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보니 12월 3일이 수능일이라고 한다.
오래전에 수능을 쳐서 전혀 기억도 안나는데다 내가 대학들어갔던 경주대에 대해서 주변에서 내가 수능쳤다는 이야기를 하니 "수능 쳤으면 여기를 안왔어야지." 라는 소리를 하는걸 보면 나도 괜히 쳤다 싶기도 하지만
어떤 시험이든 과거든 현대든 어떠한 금기가 있었다.
가령 시험 잘 붙으라는 의미에서 엿이나 떡을 선물하는 것의 경우는 입에 잘 달라붙는 의미이기에 지금까지도 수능시험 선물세트로 여기저기 팔리고 있고
미역국을 피하거나 빵을 먹지 않거나, 낙지를 먹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낙지 기피는 조선시대에도 동일한 이유로 기피되었다.)
한국일보 2015년 11월 11일 <황당한 수능미신 총정리>를 보면
-1970년대 경복궁 근정전의 문관(좌청룡) 품계석을 갈아 먹으면 대학에 합격한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행동에 나선 학부모들이 좌우를 혼동하는 바람에 무관(우백호) 품계석의 훼손이 더 심해졌다
- 서울우유 먹으면 서울대, 연세우유 먹으면 연세대, 건국우유 먹으면 건국대 간다
-승용차 쏘나타(SONATA)의 ‘S’를 떼어내 간직하면 ‘S대(서울대)’에 합격한다는 속설 때문에 거리에 ‘오나타(ONATA)’승용차가 늘기도 했다
- 여학생의 방석을 훔치거나 공부 잘하는 친구의 머리카락을 잘라 보관
같은 사례도 있으니 아예 과거시대도 아니고 현재를 살아가는 이 시기에도 이러한 미신이 통용되는구나 싶다.
그래서 이 글의 주제는 요즘의 수능 미신인가? 하면 아니다.
『대동운부군옥』에 나오는 『태평한화골계록』,(서거정)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 내용을 적어보려고 함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어떤 서생: 내 앞에서 떨어질 落자 쓰는 놈들은 죽을줄 알아라.
다른친구: 낙타駱駝, 낙제어(絡蹄魚* 낙지를 가르킴)
어떤 서생: 그것도 재수 없는 낙자가 들어가니까 싫네. 아.. 낙제? 이자식이!!
다른친구: 고기가 땅에 떨어졌군.
어떤 서생: 뭐? 고기가 땅에 서있다고 바꾸지 못할까!!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과거장에 들어섰는데 그 서상은 땅에 명저(과거시험 답안지를 쓰기 위해 필요한 종이)를 떨어뜨렸다.
다른친구: 그대의 명저가 서있소.
어떤 서생: (?? 뭔소리지?)
그 서생은 깨닫지 못해 마침내 잃어버렸다.
위에 언급했듯 이 이야기에서 보이듯 서거정이 주워들었던 저 시기를 생각해보면 조선초일텐데 저때도
낙제했다, 떨어졌다와 비슷한 소리가 나오는 단어를 기피했었음을 알 수 있다.(낙지는 한자로 낙제어라고 하니 기피할만 하네.)
첫댓글 영남지방에서 과거보러 한양에 갈 때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이라 했죠. 죽령은 죽~죽~ 미끌어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