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2005년 독일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들른 곳이 독일
바이오가스 협회 회장인 조세프 펠마이어의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이었다. 펠마이어는 자신이 직접 150여 마리의 젖소를 기르면서 1996년부터 여기서
나오는 소똥을 주연로로 바이오가스 전기를 생산한다. 연간 소똥 9000톤에다 음식물쓰레기 6000톤, 농산물시장에서 나온 야채나 과일쓰레기
2000톤, 도축장 기름덩어리 1000톤을 섞어 하루 약 1만2000kWh의 전기를 생산한다. 전기 판매 수익은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하루 약
150만 원이 넘는다. 독일은 개정된 전력매입법에 따라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할 경우 연간 전력 생산량이 15만kWh 이하이면
17.5유로센트, 그 이상이면 16유로센트, 그리고 자기 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 등을 이용할 때는 10.23유로센트
가격으로 전기를 사준다.
이처럼 똥은 전기를 생산한다.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박테리아들은 똥을 청소하면서 열심히 방귀를
뀌어대고 바로 이 메탄가스를 태워 발전기를 돌리면 전기가 생산되는 것이다. 이 전기
생산과정에서는 열도 발생한다. 똥오줌을 발효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이런 발전 방식이 다름아닌 바이오가스 열병합 발전이다. 메탄가스 1톤은
1리터의 석유에 해당하고 9.94kWh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리고 최후로 더 이상 메탄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발효가 다된 똥은 쓰레기가 아니라
질좋은 비료로 새롭게 태어난다.
바이오가스 발전시설의 설치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똥오줌과 각종 음식물 쓰레기, 풀 등을
함께 집어 넣어 발효시키는 발효조 탱크와 메탄가스 저장소, 그리고 발전기만 있으면 된다. 축산 분뇨의 양에 따라 발효조나 가스포집소의 크기가
다르고 발전기의 용량이 다를 뿐이다. 발전소 주인은 똥과 풀과 기타 다른 유기물질을 넣어만 주고 발전기를 점검하기만 하면 된다. 다른 모든 것은
박테리아가 알아서 자원봉사를 해준다. 발전기 소리가 시끄럽긴 하지만 거대한 화력발전소에 견주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가스를
줄이고 자원을 순환시키면서 동시에 수질오염도 방지하고, 무엇보다도 돈을 버는 일에 그만한 소음쯤이야 봐줄만 한
것이다.
발효에도 청소부 박테리아의 기호에 따라 저온발효와 고온발효가 있는데 고온발효 때 메탄가스의 발생량이 더 많다.
그래서 대개 겨울에는 발생되는 전체 메탄가스의 약 30% 정도를 발효조에 열로 공급해준다.
똥이 원자력발전소를
없앤다!
독일 징엔의 바이오가스 열병합 발전소. ⓒ프레시안
유럽의 바이오가스 시설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바이오가스 발전소를 설치한 농가수는 2005년에 1만 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민간에서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면 이를 전력회사가 사주는
전력매입법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그리스, 영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칼,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등 거의 모든 유럽 국가가 나라별로 가격은 다르지만 10년에서 20년 정도까지 바이오가스 전기를 사준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처럼 발전량과 성격에 따라 차등 지불하는 곳도 있고, 벨기에나 영국, 스웨덴처럼 시장가격에다 시장가격의 두 배나 되는
보너스를 덧붙여서 사주는 곳도 있다. 그리고 기존의 시설보다 새로 설치한 바이오가스 전기에 대해 조금 더 비싸게 사주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가스 발전소는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보급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햇빛발전, 바람발전과
더불어 이미 바이오가스 발전은 기존의 원자력과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새대교체의 주역 가운데 하나로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유럽의 농부들은 이제
농사일뿐만 아니라 햇빛발전소, 바람발전소, 바이오가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투잡스 족으로 변신 중인 것이다.
짐승들마다 하루
똥오줌 배출량은 차이가 난다. 다 큰 짐승을 기준으로 한우는 하루 30리터, 젖소는 40리터, 돼지는 5리터, 닭은 0.2리터 정도의 전기
에너지 자원을 몸 밖으로 내보낸다. 200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기르고 있는 가축은 1억9157만9000마리에 이른다. 환경부에서는 해마다
환경백서를 발간하는데, 2005년 환경백서를 보면 이들이 배출해내는 축산폐수(환경부의 공식 용어)는 2004년에 하루 총 15만483톤 정도나
된다. 이걸 전부 전기와 열로 바꾼다면 원자력발전소는 더 이상 짓지 않아도 된다. 아니 사람 똥까지 바이오가스 발전을 하고 바람발전, 햇빛발전을
더 확대한다면 원자력 발전소를 전부 폐기처분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사람 똥과 오줌에 대해서는 아예 통계도 없다.
