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이 가속화 되면서, 음식료 업체들의 판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연 가격인상은 단기에 일어날 수 있을까? 이번 가격인상은 섹터 전반에 걸쳐서 대대적으로 일어날 것인가? 물론, 중기적으로 식료품 물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다만,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멈추지 않는 곡물가격 상승, 언제까지 지속될까?
당사가 지난 21년 전망자료에서 예상했던 바와 같이,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 세가 지속되고 있다. 옥수수/소맥/대두/원당 가격은 20년 상반기말 대비 각각 +45%/+33%/+53%/+36% 상승하였다. 수요 측면에서 중국 돼지사육두수 회복으로 사료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공급 측면에서 작황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노동력(외국인 노동자)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유동성 측면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통화량의 급증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Cost Push Inflation 기대감까지 국제 곡물시세에 반영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후 급감한 돼지사육두수를 21년말까지 회복 시키려 하고 있다. 돼지고기에 대한 초과수요를 해소하고, 돈육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함이다. 따라서, 글로벌 곡물 수요의 구조적 강세 요인이 21년말 까지 지속되면서, 올해 내내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곡물가격 상승이 원/달러 환율 하락 이상으로 크게 나타나면서, 국내 소재/사료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원재료의 매입/ 투입 래깅을 감안한다면, 원가 부담으로 인한 소재/사료 업체들의 이익 감소가 21년 상반기부터 급격히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곡물가격의 급격한 상승, 가격인상은 언제?
현재의 곡물가격 상승 강도를 감안한다면, 21년 하반기부터 국내 식료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 매크로 환경의 급변으로 곡물가격이 조기에 안정화 되는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식료품 가격 인상은 장기간에 걸쳐서 지속될 것이다.
과거 식료품 물가 상승 구간을 살펴보면, 대체로 곡물가격 상승 전환 이후 9개월~1년 후에 소재/사료의 판매가격 인상이 나타났다. 음식료 업체들의 원재료 매입과 투입 시점의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곡물가격 상승이 3Q20부터 본격화 된 점을 감안한다면, 2Q21~3Q21부터 소재/사료 제품의 판가 인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
키움 박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