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破顔大笑(파안대소)
[字解]
破 찢어질 파 顔 낯 안 大 큰 대 笑 웃음 소
[意義]
얼굴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웃는다는 뜻으로, 즐거운 표정(表情)으로 한바탕 크게 웃음을 이르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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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解義] 그대로 풀이하면 얼굴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웃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크게 웃는 웃음을 비유한 한자성어이다. 그러나 입이 찢어질 만큼이라고 해서 경망스럽게 웃는 웃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시원스럽게 웃는 즐겁고 유쾌한 웃음을 가리킨다.
재미있는 일이나 유쾌한 장면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한바탕 터져 나오는 웃음이 파안대소이다. 그러니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밝게 펴져 얼굴빛이 부드럽고 넉넉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웃음을 참지 못해 배를 안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는 포복절도(抱腹絶倒)·봉복절도(捧腹絶倒)와는 다르다.
같은 뜻으로는 파안일소(破顔一笑)가 있다. 역시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웃는다는 뜻이다. 최남선(崔南善)은 저서 《금강예찬(金剛禮讚)》에서 금강산 만폭동(萬瀑洞)에 있는 묘길상(妙吉祥:고려시대 마애불)을 보고 "이 파안일소할 것 같은 입초리에선 비지(悲智)가 뚝뚝 떨어질 듯하다"고 묘사하였다.
출처:NAVER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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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기는 소설이란 말은 다양하게 해석된다. 단순한 유머로 뒤끝 없이 웃기는 경우도 되고, 농반 진반인 풍자와 해학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소설들에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겠고, 또는 말도 안되는 저질스럽고 통속적인 소설이란 뜻도 되겠다. 그런데 단순한 유머도 풍자와 해학도 아니고 통속도 아닌 좀 묘한 웃음을 주는 소설 가운데 조갑상의 '혼자 웃기'가 있다. 혼자 웃는 행위는 어떤 건가? 그것은 파안대소나 박장대소와는 엄연히 다르다. 조금은 내밀하고 복잡한 성격을 띠는 웃음이 아니겠는가.
조갑상의 '혼자 웃기'는 1980년에 발표되었다. 발표연대와 소설 속의 시대배경이 비슷하다. 80년이 어떤 시대였던가. 독재정권이 총탄으로 막을 내린 뒤 80년의 봄과 광주로, 계엄으로 이어지던 암울한 시기가 아닌가. 이런 정치상황 속에서 작가가 세상을 향해서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무척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조갑상은 대놓고 웃기보다는 혼자 웃기를 통해서 자기 스타일을 찾으려고 했던 게 아니었을까.
1982년 조갑상 선생님께서 하신 질문이 생각난다. "니는 어떤 소설을 쓰고 싶은데?" 내 대답은 바로 나갔다. "참여소설이요." 선생님이 그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말씀하셨다. "그 기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지금 생각하면 그 두 번째 질문은 어쩌면 내 대답을 구하기보다는 자신에게로 향하는 질문이었을 터. 내가 첫 소설을 쓰고 있던 대학 2학년 때 현대문학에 연재되었던 윤흥길의 '완장'이 출판되었다. 당시 정치권력의 폭력성을 희롱과 조롱을 섞어서 한바탕 날카롭게 찌르면서 웃기는 소설이었다. 조갑상 선생님이 '완장'이란 소재로 소설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전혀 다른 글이 나왔을 거라고 동기들이랑 이야기하던 기억이 난다.
단편소설 '혼자 웃기'의 서사는 간단하다. 동서기인 화자가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옛날 친구인 방위병 문식을 달래기 위해 경찰의 전화를 받고 광복동의 지하다방까지 가는 하루 낮 동안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경찰서에서 전화가 걸려오는 걸로 시작해서 문식이와 통화를 하고 지하다방 층계를 내려가는 데서 끝난다. 나는 남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받는 전화조차 편하게 받지 못하고 쩔쩔매는 소심한 인간이다. 전화가 걸려오면 말더듬는 버릇까지 유난히 심해지는 데다 요의까지 느낀다. 나는 늘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남들이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한다. 나나 문식은 모두 지금은 철거된 찢어지게 가난한 산동네 출신들이다. 문식이 아버지는 철거반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언덕 아래 수채에 처박혀 죽었다. 문식은 부대에서 훈련을 받다가 문득 수채에 처박힌 아버지 얼굴을 떠올렸고 그 순간 충동적으로 뛰쳐나와 인질극을 벌이고는 스스로도 속수무책 고립무원이 된 상태다. 인질 현장에 도착해 문식과 통화를 하는데 그는 자수니 지랄이니 시시껄렁한 소리할 생각은 말고 그저 얼굴이나 한 번 보는 거라고 말한다. 나는 지하 다방으로 걸어 내려가면서 혼자 소리내어 웃는다. 문식이나 나나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혼자 웃을 수밖에.
출처:부산일보 글 정우련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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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즘은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멀어져간 느낌이 들곤 해요 요즘이야말로 파안대소를 많이 해야 하는 시대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