환경부의 통계방식을 원용하면 한 사람이 하루 약 62만 톤의 폐수(!)를 배출해내는 점오염원(point source)이 다름아닌 4800만
인민들이다. 빗물이나 논물 등 불특정하게 배출되는 비점오염원(non-point source)과 달리 일정한 배출경로를 가진 오염원을
점오염원이라고 하는데, 환경부 입장에서 인민들이란 그저 점오염원(!?)인 셈이다.
이런 점오염원일 뿐인 사람과 가축 똥오줌을
이제는 발상을 바꿔 전기와 열, 퇴비로 바꾸어야만 한다. 전기와 열이 생산되지, 발효 후 찌꺼기는 훌륭한 퇴비가 되지, 수질 오염 방지하지,
똥오줌을 오염원으로 처리하는 정화비용과 각종 폐수처리 비용 사라지지, 정화조 비용 사라지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 사라지지, 게다가
지구온난화와 오존층 파괴도 줄이지 일석십조의 똥오줌 해결책을 주저할 까닭이 없다.
시급한 바이오가스 전력 생산시설
지원
똥이 복함오염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최근 농림부와 환경부는 축산분뇨를 전량
퇴비와 액비로 사용하자는 「축산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한 걸음 나아간 매우 바람직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법은 가축의 똥만 생각했지 사람 똥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 시설에
대한 조항이 아예 없다는 점에서 근본에서부터 문제가 있다. 사람 똥에 대한 대안은 별개의 문제로 친다 하더라도 앞으로 국회의 입법 과정에서는
적어도 똥으로 바이오가스 전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내용으로 법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똥과 음식물
쓰레기를 비싼 돈 들여 폐기물로 매립하거나 바다에 버리면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게 아니라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와 열과 자연비료로 만드는
방식을 외면해야 할 까닭이 하나도 없다.
아래 표는 각각의 물질들이 발효과정에서 발생시키는 메탄가스의 양이다. 지방이나
빵찌꺼기, 음식물 찌꺼기가 똥보다 훨씬 더 많이 메탄가스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똥오줌에다가 음식물 쓰레기나 기타 유기물질이면
무엇이든지 발효조에 함께 넣어두면 혐기성 박테리아들이 이들을 먹어치우면서 메탄가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프레시안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에 농촌에서 똥을 발효시켜
연료로 사용하는 가정용 메탄가스 플랜트가 시도된 적이 있었다. 제주도의 송당목장에서는 많은 돈 들이지 않고서도 소와 말똥을 이용해서 메탄가스로
가정용 난방과 취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에너지에 대한 장기 정책도 없었던 데에다 다국적 석유기업에 종속되어 버린 정부가 값싼 화석연료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이 메탄가스 연료는 흐지부지 사라지고 말았다. 부엌에서 검뎅이 때문에 고초를 겪던 주부들도 처음에는 대환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똥통에서 부엌까지 길게 이어진 가스관이 연상시키는, 똥불을 태워 밥을 지어먹는다는 편견을 극복하지 못하고 말았던
것이다.
파괴와 오염인가 에너지와 비료인가
21세기 초입인 오늘날 기후변화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임계점을 넘었는지 안 넘었는지 확언할 수 있는 과학자는 없다. 그만큼 기후변화에 대해서 인간의 조사연구, 인간의
과학은 무력하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이전의 기후변화와 달리 산업화 이후의 지구온난화는 사람이란 종의 짓이며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멕시코난류의
흐름이 달라지게 되면서 이제 지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기후변화를 겪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미 기후변화는 가설이 아닌 엄연한
현실이다.
