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버지는 국민학교 선생님이셨습니다.
덕분에 전 국민학교를 6년동안 5번이나 옮겨 다녔지요..
아현.재동..은로..은평..
그리고 응암국민학교..
그래요..
전 응암국민학교에 5학년 이학기때 전학 왔습니다.
어쩜 일학년때부터 주욱 응암국민학교를 다녔던 친구들한텐
동창이라고 말하기도 어쩌면 미안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전 21살에 시집을 갔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둘 낳았지요.
그리고 다른 사람과 달리 어렵고 힘들게 살아 왔습니다.
알고 있는 친구들도 있을거에요..
그러면서 전 국민학교 친구들은 다 잊고 살았습니다.
아니..내가 국민학교시절을
응암동에서 보냈다는 생각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사느라 바빴으니까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언제 어른이 되었는지..
왜 내가 내 인생의 모든걸 책임 져야 할 나이가 되었는지도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보니 어느새
난 나와 내가 낳은 내 아이들을 책임져야할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잘하는건지..
누구에게 물어 볼 사람도..
함께 의논해주고 위로해 줄 친구도 없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친구..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그저 듣기 좋은 말로 날 위로할 뿐이었지요..
힘들고 어려웠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언제나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늘 모자랐지만 언제나 풍부한 마음으로
만족하며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전 교회에 나가지 않습니다.
전 절에도 나가지 않아요..
하지만 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예쁘고 착하게 바르게 살아 준 내 아이들..
그리고 나보다 10년 이나 많은 내 남편..
전 결혼후 10년을 남편과 살고
이혼후 10년 후에 남편을 다시 만났습니다.
사람들은 그러더군요..
정말 우린 천생연분이라구요..
전 지금 참 행복합니다.
다시 합친 내 남편이 다 마음에 드는것도 아니고
사랑하는 내 아이들이
모두 제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물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아직도 밤늦게 까지 안보이는 눈을 치켜 뜨고
일을 해야 하지만..
몇년전 어느날..
조금씩 처음 으로 컴퓨터라는걸
내 아이들을 통해 알게 되었을때..
아주 소중한 메일 하나를 받았습니다.
"나..서명수..6학년 9반이야.."
전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
세상에..........
잊고 살았던 내 어린 시절..
그 어린시절의 오진숙이를 기억해주는 ..
나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다니......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얼마나 많이 기뻤는지...
아마 친구들은 모를겁니다.
만약 내가 홀로 살고 있을 때라면
그렇게 기쁘거나 울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내가 먼저 거부했을테니까요..
날아갈듯..
동창모임이 있다는 한달 간을
거의 뜬 눈으로 날을 새우며..
콩당 콩당..가슴이 뛰는 소리를 들으며
그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돈을 아끼느라 미장원에서 머리를 한다는건
생각도 못해본 내가
미장원에서 머리도 하고..
남편이 큰 맘 먹고 사준 새 투피스를 입고
시청앞 중국집으로 향했던 .....
그 떨리고 두근 거렸던 마음을...
아마 친구들은 모를겁니다.
하나도 기억 안나는 친구들 얼굴,
그래도 마치 그때 까지 늘 보아 온 것 처럼
아무 스스럼 없이
날 맞아 주던 친구들..
전 그때
이 세상 누구보다 제일 행복했습니다.
동창회에서 돌아온 날..
전 모자란 솜씨와 실력으로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모임만 갖고는 전 너무 모자랐거든요..
잠깐 몇시간 얼굴 본거로
또 몇달을 참아 내기가 너무 아쉬웠거든요.
37년 만에 만나서 또 몇달씩 참아야
또 얼굴을 볼 수 있다는게..
전 싫었거든요..
예쁜 글도 올리고..
멋진 그림도 함께 보고..
글 올린 친구들의 얼굴도 상상해 보면서..
조금씩 늘어 가는 친구들의 숫자를 보면서
얼마나 기쁘고 좋았는지 모릅니다.
술이 잔뜩 취해 주책도 부리고..
마음에 안 맞아 싸우기도 하고..
작은 오해로 흉도 보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울기도 하며....
삐지기도 하고..
어느덧 만 4년이 흘렀습니다.
처음 카페에 들었던 20 여명의친구들이
이제 70명이나 되었습니다.
어떤 모임이 우리 같을수 있을까요..
이곳에 오면...
우린 모두 국민학생이 되는듯 합니다.
중학교 때 친구들..
고등학교때 친구들..
