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기상청, 퇴직 청장이 세운 부적격기관에 용역"
이데일리 | 피용익 | 입력 2014.08.13 18:53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기상청이 퇴직한 청장이 세운 자격미달 용역기관에 3년간 34억원의 계약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3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기상청은 전 청장 정모씨가 퇴직 직후 세운 '한국기후아카데미'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모든 교육·훈련 용역계약을 몰아줬다.
계약 건수는 82건이다. 감사원은 이 중 6억원 규모에 달하는 48건의 계약에 대해 "기상청이 직접 추진할 수 있거나 교육 일정이 하루에 불과한 단발성 행사"라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협상이나 입찰계약으로 진행해야 하는 13건의 용역계약의 경우 기술평가에서 기후아카데미만을 '적격'으로 평가해 독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약 중에는 추정가격이 2000만원 이상으로 국가시스템을 통해 2인 이상의 견적서를 받아야 하는 사항도 있었지만 기상청은 1인 견적서만 받은 채 기후아카데미와 950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기상청은 2010년에는 기후아카데미가 제출한 기상업무 교육·훈련기관 지정 신청서를 날림으로 검토해 허위 신청서를 받아 지정 승인을 했고, 나아가 올해 2월 관련 법령을 어기고 공개모집절차 없이 기후아카데미를 교육·훈련 위탁기관으로 지정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밖에 기상청이 2012년 다목적 기상항공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업무 소홀로 규격 미달의 항공기 도입 계약을 맺은 사실을 적발했다.
기상청은 당초 '26개 기상관측장비를 일괄 장착할 수 있는 20인승 이상 항공기'로 입찰공고를 내고서도 실제로는 이와 다르게 평가를 진행, 장비를 일괄 장착할 수도 없고 정원도 13명에 불과한 항공기에 160억원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피용익 (yonik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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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러운 부패사슬을 끊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