독일 농가의 바이오가스 발효조 탱크. ⓒ프레시안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끊임없이 엄청난 독가스를 대기로 뿜어낸다. 여전히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자동차를 몰고 시장을 본다. 그 자동차 배기가스가 자신의 아기를 살해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만도 무려 300만 명의 사람들이 자동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스를 배출하는 비행기를 타고 공중에 떠 있다. 그리고 또한 여전히
에어콘을 틀어대고 여전히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으면서 난방을 해댄다. 전세계에서 배출되는 온난화가스 양을 계산하면 한 사람 당 평균 1톤
정도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평균치는 의미가 없다. 선진국 인민 한 사람이 내뿜는 온실가스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인민의 수십 수백 배나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산업화 이래 이미 뿜어낸 이산화탄소 양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1750년 이래 3분이 1이나
증가했다. 메탄가스 농도는 2.5배나 증가했다. 1957년 스크립스 해양연구소가 바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이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소리가 갈수록 커졌음에도 이런 증가 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간신히 교토의정서가 발효되었다고는 하지만
최대배출국인 미국은 참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지금 모두 함께 지옥으로의 행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숲속으로 가서
생태공동체를 건설한다고 해서 이런 행진과 기후변화를 피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환상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도피처로서의 자연도
없다. 아마도 자동차를 몰면 벌금을 물린다거나 수세식 화장실을 쓰면 감옥에 보낸다거나 하지 않는다면 이런 행진을 멈추기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생태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아무리 늦었다 하더라도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가운데
가장 주요한 것이 에너지와 농업이다.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과 자연순환 농업으로의 전환이야말로 무력하지만 촛불 하나 정도는 들 수 있는
인민들이 그나마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의미있는 행동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의 삶의 방식에 대한, 현재의 도시생활에 대한
성찰과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똥에 대한 인식의 혁명이 있어야
생태적 전환이라는 인식의
혁명에서 똥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핵심이 아닐까 싶다. 똥이야말로 에너지 전환과 자연순환 농업으로의 전환에 가장 적합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오존층 파괴와 지구온난화의 공범인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사람 똥에 대한 인식을 다시 바꾸어야만 할 현실에 직면해 있다. 기후변화를
이야기 하면 사람들은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암울한 미래는 자신이 죽은 뒤의 머나먼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지금의 광기에 가까운 낭비와
파괴의 문명, 생활방식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장 사람 똥으로 바이오가스 발전을 하자고 말하면 별 미친 놈이 있나 멀끔히 쳐다보다
외면하기 십상이다. 조금 상냥한 사람이라면 아파트나 밀집된 주거지역에서는 불가능하지 않냐는 현실론을 들먹인다. 이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하다.
가축 똥과 음식물쓰레기로 바이오가스 전기와 액비를 생산하는 파 주시 축분혼합공공처리시설의 발효조 탱크.
ⓒ프레시안
그러나 사람 똥을 이렇게 파괴하고 물을 오염시키고 그로 인해
땅을 죽이는 짓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인식만 있다면 얼마든지 극복가능한 현실의 대안이 마련될 수 있다. 왕겨나 톱밥, 짚만 있으면 냄새도
얼마 나지 않는 상태로 얼마든지 대규모 밀집 주거단지에서도 사람 똥오줌의 수집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나오는 비료를
농토에 뿌리는 시스템을 갖추면 화학비료로 죽어버린 땅도 다시 살려낼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전환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진 결과 2003년 「대체에너지 개발 및 이용보급 촉진법」이 개정되어 민간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면 국가가 높은 가격으로 15년
동안 매입해주는 전력매입 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고 시행되기까지는 3년이라는 세월이 걸려야 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고치고
고시를 만들고 한전과 계통연결을 하는 등등의 행정 절차를 거치는 데 그 만큼의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가히 행정에 의한, 행정을 위한, 행정의
나라라고 할 만큼 이 나라의 행정은 절망감만 불러 일으킨다.
그럼에도 아직도 전력매입법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발전소 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방정부는 국토이용법에 따라 대도시와 신도시에서는 발전소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원천금지되고 있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놀고 있는 공장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지으려고 하면 공장법에 따라 공장에는 다른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10kW
이상의 햇빛발전소를 지으려 하면 전기법에 따라 전기안전관리인을 상주시켜야 한다고 제동을 건다. 전기판매액이 전기안전관리인의 1년 인건비에도
못미치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나라의 재생가능 에너지 보급 확대 제도는 아직도 말잔치에 그치고 있을 따름이다. 산자부 관료와
에너지관리공단의 고위 임직원들조차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해 인식이나 신념이 한심한 수준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물론 점차 바뀌고 있다는 긍정의
증거가 그나마 희망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파멸로의 눈먼 행진을 멈춰야
우리도
뒤늦었지만 바이오가스 발전이 시작되고 있다. 이미 파주시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와 돼지 똥을 재료로 바이오가스 발전시설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긴 하겠지만 이런 의미있는 시작을 생태적 전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사람 똥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전기 생산도
시도되어야 한다. 유럽의 바이오가스 시설은 가축의 똥오줌을 이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 뿌리깊은 수세식 화장실 문명의 원조 지역답게 사람
똥을 바이오가스 발전 재료로 쓰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는 곧바로 식량 재앙과 에너지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거대한 식량과 에너지 쓰나미, 그리고 끔찍한 식량-자원 전쟁과 기아가 우리 앞으로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우리는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한가하게 오염된 바닷가에서 해돋이를 구경하네 마네, 사학법을 거부하네 마네, 장외투쟁을 하네 마네, 장관 임명이 옳으네 그르네 하며
우물안 개구리의 다툼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사람의 삶과 이 사회와 현대문명의 운명을 생각한다면,
불가피하게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한 반성과 발상의 혁명이 있어야 한다. 이제 인류는 산업혁명의 매캐한 연기를 없애기 위해, 석유와 석탄을 없애고
생태적 전환을 이룩하기 위해,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급격하고도 새로운 혁명을 준비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 혁명은 무엇보다도 나
자신부터 스스로 먼저 시작하는 혁명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나 자신부터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아주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하는 혁명 말이다. 박테리아와 동무가 되어 내 가족 똥과 짐승 똥,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나 전기를 만드는 일도 이런 실천에 속할 것이다.
