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그런가요?
요즘 지역축제가 한창입니다.
가까운 진주에서 해마다 유등축제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한번도 못가봤는데,
어제는 마음먹고 나섰습니다.
주말엔 사람들에 치일테고, 일요일까지 한다니 기회는 어제 금요일밖에 없다 이러면서요.
역시 진주까진 하나도 안밀리고 잘 갔더랬습니다. 그런데, 행사장 앞에서 2km정도 차가 밀려있었습니다.
시에서 행사위치와 가까운 곳에 주차장을 마련해놓느라 그곳까지 가는 게 좀 힘들었습니다.
촉석루 앞 남강 위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부교를 만들어놨더군요.
그곳을 건너다가 한 컷 찍어봤습니다만 흔들려서 실패하고..
다리를 건너고부터 신나게 찍었습니다.
다양한 모양으로 많이도 띄워놨더군요.
밤이어서 그런지 색색깔의 고운빛을 발하는 등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못 가본 분들을 대신해 많이 찍어왔습니다.
잠시, 유등 구경 하시길..
앗, 신기전이다!
강물위에 소신기전과 중신기전이 보였습니다.
얼마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라 한동안 눈길을 줬습니다..
아름다운 밤풍경 뒤로 논개가 일본 적장을 안고 뛰어내린 촉석루가 보입니다.
논개가 뛰어내린 바위에 두루미가 날아가는 등이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논개의 아름다운 혼을 표현한 것 처럼 보입니다.
즐비하게 늘어선 행사용 천막촌을 지나다가 한지공예로 만든 예쁜 등이 보여 또 한 컷..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공연을 보고 말았더랬습니다.
남미 인디언 음악을 연주하는 인디언 스피릿이라는 팀의 공연이었지요.
지하철에서 몇번 봤지만서도, 조명과 음향이 제대로 받쳐주니 포스 제대로 납니다.
이걸 보면서 께냐소리에 제대로 꽂혀버렸습니다.
앵콜까지 외치며 세 곡을 듣고는
이제, 오늘공연이 마지막이라고, 진주에선 다시는 못 볼 것 같다며 아나운서의 아쉬운 멘트가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걸어가니, 어라? 아까 연주한 팀 아닌가? 했더니, 이 팀이 자리한 장소에서
계속 연주를 하고 있는 겁니다. 20분씩 쉬어가며 두 세곡을 계속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쿠스코가 연주하던 곡을 거의 다 연주해 주어서, 몸을 덩실거리며 들었습니다.
잉카댄스, 아푸리맥, 카탈리나 등등..
그 중에서 카탈리나라는 곡은 제가 정말 좋아해서
오카리나로 음을 따다가 실패하고 말았는데, 가운데 연주자가 께냐로 멋지게 연주하는 걸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급하게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지만, 앞부분이 약간 짤렸네요.
음, 이곡은 카탈리나가 아니고.. ?뭐더라? 기억이 가물가물..
이분들의 멋진 연주를 듣고는 피리처럼 생긴 저 께냐에 마음이 확 빼앗겨버렸습니다.
그래서 공연 후, 께냐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속으로 다음에 사야지 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악기와 품질이 동일한 걸 원한다면 에콰도르에서 공수해와서 보내주겠다고 햇거든요.
멋진 공연을 뒤로 하고, 걸어가다가 도저히 가는 길이 끝이 없어서 이곳에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소원성취등이라나? 아뭏튼지간에 그 등아래에는 깃발로 된 가족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었습니다.
왼쪽의 저 기와누각 아래에 부교가 있는데, 건너가려고 보니 통행금지라고 되어 있습니다.
12시까지만 통행가능. 현재 시각 12시 2분.
이웅.. 그래서 한참을 걷고 또 걸어서..
집에 오니 새벽 2시가 다 되었더군요.
남편 오늘 강의가 두 군데나 있는데..ㅠㅜ..
가을날 강가에서 밤분위기를 제일 멋지게 보내게 해준 곳, 진주 유등축제였습니다.
(참고: 주말엔 절대 가지 마세요. 금요일 밤에도 쬐끔 고생했거든요. 뭐, 그맛에 가는 거라면 모르지만요.)
첫댓글 미스포트님 덕분에 좋은 구경 잘 했습니다. 저도 이번엔 꼭 가보려고 했었는데... 다음으로 미뤄야 겠어요.^^
크, 저도 좀 전에 다녀왔어요. 고속도로에서는 조금 밀렸는데 시내에서는 그다지 차도 안 밀리고 좋았어요. 예술문화회관에 주차해두고 가면 딱 걷기도 알맞고 편해요. 참, 저 악기가 께냐였구나. 한 사람이 철새는 날아가고를 연주했는데 바람소리 나는 저 악기가 참 궁금했어요.
민속음악은 그 나라의 자연과 많이 닮아서 좋아요.^^ 안데스 산맥의 광활함과 계곡을 흐르는 바람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물속에도 등을 넣어두면 .. 멋찌겠는데요.
촉석루 앞에 전쟁이 한참이네요.논개등도 있나요?
논개등은 안 보이던데요.
유등축제 한번도 못 가봐서 궁금했어요. 미스포터님 덕분에 잘 봤어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