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72세의 할머니가 불과 9개월 여만에 다시 대입 (고졸)검정고시를 통과했다. 15일 발표되는 올 전반기 대입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인 신영임 할머니는 88년 5월 중입 검정고시에 최고령 으로 합격한 경력까지 합치면 2년 만에 국민학교와 중학교 과정을 모두 마쳐버린 셈이다. "영어 시험이 영 자신이 없어 안 될 줄 알았어요. 선생님 강의를 듣고 뒤돌아서면 잊어버릴 만큼 기억력이 떨어져서 사실 힘들었습니다." 신 할머니는 " 처음엔 한글이라도 깨우쳐 볼 생각으로 책을 붙잡았다."면서 "이젠 내친김에 대학까지 마쳐 볼 욕심"이라고 말했다. 신 할머니는 3.1운동이 나던 해 아버지가 의사인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신학문을 배운 고모의 결혼 생활이 파경에 으른 것이 화근이 돼 어른들 명령으로 학교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19세에 결혼한 뒤 남편을 따라 청계천에서 헌 책방을 경영하다 68년 남편과 사별하고 두 남매를 대학까지 졸업시키느라 딴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다. 자녀들 모두 출가시킨 후 외로움에 젖어있던 신 할머니는 86년 우연히 TV를 보다 노인들도 한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녀도 이웃도 모르게 신설동에 있는 수도학원을 찾아가 등록을 했다. "신문이나 읽을 수 있게 됐으면 했었어요. 그런데 학원 담임선생님이 자꾸 검정고시를 보라고 해서 중입고시에 응시했던 게 뜻밖에 합격이 됐죠. 그리고 나니 또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신 할머니는 이듬해인 89년 4월 전반기 고입 검정고시에 응시했다가 일부 과목 과락으로 아깝게 떨어지고 재차 도전해 그 해 8월 후반기 시험에 합격증을 따냈다.
그리고 나서 이번 불과 9개월 여만에 대입 자격까지 얻어낸 것이다.
함께 살자는 아들 딸의 권유를 뿌리치고 빈 친척집을 관리해 주면서 혼자 살고있는 신 할머니는 매일 새벽 3시면 어김없이 등교, 손주뻘 되는 '급우'들과 하루를 보낸다. 도서관학과에 들어가 평생 책과 함께 지내고 싶다는 신할머니는 올해 대입 학력고사에 응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