그리고 똥비료로 텃밭을 가꾸는 일도 이런 혁명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끝
* 두
차례에 걸쳐 소개된 '똥에 대한 성찰'은 13일 발매되는 '녹색평론' 1-2월호에 '똥은 에너지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될 예정입니다. 전재를
허락해준 필자 및 '녹색평론' 측에 감사 드립니다. 〈편집자〉
얼마 전 겪었던 일이다. 요즘에는 시골집도 대부분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해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몇 가족이
놀러간 시골 어느 조그만 절집 해우소(解憂所: 절집 뒷간을 이르는 말)가 지금은 거의 골동품에 가까운 보기 드문 푸세식이었다. 절집 안에는
수세식 화장실이 아예 없었다. 일행 가운데 하나인 중학생 여자아이 하나가 냄새 진동하는 그 해우소를 조심조심 얼굴 찡그리며 들어가더니 곧바로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뛰쳐나온 아이는 곧바로 엄마 품으로 돌진해 그만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서양변기, 즉 앉아서 볼 일을 보는 좌식 양변기도 없는데다 부춛돌도 없이 쭈그리고 앉아 볼 일 볼 수 있게 그냥 구멍만 뚫어놓은 그
네모난 구멍 안으로 똥통 바닥에서 우글우글 꾸물럭대는 구데기를 본 모양이었다. 결국 제 엄마가 가장 가까운 주유소까지 차를 몰고 나가서야 그
아이는 간신히 뒤를 볼 수 있었다.
지금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거의 모두 수세식 화장실이 아닌 재래식 화장실에서는 볼 일을 잘
못 본다고 한다. 심지어는 학교 화장실도 더럽다고 가지 않고 마냥 참고 있다가 집에 와서 똥도 싸고 오줌도 싼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가히
정신병 수준으로까지 치닫는 기이한 위생관념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똥 자체를 혐오하고 더러운 쓰레기이자 불결하고 또
병원균이 득시글거리는 오염물질로 여기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다. 도대체 자신의 몸에서 나온 똥과 오줌을 무슨 에일리언이라도 되는 것처럼 기겁을
하고는 군사작전 하듯이 눈에 띌세라 재빨리 학살(!?)해버리는 이런 말도 안되는 가학성 히스테리 의식과 문화가 언제부터 우리 사회에
정착되었을까. 도대체 에너지이자 비료로서 아주 훌륭한 유기물질인 사람 똥을 애써 엄청난 돈을 들여 폐기물로 처리하는 이런 멍청한 짓이 어떻게 왜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뿐만 아니라 도시 문명생활의 필수요소가 되어 버리고 말았을까.
복합오염의 주범 수세식
화장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수세식 화장실은 근대화의 산물이다. 근 한 세기 동안 우리나라의 목표는 근대화, 현대화,
서구화였다. 경제발전이란 곧 서양식 생활양식의 채택을 뜻했다. 서양의 산업문명, 석유문명을 지고지선의 모범으로 삼아 허리띠 졸라매고 모든 것을
오직 서양의 것을 본받아 서양의학, 서양과학, 서양 인문학, 서양 사회과학, 서양식 생활양식을 몽땅 통째로 흉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그리고 한국전쟁이 끝난 뒤 경제개발계획이 본격 시행되면서 대략 삼사십 년만에 우리는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산업화와 서구화를 이루어냈다. 피부
색깔과 언어, 습관, 문화 등이 다를 뿐이지 지금 한국인들의 일상생활 모습과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의 일상생활 모습은 거의 차이가 없다. 매연으로
가득찬 대도시에서 화석연료를 태워 움직이는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고 비슷한 육식 위주의 음식을 먹고 비슷한 술을 마신다. 비슷한 텔레비전을
보고, 비슷한 휴대전화로 쉴새없이 누군가와 중얼중얼 얘기하고 그리고 비슷한 침대에서 잠을 잔다. 물론 비슷한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도
똑같다.
