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병원에 한국어를 포함한 소수민족 언어를 곧바로 통역해 주는 기계가 등장했다. 원활하지 못한
언어 소통으로 병원에서 증상을 설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비영어권 환자
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수 없다.
토론토 웨스턴과 제너럴 병원은 석달 전부터 ‘메드브리지(MedBridge)’사가 제작한 번역기기를 시범
사용해 오고 있다.
스크린 터치식인 이 번역기는 한국어, 광둥어, 만다린, 이탈리아, 일어, 아랍어 등 14개 언어와 수화까
지 총 15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대학보건네트웍(UHN)에 따르면 이 두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언어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광둥어가 33%로 가장 많았고 포르투갈어 31%, 스페인어 13%, 이탈리아어 9%, 베트남어
8%, 만다린 6% 등으로 총 6개 언어로 나타났다. 이 번역기는 수요가 높은 이 6개 언어를 모두 포함한
다. 이용방법은 환자와 마주한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응급’, ‘임상’ 등을 선택하면 미리 녹음되어
있는 질문이 해당 언어로 들린다. 환자는 의사와 직접 대화하는 것처럼 그 질문에 ‘예’, ‘아니오’ 로 대답
하면 된다. 모든 대화과정은 환자 전자차트로 녹음돼 자료로 남는다.
‘메드브리지’사 판매. 생산담당 다니엘 필레티에 부회장은 “이 번역기기는 우리 회사 창업주가 이탈리아
어밖에 못하는 친할머니가 병원에서 불편을 겪는 것을 보고 2000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것”이라며 “시간
과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광역토론토 종합병원에는 통역원이 상근한다. 또한 각병원 응급실은 전화를 이용 150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일정 시간만 근무하는 통역원으로는 밤낮없이 발생하는 응급환자의 통
역수요를 충당하기 힘들다. 전화 언어 서비스도 분당 4달러50센트를 지불해야 하므로 재정 부담도 무시
할수 없다. 이 번역기에 대한 병원 사용료는 개당 1년에 5000달러.
‘메드브리시’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많은 병원들이 이미 2003년부터 이 번역기를 도입해 사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