난 운동장밖에 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대학교 친구들도 이렇진 못할겁니다.
아마도 그때 친구들이라면..
또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이라면..
마음에 안들면 안보면 그만일테지요..
37년이나 안보고도 살았는데..
뭐..
또 안 보고 살아간다고 무슨 대수이겠습니까..
근데..
우린 그러지 못합니다.
마음에 안들어도..
정말 정말 다신 안 볼것처럼 밉고 싸워도..
뒤돌아 서면 아쉽고 그리운게..
우린 어려움을 함께 겪은 친구들이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우린 지금 50 이라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만나지 못했던
37년이란 긴 세월동안
우린 다 제 각각 다른 환경에서 살아 왔습니다.
우리 중엔 그 동안 힘들고 어렵게
살아온 친구들도 있을테고..
편안히 살다가 어려워진 친구들도 있을테고.
어렵게 살다가 편안해진 친구들도..
한번도 어려움을 모르고 살아 온 친구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런게 뭐 ..무슨 이야기거리 겠습니까.
인생이란
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닌거 라는건..
우리 50 년 동안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일 아닙니까..
우린 국민학교 친구들입니다.
현재의 우리 모습이 아니라.
응암동에서 함께 어려움을 겪으며 살았던
어린 시절 친구들입니다.
싸우고 삐지고 했다가도
한 잠자고 다음 날 학교에 가면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또 다시 친하게 지냈던 어린 시절..
그 때가 그립습니다.
70명이면 거의 한 반이군요...그치요?
한 반에는 이런 친구..저런 친구..
여러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미움도 없다는 말..
그게 애증이라는 말..
전 요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어쩌면 벌써 있었을지도 모를
요즘의 우리의 일들.....
우리 조금만 양보하면 안될까요..
내 마음엔 너무나 안들지만.
그래도 조금만
다른 모양으로 봐주면 어떨까요..
용서 할 수 없어도 용서해주고..
이해할 수 없어도 이해해주고..
먼저 손 내밀어 안아주면 안되는 건가요..
예수님도 그러 하셨으며.
부처님도 그러 하셨다는데..
우리도 그러면 안될까요..
그래서..
글 한줄..
말 한마디..
쓰기도 하기도
겁이 나 버린 우리 모임..
50이나 되었지만
자식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 주던 우리 카페..
또 다시 편히 쉴
쉼터로 만들어 보면 안될까요..
다른 친구들 보다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한다는게..
다른 친구들보다도 조금 더 많이 배웠다는게..
그런게 이 곳에선
하나도 자랑거리가 되지 않는 곳..
누구든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땐 ..
나도 모르게 이 곳으로 찾아 오게 되는 ..
그런 곳....
이 곳에선 어떤 슬픔도 어떤 부족함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일이 되는 곳...........
그런 모임의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 노력하고..
자식이 되었던..
친구가 되었던..
남편에게도 자랑스럽게 보여 주고 말해 줄 수 있는
69 응암 어린이 카페와
응암 동창회이고 싶습니다..
전 너무 많이 모자랍니다.
술도 많이 마시고..
술주정도 하고..
여자답지도 않고 주책스럽고..
남자 친구들에게 말도 함부로 해서
마음을 상하게도 합니다.
친구들 흉도 보고..
질투도 하고..
샘도 내고..
잘나지도 않았으면서 잘난 척도 합니다.
심통도 부립니다.
하지만 언제나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내 친구들은 날 사랑해..
그렇게 말이지요..
사랑하는 내 친구들..
처음 본 친구들이나..
아직 못 본 친구들이나..
가까이 있는 친구들이나..
모두 모두 다아..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리고..
저도 많이 사랑해주십시오..
그리고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하며 삽시다..