그러나 근대화가 어느 정도 달성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이 뭔가 잘못돼도 엄청나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점차
깨닫기 시작했다. 첨단 디지털 산업문명의 혜택을 고스란히 입으면서 살고 있는 우리의 삶 자체가 자연과는 철저히 멀어진, 사람이 단순히 로봇과
같은 기계가 되어버리고 만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끔찍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산업문명은 자연과 괴리된 삶을 강요할 뿐만 아니라
자연의 순환을 철저히 조각조각 깨뜨려버리고 나아가 자연을 아예 파괴하고 있다는 자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화석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얻고 지구자원을 파내 현대문명의 그 수많은 고층 빌딩과 공장을 짓고, 자동차와 컴퓨터 등 숱한 물건들을 만들어 사용하지만 그 댓가인
유독성 화학물질들로 인해 사람들은 암과 아토피와 같은 문명 질병으로 죽어간다. 그리고 이제는 돌이킬 수조차 없는 기후변화를 일으켜 언제 어느 때
멸종으로 치닫게 될지 알 수 없는 신세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현대 산업문명은 일종의 자살 문명, 멸종의 문명임이 확연해지고 있다. 자연의
순환을 깬 업보다. 그 업보의 상징이 다름 아닌 수세식 화장실이다.
똥은 쌀과 채소, 고기로 다시 우리 입으로
돌아왔다
불과 삼사십 년 전인 1960년대 이전만 해도 우리는 똥을 훌륭한 거름으로 사용했다. 서울 근교 농촌
지방에서는 돈을 주고 서울 시내 똥을 퍼가 퇴비를 만들었다. 이미 오래 전인 조선시대 이전부터 사람 똥이나 가축 똥은 재나 왕겨, 각종의
음식쓰레기, 볏집이나 풀 등과 함께 섞여 퇴비로 변해 논밭의 주요한 영양 공급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그때는 똥을 자기 집이 아닌 다른
집에 가서 누면 어른들의 불호령이 떨어지곤 했다. 심지어 제주도에서는 퉁시라 하여 뒷간이 바로 돼지집으로 사람 똥이 돼지의 주요한 음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20세기 초 천주교에 대항해 벌어진 농민항쟁 당시에 농민군들은 관군과 전투 중에도 뒤를 볼 때는 어김없이 돼지에게 밥을 주기 위해
집까지 뛰어가 퉁시에서 일을 보았다고 한다.
사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어야 생명을 유지한다. 이 음식물은 물론 지구상 모든
생명의 원천인 햇빛 에너지의 산물이다. 식물과 동물 모두를 먹는 잡식성인 사람은 밥통과 배알에서 이 음식물을 태워(우리는 이것을 점잖게
소화작용이라고 말한다) 사람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데 사람은 이 음식물 에너지의 약 30% 정도만을 불태워 쓰고 나머지 70%는
똥과 오줌으로 배출한다. 똥은 이렇게 불타고 남은 생명의 여분으로 유기물질이 풍부한 에너지원이다.
전통 농업사회에서 이 똥은
대부분 논이나 밭으로 돌아가 쌀과 같은 곡식이나 채소로 다시 우리 몸 속으로 돌아왔다. 또는 개나 돼지의 영양 만점 식사로 제공되었다가 다시
양질의 개고기나 돼지고기로 돌아왔다. 자연에는 폐기물이란 없다. 농업사회에서는 폐기물이란 개념은 없었다. 어떤 쓰레기라도 다 재활용되었고
생태계는 순환되었다.
그런데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사람은 폐기물을 만드는 이상한 종으로 변신해 버렸다. 그것도 엄청난 양을
만들어내 이제는 지구 밖 우주에서까지 폐기물을 만들어 버리고 있다. 일찍이 지구상에 이런 생물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인류라는 종은 특별하다.
만물의 영장이라기보다는 만물의 학살자이자 자살자인, 정신이 온전치 못한 포유류라는 점에서 슬기로운 종(호모 사피엔스)이 아니라 폐기물을 만드는
특이한 종임에 틀림이 없다. 더구나 이 종은 또 그 개체수가 순식간에 기하급수로 늘어나 온 지구에 빽빽하게 포화상태로 들어차 있다는 점에서 어떤
면에서 보면 지구 생태계의 입장에서는 가히 재앙이라고까지 말할 수도 있다면 지나친 말일까.
똥을 정화(!)하는 미친
현대인들
오늘날 사람들은 유용한 에너지이자 거름인 똥을 일부러 돈을 들여 먹는 물로 씻어내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그 오염된 물을 또 엄청난 돈을 들여 정화해서 다시 먹는 물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 찌꺼기는 또 돈을 들여 (작은) 유조선 같은 배에다 싣고
바다로 나가 바다에다 버린다. 우리나라에서는 군산에서 서쪽으로 200km 지점, 울산 남동쪽 63km 지점, 포항 동쪽 125km 지점 등 세
군데가 해양투기 지점이다.
자신의 똥을 황금빛 곡식과 채소로 보지 않고 폐기물로 버리는 순간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폐기물로
비하시키는 결과를 빚게 된다. 실제 현대사회는 사회의 밥통과 배알에서 소화되고 있는 노동력 제공자를 빼고는 모두 쓸모없는 폐기물로 인식한다.
