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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포는 이렇게 네트워크를 꾸렸어요
-경기도 군포의 사례-
군포교육희망네트워크(//cafe.daum.net/gpgoodedu) 서기 김승 (2009.11.14.토)
■ 네트워크 결성 이전 군포시민사회의 기본 바탕
형식이 잘 갖춰진 공식 문서보다는 꼭지별로 이야기하는 방식이 더 편할 듯 하네요. 우선 네트워크 결성 배경부터 말하자면요. 군포에 산본 신도시가 건설되면서부터 나름의 현안이 있었고 이에 대해 시민사회의 대응이 꾸준히 있었지요.
군포쓰레기소각장 건설, 복합화물터미널 확장, 시설관리공단 설치, 수리산 관통 서부고속도로 건설계획, 광우병 우려 수입쇠고기 반대운동, 친환경 무상급식 등의 사안에 지역의 시민사회가 연대하고 대책위를 꾸려 활동한 경험이 있었어요. 이런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요. 그리고 지난 4월에는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있었고, 이후 지역사회에 교육을 주제로 모여 논의하는 조직이나 연대체의 필요성에 대해 자연스런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거지요.
그런데도 각 단체별로 자신의 고유 업무가 있고 마땅한 구심점이 없어 잠시 주춤하던 차에, 전국교육희망네트워크 창립 제안이 적절한 계기가 되었어요. 마침, 군포에 거주하면서 서울에서 활동하던 사람, 군포에서 꾸준히 활동하던 사람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6월 24일 처음 마련되었고, 그 지점에서부터 활발한 의견이 이루어졌지요.
■ 과정(성격 규정)
◯ 처음 논의 과정에서, 교육운동체의 출범 취지에 대해서는 이견 없이 쉽게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조직의 성격에 대해서는 꽤 길고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최소한의 취지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느슨한 성격의 조직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참교육학부모회와 같은 교육 관련 단체를 조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 또한 있었고요. 궁극적으로 ‘참학’과 같은 단체가 지역 사회에 있어야겠지만, 현 상태에서는 네트워크 형태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결론내렸지요.
◯ 그 다음에는 논의에 참여하는 단체와 단체의 회원,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개인(학부모)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논의했는데요. 논의 결과 단체간의 연대체는 외연 확대에 한계가 분명하고,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연대체를 운영해본 결과 시일이 지남에 따라 일반 회원은 떨어져나가고 단체만 남게 되어 운동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예가 많았다는 경험을 떠올렸어요. 그래서 일반 회원(학부모) 확대가 절실한 마당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등한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어요. 여기에 도달하니 추진에 탄력이 붙더군요.
■ 출범 준비
◯ 기본 제안서를 만들어 회람‧홍보하며 각 단체에 속한 회원들의 가입을 우선적으로 독려했습니다. 그리고 일반 학부모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대중 강좌를 열기로 했는데. 첫 강좌이니만큼 시선을 집중시킬 방안이 필요했지요. 교육개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입시문제 등을 통해 접근하는 게 좋겠고. 거기에 공교육의 한계와 사교육의 문제점을 함께 다루면 교육희망네트워크가 왜 필요한지를 드러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떠올린 게 이범 선생님이었지요. 다행히 이범 선생께서 흔쾌히 답을 주었고, ‘거꾸로가는 교육 바로잡기’ 강연회를 300여명 청중의 호응 속에 열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잘 되겠다는 전망을 찾는 확신의 자리였어요. 이날 행사장에서 가입신청서를 쓰신 분이 30여분 되었고, 기둥이 되는 원칙과 방향을 설정한 만큼 창립을 미룰 필요가 없었어요.
◯ 열 차례의 회의와 모임 끝에 10월 14일, 드디어 창립대회를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안승문 선생님을 모시고 ‘복지국가 스웨덴‧핀란드의 교육과 한국의 교육’ 강연을 2부 순서에서 가졌고, 군포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 좌석이 꽉 찼고, 일부는 서서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네요.
◯ 네트워크 결성을 위한 논의를 맨 처음 시작할 때, 지역의 시민단체, 생활협동조합, 온라인 시민카페 등의 운영자, 관심 있는 개인 등을 중심으로 기본 명단을 작성해 연락을 취하며 모임에 참여하도록 해 의견 수렴의 폭을 넓혀 갔지요.
■ 일꾼(운영위원) 선출
◯ 수평적인 네트워크라 할지라도 조직의 운영을 위해서는 당연히 일꾼이 필요하지요. 운영위원이 10~15명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현상태에서는 10명을 선출하기로 했어요. 선출 방식과 범위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바쁜 분들은 또 하나의 역할을 맡는데에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항상 ‘그 사람들’만의 자리가 되어서도 안 되겠고, 그래서 새로운 얼굴이 필요한데,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누군가를 추천하기에도 망설여지고. 그런 과정에서 색다른 제안이 나왔어요.
◯ 제비뽑기 방식으로 일꾼(운영위원)을 뽑는 것은 어떨까라는 것이었지요. 교육네트워크의 준비 과정에 참여했거나, 또 총회 자리에 참석할 정도라면 그 누구라 하더라도, 사회 경력, 경험, 직업, 성별, 나이에 관계없이 운영위원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혹 사양하는 당첨자가 있다면 그 뜻을 존중하고 다른 분을 뽑으면 된다. 일꾼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경험이 없는 분이더라도 일하는 과정에서 곧 역량을 채우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과연 될까 싶기도 했지만 군포의 실정에서는 매우 훌륭한 선출방식이었음이 곧바로 확인되었어요. 선출된 분들이 100% 운영회의에 참석해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거든요. 운영위원 10명 외에, 고문 2명이 총회에서 선임되었고, 서기 1명이 운영위원회의에서 추천되었고, 앞으로 감사 1인을 운영위 밖의 회원 중에서 추천, 선임할 예정이예요.
