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걷기 여행
화천 낭천산림욕장~붕어섬
물안개 자욱한 북한강변 길
낭천산림욕장 입구~낭천루~화천천~북한강~붕어섬~화천터미널
안개를 좋아하는가? 안개 자욱한 강변길을 좋아하는가? 화천은 거의 매일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안개로 인해 신비롭게 변한다. 북한강과 화천천이 시가지를 두면으로 감아 흐르고 있고, 다시 그 둘레를 산들이 둘러싸 안개를 피어오르게 한다. 화천의 '걷기 좋은 길'은 화천의 이런 자연환경을 걷는 길이다. 시가지에서 멀지 않은 낭천산림욕장을 가볍게 올랐다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화천천과 안개 자욱한 북한강변을 이어 걷는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엔 언덕이었으나 섬이 된 '붕어섬'이 있다.
*낭천산림욕장 입구-낭천루 지도 1~7
화천읍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산림욕장
화천이 화천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1896년(고종 6년). 고구려 때는 생천군, 야시매로 기록되었으며, <삼국사기>를 보면 통일신라 때 낭천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기록이 남아 있다.
코스의 시작은 그 낭천이라는 이름이 붙은 낭천산림욕장이다. 산림욕장 입구(1)는 화천읍내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화천청소년수련관 바로 뒤편에 있다.
화천은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하다. 낭천산림욕장 역시 해발 90m인 입구에서 시작해 고도가 가장 높은 낭천루(327m)까지 표고차가 217m에 불과하지만 '편하다' 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능선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꽤 가파른 길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입구는 '낭천산림욕장' 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비석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초반의 포장된 가파른 길을 따라 5분 정도 오르면 정자쉼터(2)가 나온다. 처음부터 힘든 길을 걷는 '산책객'을 위한 배려처럼 느껴진다.
길은 여전히 올려다봐야 한다. 쉬엄쉬엄 오르자 곧 ㅏ자 삼거리(3)다. 이정표에 따르면 직진은 '등산로'이며, 오른쪽 계단이 심어진 길은 '산책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려 계단을 오르자 주위를 울창한 잡목 숲이 에워싼다. 가파른 계단이 끝나자 길은 사람들의 흔적으로 만들어진 오솔길. 한숨 돌리게 하는 편한 길이 서서히 시작된다.
나사처럼 산 둘레를 휘감아 오르다보면 '낭천루'를 알리는 이정표(4)가 나온다. 이 ㅏ자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조그만 쉼터(5). 작은 놀이터만 한 공터에 나무를 찬양하는 시 한편이 쓰여진 안내판과 앉아 쉴 수 있도록 벤치와 평상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소나무 기둥에 붙은 낭천루' 이정표를 따라 2~3분만 가면 왼쪽으로 이층정자가 보이는 능선(6)이다. 정자 쪽으로 가자 한글로 '낭천루' 라고 새겨진 현판이 확실하게 보인다. 정자의 이층에 올라보자 전망이 기대만큼 좋지는 않다. 나뭇가지 사이로 파로호 하류에서 이어지는 북한강 물줄기가 조각난 듯이 보인다.
*능선-북한강변-붕어섬 입구 지도 8~18
매년 겨울 산천어축제 열리는 화천천
낭천루 뒤로는 '상덕봉'과 '아5리, 건강샘터'까지 이어지는 길이 있기는 하나 북한강변 길을 걸으려면 지나온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6번 지점을 지나치면 약수터와 낭천루를 알리는 이정표(8)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능선을 따라 계속 내려간다. 길 왼쪽으로 키 큰 잣나무가 숲을 이뤘고, 아늑하게 보이는 숲 안엔 간단한 체육기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얼마 안 가 끝나는 능선 길엔 대붕정(10)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있다. 낭천루처럼 나뭇가지가 시야를 많이 가려 이곳에서도 역시 시원한 북한강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대붕정 오른쪽에 나 있는 조붓한 오솔길을 따라 간다. 곧 나무계단이 있는 T자 삼거리(11). 왼쪽 아래로 보이는 금용사로 내려가면 지나온 이정표에 등장했던 '약수터'(12)다. 콸콸 쏟아내는 약수는 아니지만, 돌 받침대에 고인 물이 맑고 차다. 옆에 세워진 수질 검사판에도 '음용적합'으로 나와 있다.
금용사 옆으로 난 돌계단을 밞으면 계단이 끝나는 곳에 차도와 그 뒤로 하천(화천천)이 보인다. 차도(13)로 나오면 낭천산림욕장 길도 끝난다. 이곳까지 산림욕장을 걸은 길은 불과 2km지만 꽤 힘든 고갯길을 걸은 탓에 그리 싱겁게 느껴지진 않는다.
차도로 나오면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몇 걸음 떼지 않아 화천천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온다. 하천으로 내려가자 붉은색 자전거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서울의 한강변이라면 끊임없이 자전거와 산책객들이 오갈 테지만 이곳에선 한적한 천변과 아주 가끔 지나치는 산책객들이 전부다.