노인이나 노숙자, 장애인, 실업자들은 사회가 비용을 들여 처리해야만 하는 군더더기의 잉여인간, 귀찮은 폐기물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이런 인식과 이런 인식 아래 행해지고 있는 각종의 사회제도에 대해 그냥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무감각의 생활에 갇혀 있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수세식 화장실이 설치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1962년 마포 아파트에 세면기,
욕조, 좌변기가 있는 수세식 화장실이 설치된 것이 아마도 아파트에 수세식 화장실이 본격 보급되는 신호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970년대 이후
아파트가 도시주거 공간으로 급속하게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수세식 화장실은 아파트의 필수 시설이 되었다. 그러면서 일반 주택에도 빠르게 수세식
화장실이 보급되었다. 1977년부터는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해야만 음식점과 유흥업소 허가가 나왔다. 수세식 화장실은 단연 깨끗한 위생시설을 갖춘
근대화, 도시화의 상징이었다.
사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에서는 분뇨차나 똥지게를 볼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일반
서민들은 푸세식 화장실을 사용했다. 수세식 화장실의 역사는 기껏해야 근대화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삼사십 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짧은 기간 동안에
똥이란 불결한 것이며 각종 질병의 온상체라는 우리의 위생관념은 이제는 흔들릴 수 없는 신념으로 확립되었다.
똥의 동무,
청소부 박테리아
그러나 똥은 음식물쓰레기나 왕겨, 톱밥, 풀 등과 함께 푹 썩으면, 즉 박테리아에 의한 분해과정을
거치면 오염물질이 아니라 똥과는 전혀 다른 물질인 훌륭한 거름이 된다. 그리고 이같은 분해과정에서 각종 병원균과 기생충은 모두 죽어버리고 만다.
물론 심지어는 독성 화학물질까지도 분해되어 버린다. 이런 분해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산소가 있는 곳에서 번식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영양소가
분해되는 호기성 분해(好氣性, aerobic process)와 산소가 없는 곳에서 번식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영양소가 분해되는 혐기성
분해(嫌氣性, anaerobic process)가 그것이다. 쉽게 말해 호기성 분해는 부패이고 혐기성 분해는 발효라고 보면 된다. 박테리아라는
청소부는 산소가 있건 없건 부지런히 똥을 분해해서 분자구조가 전혀 다른 물질을 생산해내는 것이다. 물론 박테리아는 월급도 받지 않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같은 청소부 일을 자청해서 한다.
호기성 분해는 거의 냄새도 나지 않는다. 따라서 똥을 왕겨나 톱밥, 기타
다른 식물들과 섞을 때 호기성 박테리아가 일할 수 있게끔 공기가 통하는 충분한 공간만 켜켜이 만들어주면 아무런 냄새도 없이 양질의 거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냄새가 나는 것은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혐기성 박테리아가 왕성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혐기성 발효가 일어나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메탄가스나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같은 가스가 발생한다. 그러나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이 메탄가스가 또한 바로 전기와 열을 생산해낼 수 있는
에너지다.
호기성 박테리아는 섭씨 15도 부근에서 잘 자라는 저온성과 20도에서 45도의 중간 온도에서 잘 자라는 중온성,
그리고 45도 이상에서 잘 자라는 고온성으로 나뉜다. 물론 80도 이상에서 잘 자라는 초고온성 박테리아도 있다. 우리 몸에서 나온 똥 속에는
이런 박테리아가 1g에 1조 개나 있다. 그러니 시간이 좀더 걸려서 그렇지 겨울에도 퇴비 더미 속에서는 겨울잠도 없이 땀흘려 열심히 일하는
정규직 청소부 박테리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열이 안 날 수가 없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겨울에도 유독
거름자리에서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은 바로 이런 산소 좋아하는 박테리아의 땀이다.
물론 저온분해 과정에서도 조금 더디긴
하지만 고온분해와 마찬가지로 각종 병원균과 각종 기생충알 모두가 분해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렇게 곰삭은 똥거름은 화학비료로 망가진 논밭을 다시
살려내기도 한다. 논밭에 남은 잔류 농약성분 또한 거름을 뿌리면 분해되어 버리는 것이다. 질병의 온상체가 아니라 똥은 죽어가는 땅을 살리는
치료제의 재료다.
