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 26 (거제중앙신문 칼럼입니다)
49 : 26
원시 사회는 모계 사회였다. 혈통이나 상속관계가 어머니를 중심으로 이루어 지며 아버지는 수렵. 어로 나 열매의 채취 등으로 먹을 것을 구해들이며. 다른 부족들의 침입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모계사회제도다.
최근 세계 14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어머니로써 살아가기 좋은 나라” 에 우리나라가 46위에 올랐다고 한다. 물론 열손가락 안에도 안 들어갔으니 아직 멀었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로서는 일본이 1위고 그다음 2위가 우리나라라고 한다. 우리나라 아내들의 지위가 그렇게 향상된 줄은 나도 작금에야 알았다.
이는 우리나라 남여의 평균 수명만 보아도 쉽게 입증이 된다.
세계보건기구가 지난 5월 18일 발표한 “세계 보건 통계 2007”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여자 82세 남자 75세로 평균 78.5세 라고 한다. 세계 194개국 가운데 26위를 차지하였다.
개인의 수명은 타고난 유전적 체질과 선천적 질병. 그리고 개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그 길고 짧음이 좌우 되겠지만, 평균수명은 생활여건이 얼마나 좋은가. 쾌적한 환경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덜 받고 마음 편히 사는가. 건강에 필요한 음식을 궁핍하지 않게 먹을 수 있는가. 삶에 허덕이지 않고 여유롭게 건강 운동을 하며 사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여자의 수명이 더 길다는 것은 여자들이 이러한 조건들을 남자들보다도 많이 누리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나는 아내들의 지위가 향상된데 대한 불평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아내의 주도권이 강해진 마당에 뒷전에서 궁시렁 거려봐야 좋을 게 없다. 이럴 땐 얼른 강자의 편에 서서 박수를 쳐 주는 게 좋다.
호랑이 같은 맨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금년 8월 12일에 있을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앞둔 지난 9일의 현지 평가전에서 “이사를 도우라”는 아내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하고 경기의 감독을 포기한 채 자리를 비우고 집으로 가서 이사를 도왔다고 한다. 이는 영국 언론의 보도를 받아 국내 언론들이 전했다. 이런 판국에 우리네 촌부들이야 더 오죽 하겠는가.
한 때는 매 맞는 아내들이 많아 자치단체마다 쥐도 새도 모르는 곳에 피정의 집을 마련해 놓고 남편의 매를 견디지 못해 도망 나온 아내들을 보호하였지만 지금은 매 맞는 남편 또한 부지기수라고 한다.
나는 생각해 본다. 왜 여자들이 이렇게 가권(家權)을 잡게 되었는가? 왜 이렇게 드세어 졌는가?
첫째가 교육의 균등으로 여성들도 세상을 가감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여성들의 사회 경제 활동의 영역이 넓어지고 평준화 되었다는 점 즉 여성들도 돈을 벌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셋째는 TV를 비롯한 각종 보도매체를 통하여 집안에서도 세상물정을 훤히 알게 되어 남자들이 허풍을 떨며 허세를 부릴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원인이 남편들이 자녀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바람에 아내들이 육아에서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전담하면서 아이들을 모두 아내의 편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모두 어머니의 편이다. 아버지는 집에서 표가 없다. 민주사회 민주가정에서 표 없으면 실권 없는 건 뻔한 사실 아닌가?
가정에서 먹고 입고 잠자는 것과 학비와 용돈 이 모두가 가시적으로는 아내로부터 나오니 철없는 아이들이 “우리 가족 중 가장 파워가 센 사람은?” 아라는 설문에 볼 것 없이 어머니에게 동그라미를 치고 그 쪽으로 줄을 서고 말았다. 그러나 어머니의 파워를 키운 그 이면에는 남편의 경제적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아내에게 뒷돈을 댄 사람은 남편이다.
그런데도 가정의 주도권은 이제 아내에게로 넘어갔다. 남편이 아무리 술을 퍼 마시고 와서 깽판을 쳐도 소용이 없다. 이제 폭력은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법이 있기 때문이다. 까불면 바로 이혼청구 소송이 들어가는 것이다. 재산 분배권이나 자식도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다는 등의 법적 지위도 갖추어진 상태가 아닌가.
남편들이 돈만 번다고 등골이 휘고 시간이 없어 아이들 돌보지 못하고 너무 힘들어서 술 한 잔 마시고 어정대는 사이게 가권은 아이들의 후원을 업은 아내에게로 넘어간 것이다.
또 최근의 어느 조사결과를 보면 성인 남성의 약 30%가 집에서는 변기에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한다. 물론 마누라의 엄명에 따라서 이다. 가랑이를 약간 벌린 자세로 빳빳하게 서서 시원하게 힘찬 물줄기를 쏟아 내는 것이 남성의 기개며 상징이라 할 것인데 그럴 경우 변기 주변에 소변이 묻게 된다는 이유로 그런 자유마저도 박탈당한 것이다.
단제 신 채 호 선생은 대장부가 어찌 세숫대야에 머리를 조아릴 수 있느냐며 뻣뻣하게 선 채로 만신에 물을 튀기며 세수를 하였다는데 요즘 남성들은 버리는 물마저도 쭈그리고 앉아 얌전히 버려야 한다니 사내들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이제 남성들은 전통적인 힘. 명예. 인격을 중시하는 남성상에서 벗어나 육아. 설거지. 집안꾸미기. 청소 등 협력적이고 여성적인 가치관을 두루 갖춘 남성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이런 남성을 신조어로 “엠니스족(M-ness)”이라 한다는데 이와 관련된 교육행사에 참여하는 남성들이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야 말로 스스로 마누라의 발밑으로 기어들어 가겠다고 자처함이 아닌가. 장래가 뻔한 일이다.
49 : 26. 어느 조사기관이 발표한 가정 주도권에 대한 아내와 남편의 비율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가정 주도권을 아내가 잡고 있는 가정이 49%. 남편이 잡고 있는 가정이 26%라는 말이다. 우려되는 것은 26%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수치라는 것이다. 나머지는 아마 가장 민주적인 부부협의체 가정인가 본데 이 또한 차츰 모계중심으로 기울 것이 뻔하다.
남편들이여! 이제 아내의 뜻에 따라 조용히 살자.
(연초면 천곡출신/한국 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수필가 협회/회원. 거경문학회/회장. 주.3S/회장)
첫댓글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여성들의 우세는 날이 갈수록 심해질검니다...남성들이여 화이팅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