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의 길
詩 초암 홍창환
수 천년 금수강산 호소 숨긴 고골산간
선비 시름 달래던 우리네 낚시인데
상것 한번 흉내 내더니
국적 없는 낚시인가
신비스런 붕어 입질에
찌 한번 성찰하니
그 고운 찌오름 맵시
곧은 정신 닮았구나
겁먹어 움찔대고
비겁해 물 아래 숨더냐
그 찌 품새 옹졸한 건
누구네 낚시더냐
세월 탓하랴
인심 바뀐 지 모른 날 탓하랴
장사속 골머리에
무슨 기법 이리 많은지
모든 게 자업자득
군자의 도 버린 것을
후세 남길 그림 한 장
정신모양 간데 없네
어즈버 세월 속
나 홀로 떠나면 그만인데
혹여 내 솜씨에 나오는 붕어
토종붕어만 방긋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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