최악의 똥 처리 방식, 수세식 화장실
똥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메탄가스 냄새도 나고 각종 전염병을 옮길 수도 있다. 서양에서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수세식 화장실이 등장한 것은 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바로 그 결과물이었다. 산업화와 함께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영국 런던을 비롯한 유럽의 도시들은 똥을 하수구나 길거리에 마구잡이로 버리는 문제
때문에 심각한 위생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세 유럽의 페스트 창궐에도 이처럼 마구잡이로 버린 똥이 한몫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길거리가 워낙 똥오줌으로 뒤범벅된 상태인지라 여성들이 정장을 하고 외출하면서 옷에 똥이 묻지 않도록 고안된 것이 오늘날의 하이힐이다. 이층집에서
창 밖으로 던지는 요강의 똥과 오줌을 피하기 위해 머리에 쓴 것이 바로 신사 숙녀의 창이 넓고 높은 모자이다. 똥이 패션과 유행을 창조해낸
셈이다. 그리하여 19세기 말에 이르러 도시 하수구 체계가 대폭 정비되는 것과 함께 오늘날과 같은 워시다운형 변기가 보급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수세식 화장실은 똥을 더욱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최악의 똥처리 방식이었다.
20세기 초 미국 농무부의
토지관리국장을 지낸 위스콘신대학의 킹 박사나 동경대학에 와 있던 에드워드 모스, 포르투칼의 선교사 프로이스 등 일부의 서양인들은 수세식
화장실과는 전혀 다른 동양의 똥 이용 방식을 직접 와서 보고는 놀라움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 사람들은
서양과 달리 똥을 돈주고 사서 거름을 만든다고 찬탄해마지 않았다. 이렇듯 서양인들이 그렇게 부러워해 마지않던 자연순환형 농업이 불과 몇 십
년만에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똥오줌 씻어내는 데만 한 해에 댐 몇
개라니!
사람 한 명이 하루에 몸 밖으로 내보내는 똥은 대략 하루 한 번에 1kg 정도다. 오줌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약 여섯 번에 1.5~2.5리터 수준이다. 그런데 이 똥과 오줌을 씻어내는 데 필요한 수세식 변기의 먹는 물 양은 한 번에 보통 일반 변기의
경우 13리터(절수형 변기는 6리터 정도)나 된다. 1.8리터짜리 음료수 페트병 7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루 일곱 번만 화장실에 간다 해도 한
사람이 자신의 똥과 오줌을 씻어내는 데 드는 먹는 물 양은 자그마치 최소 90리터가 넘고 페트병으로는 자그마치 50병이나 된다. 수돗권
2000만 명이 하루에 똥오줌을 내보내기 위해 수세식 화장실에서 쓰는 수돗물 양만 해도 180만 톤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년이면 약
6억6000만 톤이다. 수자원공사의 계산대로라면 수많은 인민들이 반대해서 무산된 동강댐 공사에 1조 원이 들고 거기서 만드는 물의 양이
3억6000만 톤이라고 하니, 수도권 주민들은 오로지 똥오줌을 씻어내는 데만 1년에 동강댐 2개 정도의 물을 쓰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인민 한 사람이 하루에 쓰는 물은 409리터로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잘사는 나라보다도
40% 이상 훨씬 더 많다. 그야말로 물을 '물 쓰듯' 한다. 때문에 매년 조 단위 돈을 들여 댐과 광역 상수도를 건설한다. 수돗물은 대개 먹는
물로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수세식 변기를 비롯해서 세탁이나 목욕, 음식물 조리와 세척 등 생활용수로 쓰인다. 우리나라 수도요금은 톤당
316원으로 미국의 2310원에 견주면 9분의 1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전국 상수도의 1년간 요금 부과액(2003년)은 총 2조3924억 원에
이른다. 그리고 대개 먹는 샘물은 수돗물보다 500배에서 1000배의 가격에 팔리는데, 먹는 샘물 판매금액(2003년)은 1903억 원
정도다.
1993년부터 5년 동안 맑은물 공급 종합대책에 총 15조9000억 원을 투자했다. 1년에 평균 3조2000억 원,
하루 87억 원이라는 돈이 맑은 물을 만드는 데 쓰인 셈이다. 그리고 1996년부터는 그 후속대책으로 물관리 종합대책이 세워져 2005년까지
10년 동안 자그마치 26조90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들였는데, 수돗물이 좋아졌다거나 강물이 맑아졌다고 생각하는 인민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자, 숫자에 도무지 밝지 못해 늘상 사기만 당하고 사는 어수룩이들도 이런 수치 정도는 그냥 쓱 쳐다만 봐도 무엇인가 잘못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수세식 화장실 문명에 중독되어 이상한 짓을 벌이고 있는지를
말이다.