◯ 또 하나, 사람 관계란 적절한 호칭이 필요하잖아요. 군포교육희망네트워크에서는 일터의 직책이나 사회적인 경력을 모두 벗어나 호칭을 통일하기로 뜻을 모았는데요. 운영위원은 ‘아무개 운영위원’, 나머지 회원은 ‘아무개 회원’으로 부르기로 했지요. 수평적인 네트워크에 가장 적절한 호칭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어요.
◯ 그러면 네트워크의 대표성은 누가 갖는가? 운영위원 10명의 자격은 동등해요. 그런데 돌아가면서 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회의 진행을 위해 운영위원장을 호선하기로 했어요. 임기는 6개월로 결론 날 것 같네요. 1년은 길고, 3개월은 짧고 그래서. 운영위원장이 네트워크의 대표는 아니예요. 다만 회의 진행상 필요해서 선출한 것일 뿐, 운영위원 10명이 모두 대표인 셈이지요.
■ 사업계획(기본 제안, 회원 제안)
◯ 네트워크 준비 단계에서부터 사업계획은 꾸준히 논의되어 왔는데요. 격월로 대중강연 개최는 이미 결정되었고. 12월 9일(수)에는, 남한산초등학교 모델을 창안한 서길현 선생님을 모시고 군포의제21과 공동으로 ‘지속가능한 교육’을 주제로 한 강연이 계획되어 있네요.
◯ 그리고 앞으로 네트워크는 여러 관심 사안별로 분과가 세분화 될 필요가 있겠는데요. 동네별, (초‧중‧고)학교 과정별, 학교 지역별, 교육 주제별로 더욱 분화 가능하겠지요. 우선은 교육제도분과와 교육환경분과 등 2개의 분과로 나누어 활동하며 여러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고요. 각 분과에서 논의한 내용은 카페와 이메일로 공지해 활발한 논의를 거쳐 사업계획으로 확정될 것이고. 회원은 누구나 분과 모임에 참석해 의견을 나눌 수 있어요. 운영위원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위 의결권은 운영위원만 갖습니다. 그러나 회원의 의견은 충분히 논의되고 반영될 거고요.
◯ 그동안 제안되었던 사업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대중 강좌, 독서토론모임, 교육상담, 무상급식, 급식시간 조정문제(휴식과 즐거움이 있는 급식시간 만들기), 이주민(다문화 가정) 자녀 교육문제 등이 제안되고 있고요. 회원들이 생활 속에서 겪고, 개선 필요성을 느낀 내용이 제안되면 역시 사업으로 확정될 것입니다. 이런 내용들은 철저히 지역과 현장 밀착형 사업이 되겠고요, 거시적이거나 광역 또는 전국 차원에서 연대해 진행해야 할 사업도 물론 챙겨야겠지요.
■ 예산과 운영
◯ 회원의 회비는 현재는 직접수납 또는 계좌입금을 하고 있는데요, 내년 1월 중까지는 CMS체제를 구축해 자동이체 되도록 할 계획이고요. 필수입력 사항인 주민등록번호와 출금 계좌번호 협조, 이체동의 절차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바쁘더라도 12월 중에는 마무리하려 하는데. 3천원, 5천원, 1만원 등 선택 가능하도록 하는 게 좋을듯해요.
◯ 지역의 독자성을 살려 군포교육희망네트워크를 꾸려나가자 하는 게 지금까지의 기본 틀인데. 전국교육희망네트워크 허브와 관계 설정 및 분담회비 납부 등에 대해서는 운영위원회의에서 논의할 거고요.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되네요.
■ 회원 확대
◯ 성공적인 네트워크를 조직하려면 다양하고 광범위한 회원 확대가 필수적이겠지요. 일반 학부모가 많이 가입해야겠고, 교육현장 교사의 참여 또한 꼭 필요하고요. 그리고 하나 더 있지요. 바로 학생입니다. 학생 또한 분명한 교육주체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네트워크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하지요. 중고등학생, 대학생 등을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해 함께 논의하고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를 만들어야 이 네트워크는 성공적으로 지속되지 않을까요.
이 정도로 사례 발표를 마칠까 합니다. 재미있게 운동하는 거, 행복의 길을 안내하는 일에 참여하기를 주저할 이유가 없지요!
첫댓글 김승 서기님 좋은 사례 감사합니다.. 네트워크 운동의 새로운 모델을 군포에서 실천을 통해 만들어내고 계신다는 생각이드네요.. 앞으로 진전되는 사례와 경험과 지혜를 함께 나누어주세요...
감사합니다. 14일 전국 교육회망네트워크 연수에서 발표해주신 내용에 큰 감동을 받았는데 이렇게 사례까지 정리해서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 다른지역에도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16일 성남간담회도 잘 마쳤습니다.
전국 연석회의에서 만나뵙고 참 기뻣습니다. 군포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퍼질 날을 고대합니다. 즐겁게 활동하시고 자주 뵙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