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수 중국인 할머니 120세 생일 맞아>
세계 최장수 할머니가 지난 22일 120세 생일을 맞아 주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 쓰촨성 러산시에 사는 두핀후아 할머니. 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120세 생일을 맞은 두핀후아 할머니는 성·시 노령위원회와 현(县)정부로부터 화환과 생일 케이크, 축하금을 받는 등 열렬한 축하를 받았다고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이 24일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2002년 중국 상하이 기네스 본부로부터 세계 최장수 인증 증명서를 받았던 할머니는 생일 당일 많은 축하객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고 매우 기쁜 표정을 지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1886년 4월 22일에 때어나 3 세기에 걸쳐 살고 있는 이 할머니는 이날 각계에서 온 축하객들의 인사를 받고는 “이렇게 나에게 관심을 가져 주고 직접 찾아줘서 고맙다”고 연이어 말했다.
◇120세 세계 최고령, 건강하고 기억력 좋아= 두핀후아 할머니는 현재 세계 최고령이지만 웬만한 일은 스스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직도 정정하단다.
할머니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는 옷 입고 세수하고 머리 빗는 일들을 스스로 하고 있다. 밥을 먹을 때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다. 더욱이 이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고 눈도 시력을 잃어 앞을 볼 수 없지만, 귀는 아직 밝고 기억력도 좋은 편이다. 또 텔레비전 드라마를 즐겨 듣는다고.
세계 최고령 할머니는 평생을 청빈하게 살아 왔다. 하지만 어렸을 때의 삶은 그다지 순탄하지 않았다.
19세기 말 러산 지역의 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난 할머니는 어렸을 때 실의 속에 보내야 했다. 4살 때 부모를 잇달아 여의었던 것.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그는 산 열매 등을 따 먹으면서 연명했다. 7살 때 고향의 한 절에서 그를 데려다가 키웠다. 그는 절에서 일할 때를 빼고는 하루 종일 불경을 읽었다.
할머니는 어렸을 때 일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청조 말기 때 일을 비롯해 쑨중산이나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전 주석 때의 사건들을 들려줄 정도라고.
할머니는 평생 딸 한 명만을 낳았는데, 나중에 아들을 입양했다. 젊었을 적에 남편을 잃었지만 재가하지 않았다. 대신에 홀로 농촌에서 일하면서 딸과 양아들을 키워 결혼을 시켰다.
◇장수 비결, “즐겁게 지내는 게 중요” = 두 번의 갑자(60년)을 맞은 두핀후아 할머니의 장수 비결은 뭘까. 첫 번째 비결은 다름 아닌 ‘채식’ 습관.
할머니는 110살 이전까지 고기를 입에 대지 않았다. 담배와 술도 물론 멀리했다. 대신에 채소와 과일을 가까이 했다.
“어머니가 평생 채소를 즐겨 드셨는데, 야채와 무우, 가지를 굉장히 좋아하시죠.”
양자인 위앤청농은 “어머니는 지금까지 담배나 술을 입에 대지 않을 뿐 아니라 고기 대신에 채소 등을 즐겨 드셨다”며 “덕분에 백 살이 훨씬 넘은 지금도 몸이 매우 건강하시다”고 말했다.
할머니도 “내가 젊었을 적에는 75kg 물건도 등에 졌다”며 자랑스럽게 옛날을 회상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110살 때 불행히도 한번 넘어지면서 손발이 마비 상태를 보이고 몸이 허약해졌다. 이 때문에 자녀들과 주위에서 몸을 위해 고기를 좀 먹으라고 권했다.
할머니는 “이토록 오래 살아오면서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는데 그 때 고기를 조금 맛보았죠. 그 뒤로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쓰촨대학 화시의학부 영양학 전문가는 이에 대해 “할머니가 그 동안 병을 거의 앓지 않고 건강하게 지낸 것은 채식과 밝은 성격 덕분이었고, 육식을 하지 않아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110세 때 중상을 입고 나서는 신체 기능이 노화·퇴화해 기름진 육식으로 몸조리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두 번째 장수 비결은 ‘즐거운’ 생활 습관.
“할머니가 늘 즐겁고 유쾌하게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죠.”
가족과 이웃들은 “할머니가 매일 채소를 즐겨 드시고 성격도 좋은데 지금까지 화 내는 것을 보지 못했고 자주 웃으신다”고 입을 모아 자랑했다.
양아들 위앤청농은 “어머니는 마음이 넓고 좋아서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 다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들에게는 언제나 관용의 자세를 가지라고 가르치셨다”고 전했다.
자식들의 효심도 할머니의 장수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배경이라고 주위에서는 말하고 있다.
올해 80세로 아들, 며느리, 손자와 함께 살고 있는 딸도 어머니와 같은 현(县)의 가까운 곳에 살면서 자주 어머니를 찾고 있다.
50여 살의 양아들 내외는 두핀후아 할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대접하고 재미있는 얘기도 들려 준다. 할머니가 친지나 이웃들을 만나기 위해 외출할 때면 양아들 부부 내외가 번갈아 할머니를 업고 다닌다.
위앤청농은 “어머니를 더욱 기쁘게 해드려서 더 오래 사시도록 잘 모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