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에 한 면에서 도로 변에 코스모스를 심어 놓아 꽃길을 만들고 있었다. 가을이 거기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앞 좌석 여학생이 앉아 있었던 자리에 휴대폰이 놓여있다.
망설이다가 집어 들었다.
나는 며칠전 휴대폰을 분실해서 연락이 두절된 채 사흘 가량을 보냈다.
문명의 이기라지만 없었을때도 살았는데 가끔 노래방에서 느꼈었던것 처럼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명의 이기에 지배를 받고 있음을 실감했다.
노래방이 생기고 난 후로는 노래의 가사를 외지 못한다.
아니 욀 필요가 없어졌다.
휴대폰을 지닌 시간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리고 나니 얼마나 불편한지
도대체가 안절부절 못했었고 답답했었다.
결국은 새로 마련 한 후에 더 답답한것은 남편과 집 그리고 친정집,그리고몇개의
전화번호 말고는 욀 수 있는 전화번호가 별로 없었다.
추석을 전후해서 바빳다고는 하지만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없었다.
전화가 오거나 메일을 아는 분들에게는 메일로 전화번호좀 보내 달라고 부탁을 하기에
이르렀으니 나의 기억력에 이미 이상이 오고 있는것 같이 여겨졌다.
전화로라도 명절 잘 보내시라는 인사를 여쭙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혼자 웃는다.
그리고 혹시 해서 냉장고 냉동실을 뒤져 보았다.
출근하는 남편의 시계를 가져다 준다는 것이 그만 냉장고에서 뭘 꺼내려 했는지
냉동실에 넣어 두고 찾느라 애쓰다가 우연히 그곳에서 꽁꽁 얼어 멈춘 시계를 발견하고는
웃다가, 한숨 쉬다가 했던 전력이 있으니 그곳을 찾아 볼 밖에...
사흘간을 전화기 없이 지내다가 지방엘 다녀 올 일이 생겨 결국 찾는것을 포기하고
새로 마련했다,(하긴 접촉이 불량해서 바꿀때도 되긴 되었다는데..).
그런데 차 안에서 휴대폰을 발견한 순간 내 생각이 났고 그것을 찾으려 안타까워할
주인이 생각 나서 우선 집어들고 내렸다.
그리고 집 전화로 되어 있는 번호에 통화를 시도하니 여학생이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주인이였다.
"제가 이 전화를 주웠거든요,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지..."
이렇게 전화를 하다가 감기 기운 때문에 기침을 하게 되었다,
목이 아파오는것이 어째 감기인듯 하고 목까지 조금 쉬었다.
기침이 한참을 멎지 않아 통화중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내가 있는 곳으로
가질러 오라고 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여학생이 내가 있는 곳으로 왔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한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쭈빗쭈빗 한다.,
"왜? 할말 있니?"
"아줌마 고맙습니다, 그리구요 이거요.."
"그게 뭔데?"
"아까 감기 기운이 있어 기침을 하신다고 해서요 이걸 사 왔어요,,
이 약 드시고 감기 나으세요."
받아 들고는 코 끝이 시큰해 진다.
종합감기약 하벤 캡슐이 들어 있는 약이었다,
"하벤 플러스" 2곽이었다.
잠시 고맙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참 이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다,, 아마 이 약을 먹고 자고 나면 감기 뚝이겠다...."
안녕히 계시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총총 교문 앞을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이 신퉁했다.
그리고 그 센스있는 어린 학생의 행동으로 감기는 물론 그냥 지나칠것이다.
빙긋이 웃으며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음~~ 나도 저런 이쁜 딸 하나 있었으면,,,"
첫댓글 파란님 만큼이나 센스가 있는 여학생 이었군요! 감기 걸리신 모양 인데 조금 덜 피곤해야 빨리 쾌차 합니다. 몸 좀 쉬게 하세요.^^
홍천 가는 길에선 누구나 파랗게 물들 것이다.
도로변에 코스모스처럼 예쁜 두사람,감동을 주네요.냉동실에선 시계가 멈추는군요.
센스있는 여학생이군요 감기는 몸이 피곤하면더해요 감기에는 쉬는게좋아요 감기란놈 웃습게 여기지말고 몸도 휴식이피로해요 가을은 역시 코스모스가 최고여 ㅎㅎㅎ
사내애 같았으면 무얼 사들고 왔을까나, 잠시 갸웃해 봅니다...어쩜 군고구마를 한 봉다리....헛허허허....
그 학생 참 엽엽 하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것 같은 학생이네요. 그나저나 사진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군요.
생각이 참 예쁜 학생 이네요.. 얼굴 함 보고싶다... 뉘집 딸인지... 파아란님 정말 그런 딸 하나 갖고 싶었겠네요.. 환절기에 감기조심 하시고...건강하세요..^^*
늘향님! 명절 잘 보내셨지요? 늘향님께서도 환절기를 건강하게 보내세요.
으~~~음~~~~~~~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