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필드림입니다.
나흘전인가 거실 바닥에 조그만 바퀴모양의 플라스틱 물체가 굴러다녀서 어디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인지 궁굼하던차에 딸아이가 집안 청소를 하고 난뒤 발견된 정황으로 보아 오래된 진공청소기에서 나온것 같다는 생각으로 살펴보니 생각대로 진공청소기의 맨앞의 작은 바퀴가 빠진것 이었습니다.
먼저 제집의 환경을 담당하고 있는 마당쇠 진공청소기의 모습을 보실까요?
바퀴의 모습을 자세히 보기 위하여 청소기 뒷면을 보시겠습니다.
부서진 앞바퀴를 자세히 보면 축(Shaft) 역할을 하는 바퀴( Wheel)의 보스(Boss) 한쪽이 파손되어 없어져 이 바퀴의 재사용 수리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오랜 세월을 주인에게 봉사와 희생을 하여온 마당쇠의 한쪽 발이 없어져 주인의 마음도 아프고 본인도 굉장히 좌절해 있는것 같습니다.혹시 주인이 불구가 된 자기를 버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느낌이 가슴에 와닿습니다.ㅠㅠ
제조년월이 97년 9월이라 다음달이면 14년차인데 해당업체에 A/S부품이 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고 당장 청소기를 계속 써야하는 현실이라 한번 수리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즉 충실한 집사 마당쇠에게 의족을 해주기로 결정을 했는데 과연 제생각이 마당쇠가 원하는 바인지를 모르니까 상당히 저도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집니다.게다가 마당쇠는 더욱 두려워 하는 낌새입니다.
우선 바퀴를 만들기 위하여 베란다 자재 보관소에서 각목을 준비한다음 바퀴 사이즈(26mm)에 맞추어 잘라내어 4B연필로 절단할 원을 표시하였는데 거의 100원짜리 동전과 크기가 같아 동전을 대고 그렸습니다.
각목에서 연필로 표시한 부분을 톱으로 코너 네곳을 우선 절단후 칼로 다듬어 바퀴 모양을 만들고 진원에 가깝게 만들기 위하여 미세한 작업은 사포를 바닥에 깐후 바퀴를 문질러 형상을 잡았습니다.
또한 축을 끼울 구멍은 전동드릴(직경 6.5 mm)로 쉽게 뚫어냈는데요 항상 드릴사용시는 드릴끝이 제위치를 잡을수 있도록 송곳으로 먼저 마킹(Marking)을 한후 이 마킹점에 드릴끝을 셋팅하여 회전을 시켜야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구멍을 뚫을 수 있으니 꼭 기억을 해두셔야 합니다.
(실제로 마킹없이 드릴을 회전시키면 정위치를 백프로 벗어나고 잘못하면 옆으로 튕겨서 손을 크게 다칠우려가 굉장히 높으므로 안전사고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마킹을 하셔야 합니다.
재질이 금속인 경우에도 끝이 뾰족한 정을 원하는 위치에 대고 망치로 살짝치면 마킹점이 생깁니다)
바퀴축을 만들기 위해서 폐기텐트 폴대를 잘라서 이용했는데 재질이 금속인 경우도 사용가능합니다.
바퀴를 청소기 바퀴홀더(Holder)에 넣고 축을 홀더 구멍과 바퀴 구멍을 통과해 놓은다음 철사 스토퍼를 축안에 삽입후 양쪽을 직각으로 구부려(Bending) 축의 홀더 이탈을 방지합니다.
윗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이해가 되실겁니다.참고로 나무 바퀴와 축사이에는 간극(Gap)이 있어 바퀴도 축도 독립적으로 회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었고요 철사 스토퍼때문에 절대로 축이 분리 이탈이 안됩니다.
자 이제 운명의 시운전(Try Out) 순간이녜요.원래는 발이 한가지 재질과 형상이었는데 재질도 다른 세가지 부품을 조합한 바퀴라 저도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마당쇠가 혹시 자기발이 이상한 모양으로 생겨 크게 낙심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떨쳐 버릴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마당쇠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치료한 발이 몹시 낯설지만 그래도 비록 의족이지만 자기 발을 새로히 달아준 저를 위하여 있는힘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애처롭네요.한발,두발...
굳어 있던 마당쇠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짙은 미소로 바뀌더니 점점 입이 벌어지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그리고는 저를 힐끗 보면서 환하게 함박웃음을 지으며 달리기 시작하네요.
아~ 성공입니다.힘차게 구르는 마당쇠의 발소리도 아주 경쾌하게 들려오고 마당쇠의 얼굴에도 기쁨의 홍조가 가득합니다.우리는 서로 얼싸안았습니다.눈물과 콧물이 뒤범벅인채로....
비록 의족을단 마당쇠 이지만 사고전 보다 더욱 뜨거운 가슴을 갖게된 불굴의 마당쇠가 재탄생한 순간을 저도 영원히 기억하리라 다짐하면서 이글을 마칠까 합니다.
이상 필드림이었습니다.
첫댓글 10년은 더 쓰겠어요.^^
ㅎㅎㅎ,10년이나요?헤헤헤
누구손에 물건이 있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니까요~^^
아,그런가요?감사합니당
ㅋㅋ 완전 대박...
아공 감사드립니당^^
칼로 다듬으신거여요?? 와 손 무지 아프셨겠다 넘 깔끔해요 수고하셨내요 ^^
아 문방구칼과 사표로요...감샤합니당.
오래쓰겠어요 잘하셨네요 ^^
아 감샤드립니당..
저도 방가방가....ㅋㅋㅋ~
헤헤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로 수고하셧습니다!~~^^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