(늦은 밤..평소에 오바 많이 하는 늙은 할미 진숙이가..감히 친구들께 간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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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숙 진숙 할미...말이 맞아...우리 서로 늦게 만난 친구이니까 서로 사랑하자....나도 초등학교 친구을 만나서 정말 좋았고 행복했어.. 지금도 마찬가지야.....응암 동창 화~~~~이~~~~팅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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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업 진숙아! 우리 모두는 너를 사랑하지.. 이쁜 진숙이의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밖으로 표출되는 행동이 가금은 오해를 가져와도 우리들의 마음은 누구보다 순수하다 생각한다. 사랑할 수있는 친구가 있음에 행복하다.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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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자 구구절절 옳은 소리다. 진숙이가 쓴글을몇번이나 읽고또읽으니 마음에 닿는 모든 부분들이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구나. 이글처럼 용서 이해 얼마나 멋진 단어니? 힘들때 마다 자주 봐야겠다. 진숙아 좋은글 잘보고간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해라....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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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주 건강하게..씩씩하게.. 생활할수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 모든것이 사랑하는 친구가 있어 가능하단 생각을합니다. 아 ~ 이런일들이 나에겐 복입니다.더도덜도 말고 지금 같이만 사랑하며 살아요. 저 역시 복된 삶을 소망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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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규 진숙이말이 맞아. 이런글 대할 때, 아! 무슨일이 또 있구나... 지나다가 누군가가 '누가 뭐어쨌대...또 뭐가 어쨌다더라 그럴 수가 있냐...난그런앤 싫어...'하는 얘길 들어도, 히히 쟤들 내일이면 또 무슨일있었어? 하면서..... 근데 요사인 뭔지 아주아주 대단한일이라도 있긴있나보더라... 애구구 그러다 마는게지...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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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규 아니 근데 뭔일이 있긴 있는거냐? 누가 한번 선은어떻고 후는 어쨌다는 얘기한번 해봐라... 아마도 어느것이... 누구가... 선인지 후인지 아마도 구분 안될걸. 음! 장담하지.. 쟤가그래서내가 어찌한거야..라던가 그아인 쟤가누구한테어째서 내가 그랬던거야하면서 결국 먼저 저지른 놈을 못찾고 말걸...암!! 못찾지..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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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규 정말 잘나신 친구들아 남얘기 편하게 쉽게 하지마... 내귀는 그래 내귀는 두개거든... 오른쪽으로 들어온놈은 왼쪽으로 빠져나가고 왼쪽으로 들어온놈은 오른쪽으로 빠쪄나가거든.. 그래서 내가 아는게 별로 없어...한쪽으로 들어온놈 못나가게 잡아두려 애쓰지만 대체 왜그리 잘빠져나가는지...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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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규 그리고 남얘기 하기전에 '맞아 나도 쟤가그럴때 내가불편했었어.. 내가 이러면 쟤도 불편하겠지?' 하고 한번쯤 생각해보면 말하기 표현하기 쉽지않지... 나라고 넘의 허물될꺼리들 모르겠냐? 나도 한번 나불대볼까? 내가 저지른 일 무서워서도 내 못하지.. 아암.. 내가저지른못난짓 들통날까 무서워서도 못하지..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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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규 하늘우러러 한점 부끄럼없는 잘나신 분들.. 열심히 넘얘기 나불대라고 해... 지도 같이 씹히고 있다는건 모르는게지.... 근데 정말 뭔일이 있긴있는거냐? 그일이란게 무슨일이냐? 누가뭘 어떻게해서 일이시작됐다던가, 진숙이가 여기 이렇게 서글픈 얘기 늘어놓게만든 주범은 대체 누구냐? 아마없을걸.... 2005/09/03
송용규 결국 원인은... 우리 우리 친구들 서로가 생각하긴 사랑하긴 좋아하긴 하는데 다만 다만 농도가 찐하기가 조금씩은 차이가나는게야. 우선순위에서도 순서가조금씩 차이나는게지... 밥먹을 때 왜 쟤는 국부터먹냐고. 밥한술 뜨고서 국을 먹어야지 쟤도대체 몇년을 밥을 더먹어야 제대로 밥먹을랑가... 2005/09/03
송용규 또 그런 얘기(뭔얘긴지, 얼마나 대단한 얘긴지 모르지만) 들은 쉐이('승'의표현임)덜이 웃기는 넘이지. 지인생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얼마나 귀하신님이길래 그걸못참고,, 그까이꺼 대충 넘기지. 지가 뭐 대단한님이시라고 상처받으면 안되는님이시길래, 그렇게 보호받아야 되는 님이시길래..... 잘들 살아라!!!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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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규 근데 정말 무슨 대단한일이라도 있는거냐? 나도 좀 알고가자...????? 2005/09/03
임영식 글구 내 싸랑 진숙아! ...(요럼 이몸 과 그대도 가십거리가 될랑가?) ㅋㅋㅋ ....너 소설가해라 글 자~알 쓰넹 ... 글짓기점수.."수" ....그리구 이제 너의 이 글로 이번 술렁거림 끝냈음 좋겠다. 싸랑한다 나의 응암 아그들아....! 잘들 주무시게.... 200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