화천천이 꽁꽁 얼면 구멍을 뚫고 군에서 미리 풀어두었던 산천어를 낚는 얼음낚시와 별도로 마련된 행사장에서 벌어지는 맨손으로 산천어 잡기, 그 외 '눈성쌓기' '눈조각대회' 등 많은 행사가 열린단다. 이 한적한 천변길에 수없이 몰려든 인파가 언뜻 그려지진 않는다. 그러나 매년 열흘 동안 열리는 산천어축제 덕에 화천을 찾는 관광객은 무려 연간 1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화천의 대표적인 관광 아이템인 이 산천어가 정작 지역의 고유어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화천천이 북한강으로 합수되는 부근에 이르면 천변길이 끊긴다. 그러면 오른쪽에 있는 보행전용 목교(14)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제 거의 매일 화천을 신비로운 도시로 만드는 북한강이 바로 코앞이다. 흐르는지 마는지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고요한 북한강이 옅어지는 안개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북한강변을 따라 붕어섬까지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둑 위로 오르지 말고 북한강을 왼쪽에 두고서 걸으면 된다. 걷다보면 강가에는 재난구조대 선박(16)도 떠 있고,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비행기는 퇴역한 F4팬텀전투기를 전시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전방으론 한 폭의 수묵화처럼 자신의 모습을 강물 위에 반영한 '붕어섬'이 보인다.
강변길을 따라 가면 곧 붕어섬으로 들어가는 붕어섬 다리(18)에 도착한다. 다리의 양 교각엔 소위 '대물' 크기인 붕어 동상이 물 위로 뛰어오르는 형상으로 얹혀 있다.
*붕어섬-화천터미널 지도 19~23
물에 잠겨 섬이 된 언덕
붕어섬은 원래 섬이 아니었다. 늪으로 둘러진 언덕이었는데, 춘천댐이 생기면서 북한강 상류 수위가 높아져 언덕의 아랫부분이 물에 잠기고 결국 '섬'이 되었다. '붕어' 라는 이름이 붙은 연유는 유달리 이곳에서 붕어가 잘 잡혔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하늘에서 바라본 섬의 모습이 붕어를 닮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붕어섬은 '작은 남이섬'쯤 되겠다. 2인용, 1인용 자전거를 대여해 1.5km 가량 되는 섬 둘레를 돌아볼 수 있고, 섬의 서쪽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 볼 수도 있다. 그 외 간이매점과 주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천연잔디구장, 테니스장이 있다.
다리를 건너 섬으로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포장된 도로, 오른쪽은 산책로가 보인다. 산책로로 방향을 잡아(19) 시계 반대방향으로 붕어섬을 한 바퀴 돌아보면 된다. 길을 끝까지 걸어가면 천연잔디구장(20)과 테니스장이 나온다. 테니스장 너머로 붕어섬의 남쪽부분이 더 있으나 안전문제로 이곳까지만 개방되어 있다. 섬을 한 바퀴 돌아 산책로와 포장도로로 나뉘었던 19번 지점(21)으로 돌아온다. 다리를 건너면 붕어섬 일주와 함께 실질적인 '걷기'도 끝을 맺는다.
화천터미널이나 코스의 출발지였던 낭천산림욕장도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화천터미널(23)은 강변길에서 둑 위로 올라, 차도 맞은편 시가지로 들어선 뒤 5분 가량 더 걸으면 나온다. 낭천산림욕장으로 가려면 화천터미널을 지나서 읍내를 벗어난 뒤 '출렁다리'를 통해 화천천을 건너면 된다. 낭천산림욕장 입구는 화천청소년수련관 바로 뒤에 있다.
*코스 가이드
▶걷는 거리:총 6.1km(단축 없음) ▶걷는 시간:1시간30분~2시간(단축 없음) ▶난이도:무난
▶대중교통
코스의 출발지인 낭천산림욕장은 화천터미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따로 교통편을 이용할 만큼 멀지 않다. 터미널에서 '청소년수련관'을 물어보면 대부분의 주민들이 방향을 알려준다.
서울-화천터미널 동서울터미널 06:20~19:25(15회 운행), 상봉터미널 06:00~18:20(13회 운행)
▶승용차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춘천JC까지 간 뒤 원주, 춘천, 조양 방면인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다. 26km를 더 달리다 소양강댐 방면으로 빠져 고속도로를 벗어난다. 배후령을 넘어 파로호 하류를 지나치면 약 5km 거리에 낭천산림욕장 입구가 나온다.
주차-낭천산림욕장 입구에 있는 주차장(N38 06 31.3 E127 42 44.4)과 맞은편 화천 청소년수련관 주차장(N38 06 31.3 E127 42 43.1)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숙식(지역번호 033)
숙박-화천읍내에 파로호펜션(441-1488), 덕성파크모텔(442-2204),다래민박(442-8577) 등이 있다.
식당-화천읍내에 구이구이(442-9295), 초항의시(산채비빔밥, 442-4628) 등의 업소가 있다.
매점-화천읍내 다수
식수-낭천산림욕장 약수터(지도 12번 지점)
화장실-화천청소년수련관, 붕어섬
*출처:강원도 심산유곡 트레킹의 모든 것 <강원도 걷기여행>
참조:새 걷기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