비정규직근로자로 근무하며, 과수생육에 대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농사경험이 없으신분들은 관련기관에서 소정의 급여를 받으며 경험을 쌓으며 귀농을 준비하시는 방법도 있다는걸 말씀드린겁니다.
한글이란 농사경험이 없는 저에게 첫해 경험한 결과를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했다는것에 비유한것이구요~^^ 착오없으시길 바라며, 지역이 한정되어 있습니다만, 저같은 경우처럼 관련기관에서 근무후 귀농하실수도 있으니 관련기관에서 근무하는 루트라던가 하는 궁금증 있으시면 질문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함께또같이 ^^이제라도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귀한 경험 하고 계시네요.
준비된 귀농, 귀촌을 하고 계신것 같아 부럽습니다.
힘드시겠지만 더 많은 경험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님과 같은 방식의 값진 경험을 하고 싶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관심있으시면 궁금하신점 질문해주세요~메일주소도 함께 알려주시면 성의껏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