땅, 강, 바다를 살해하는 쌍둥이: 수세식 화장실과 화학비료
일반 시민들이 정화조를
설치하는 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그렇다 치고 분뇨처리 시설과 오수처리 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데, 그리고 하수도 시설을 확충하는 데 들어가는
돈만 해도 엄청나다. 그렇게 정화조를 통과해서 하수종말처리장까지 간 똥오줌을 씻어낸 물이 아주 깨끗한 물로 정화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또한
아무도 없다. 법에 정해진 산소요구량(BOD) 기준에 맞다고 해서 위생정화된 물이라고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화조에서 희석된 물은 사실
똥오줌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죽어버린 상태에서 오히려 수인성 질병 병원균의 서식처가 되어 버리고 만다. 그야말로 병원균의 온상이 되는 오수로
변하는 것이다. 정화조에 남겨진 찌꺼기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게다가 법으로 정해서 집을 지을 때는 반드시 정화조를
설치하게 되어 있다. 사람 똥과 가축의 똥으로 아주 양질의 퇴비를 만들거나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짓기 때문에 정화조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건 위법이라고 고발당하고 만다. 이것이야말로 오히려 이상한 위생관념에 도착되어 미래를 학살하는 정신이상자들의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똥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가장 강력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똥이 양질의 거름으로 변신하는 것을 중단하고
오염물로 강과 바다로 쓸려나가면서 대신에 논과 밭은 화학비료로 뒤범벅되기 시작했다. 화학비료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처음에는 작물 생장을
촉진하는 기적의 비료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1956년 충주비료가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남한에 본격 공급되기 시작한 화학비료는 이제 땅을 죽이는
토양 산성화의 주범으로 밝혀졌다.
흙이 산성화되면 거기서 자라는 작물도 산성화되고 그것을 먹는 사람도 산성화된다. 또 흙이
딱딱하게 굳어 공기 유통이 되지 않고 미생물이 줄어들면서 식물 뿌리가 잘 자랄 수 없게 된다. 한 숟가락의 흙 속에는 약 1억 마리의 박테리아와
방선균 2000만 마리, 원생동물 100만 마리, 조류와 균류 약 20만 마리가 살고 있다. 가히 미생물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화학비료는 그런 미생물이 사라진 죽은 흙을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 가운데 병원균들은 대개 산성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산성화된 토양은 끊임없이 병해충이 발생하게 되고 그래서 농민들은 또 농약중독과 잔류농약 공포에도 어쩔 수 없이 농약을 살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화학농법의 악순환이다. 화학비료 또한 질소는 70%, 인산 가리는 80% 정도나 흡수되지 못하고 빗물에 씻겨 강을
오염시킨다.
똥을 살해하는 범죄자들이 땅을 살해하는 화학비료도 만들어냈다. 한마디로 수세식 화장실과 화학비료는 산업화와
근대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일란성 쌍둥이의 발명품이다. 그리고 물론 가장 멍청한 범죄를 저지르는 발명품이다. (계속)
[전라북도청] 카프코씨앤아이, 병술년 전북이전 대기업 1호
- 전북도의 친환경기업 유치전략에 부응하는 신재생에너지·전략산업업체
- 군장산단내 1만평, 고용창출 3백여명, 연매출 1천억원이상, 농가소득·노임소득 각각 1백
억이상
전북도가 병술년 들어 첫 번째 대기업유치의 테이프를 끊었다.
실속있고 친환경적인 전략산업을 중점 유치하겠다는 전북도의 기업유치전략에 부응하는 유치
성과라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올해들어 타지역에서 도내로 첫번째 둥지를 짓는 업체는 경기도 광주에 소재하는 신재생에너
지업체인 ㈜카프코씨앤아이(대표 서성식)로 군산지역에 입주를 확정하고, 11일 전북도와(도
지사 강현욱) 투자협약을 체결하였다.
전북도에 따르면 ㈜카프코씨앤아이는 군장국가산업단지내 1만평 부지에 150억원 이상을 투
자, 금년 2월에 착공, 연말경에 본격 가동하게 되며, 차세대 경유대체에너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인 바이오디젤을 하루 400톤이상 생산할 계획으로 있다. 이규모는 100∼
200톤 생산규모를 벗어나지 못하던 바이오디젤의 한계를 뛰어넘는 규모이다.
이날 서성식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생산원료의 해외수입으로 인해 항만이 있는 평택
지역 석문단지와 대주단지를 검토중에 있었으나, 이 정보를 입수한 전북도의 적극적인 노력
과 지원사항설명 등 기업의 입장에서 모든 행정지원을 다하는 부분에 크게 감명받아 투자를
확정하게 되었다고 밝혔으며, 또한 바이오디젤 원료인 유채꽃단지를 대규모로 조성 해줄 것
을 전북도에 건의하며, 조성시 전량 수매할 계획도 갖고 있어 지역의 관광산업과 농업경제
에 적지않은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전북도는 투자업체의 원활한 공장이전을 위하여 이전보조금과 각종세제혜택 지원하
고, 관용차량과 관내의 디젤차량, 선박들에 대하여 바이오디젤을 사용토록 적극 권장할 계획
이며, 또한 경기도 광주에 있는 본공장도 추가 이전을 유도할 계획도 있다.
이 기업유치로 3백여명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 및 노임소득 각각 1백억이상, 연매
출 1천억원이상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
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보도자료 2006-01-11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