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히트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2002 (High Heat Major League
Baseball 2002)
|
- 장르 : 스포츠
- 난이도 : 보통
- 멀티플레이 수 : 2명
|
- 최소 시스템 : 펜티엄 MMX 200MHz/램 32MB/HDD 110MB/다이렉트X v8.0 이상
- 권장 시스템 : 펜티엄 Ⅲ 450MHz/램 128MB/HDD 581MB
|
메이저리그를 소재로 제작된 게임 가운데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게임으로는 EA의 트리플 플레이와
3DO의 하이 히트 베이스볼을 꼽을 수 있다. 두 게임은 1999버전부터 최고의 야구 게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왔는데 2002버전을 통해 그 차이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하이 히트 베이스볼은 야구 게임의
후발주자로써 게이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새미 소사라는 걸출한 스타의 이름을 빌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게임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승부할 수 있다을 만큼 성장했다. 3DO는 또한 이에 걸맞은 높은 수준의
게임을 선보였다.
전작은 매우 사실적인 야구 시뮬레이터 게임으로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지만 그래픽과 사운드 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문제점을 상당히 개선했다. 전작은 선수가 오등신 정도로 머리가 크고 다리가 짧은 조금은 기형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제에 가까운 모습을 갖췄다. 유니폼의 묘사도 한결 섬세해졌고 유명 선수의 타격폼이나 투구폼을 제대로 재현했다. 박찬호
도우미로 유명한 게리 쉐필드(Gary Sheffield)나 김병현 선수의 독특한 타격폼과 투구폼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전작에서는 사실
쓰리쿼터의 랜디 존슨이나 언더쓰로우의 김병현 선수의 모습이 별 차이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다른 스포츠 게임에 비하면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 최근 스포츠 게임은 '페이셜 캡처(Facial Capture)'같은 기술을 사용해
선수의 얼굴 등을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굳이 설명을 보지
않아도 한 눈에 누군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선수의 모습과 특징을 세밀하게 묘사해 내고 있는 것과 비하면 조금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세밀한 부분은 다른 게임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얼핏
보기에는 라이벌인 트리플 플레이보다도 못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구장의 모습도 전작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여전히 관중석에는 종이 관중보다도 못한 색색의 도트만이 찍혀져 있다. 앞에서는 그래픽이 많이 향상됐다고 하더니 이 무슨 혹평인가하고 의아한 느낌이
들 것이다. 하이 히트 베이스볼의 시각적 장점은 단순한 그래픽의 화려함이 아니라 다양하고 사실적인 연출과 액션에 있다.
선수의 송구 동작과 포구 동작이 매우 다양해졌다.
전에는 포구 동작이 매우 획일적이었지만 이번 버전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액션을 보여준다. 2001에서는 내야에서의 송구가 직접 1루수에게 날아왔지만 이번 2002부터는 원바운드가 되기도 하고 좌, 우측의 벗어나기도 해 보다 다양하고 사실적인 포구 동작을 볼 수 있다. 또한 주루 코치도 추가됐는데 주루 코치는 단지 서
있는 것만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다양한 제스처로 게이머에게 정보
제공을 하는 구실을 한다.
때로는 타자가 스윙을 하고 나서 과연 배트가 돌아갔는가 안 돌아갔는가가 애매한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포수가 1루심 또는 3루심에게 어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때는 컴퓨터가 스윙 여부를 판단해준다. 이외에도 삼진을 당하고 아쉬워하는 모습, 타석에서 베이스를
툭툭 치거나 몸쪽으로 오는 공을 피하는 모습, 야수가 몸을 푸는 모습
등 실제 야구 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적절하게 삽입해 애니메이션의 다양감과 함께 높은 사실성을 보여준다.
사운드는 3D 사운드와 EAX(EAX는 게임 등에서 현실감 있는 사운드
효과를 내기 위해서 게임 개발자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API다)를 지원한다. 많은 사운드 카드가 이를 지원하므로 이를
즐기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EAX의 지원 유무에 따라서 전체적인 사운드의 분위기는 매우 달라진다. EAX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매우 평범한 수준의 사운드 효과만을 들려주지만 EAX 효과가 있는 경우는 실제의 야구 경기장처럼 관중들의 함성이 울려 퍼지고 해설자의 음성도 보다 박진감 있게 들려온다. 스포츠 게임 최고의 사운드는 아니지만 게임의 흥을 돋궈 주고 몰입도를 높여주는 역할은 충실히 하고 있다.
하이 히트 베이스볼의 최대 장점은 사실성이다. 라이벌인 트리플 플레이는 아케이드 요소가 강한 반면 하이히트 베이스볼은 매우 사실적인 게임플레이를 보여준다. 하이 히트 베이스볼은 공을 치는 것이 어렵다. 투수의 구질이 매우 다양하고 그것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각
선수의 능력치를 매우 잘 반영해 선수마다 커브의 휘어지는 각도도
다르고 직구의 빠르기도 달라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체인지업과 직구의 구별은 상당히 힘들다.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과 볼이 되는 공의 비율이 적당해 삼진과 포볼의 비율로 적당하게
조절된다.
공을 쳤을 때 날아가는 궤적이나 선수가 공을 던졌을
때와 같은 상황에는 실제 물리역학을 이용해 사실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실제의 경기에서 3루타가 될 타구면 3루타가 되고 2루타가 될 상황이라면 2루타가
된다. 물론 때로는 허슬 플레이도 가능하다. 단타가
될 상황이지만 발이 빠른 선수라면 2루타를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실제의 야구처럼 이런 것은 쉽지 않다.
컴퓨터의 인공지능 또한 매우 뛰어난데 9회 초에 3:3 동점 원 아웃에
주자가 3루에 있다면 과감하게 스퀴즈 플레이를 하고 9회말 수비에서
원아웃 4:3에서 8번 타자와 대결할 경우 과감하게 고의 사구로 주자를 내보내고 다음 타자(투수)를 상대하기도 한다. 높은 인공지능 덕분에 기록도 매우 사실적으로 이루어진다. 많은 야구 게임이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타자가 친 공을 2루수가 잡아서 3루로 던졌는데 세이프가
된 경우 이것을 안타로 기록하는데 하이히트 베이스볼은 '야수 선택(Fielder's Choice)'로 기록한다.
또한 외야에서 송구되는 볼을 중간에 커트하기도 한다. 주자가 2루에
있을 때 외야에 안타가 나오고 주자는 홈까지 질주. 이 때 홈으로 공을
뿌리면 타자 주자가 2루까지 뛰게 된다. 이 때 외야에서 중계되는 볼을 내야수나 투수가 커트하여 홈 송구를 포기하고 2루로 뛰는 타자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 이것은 하나의 예로서 이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게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투수 교체 시에는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서 투수와 이야기를 나누며 구원
투수가 불펜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이 외에도 많이 있다. 바람에 의해서 타구의 궤적이 달라지고 비가 오면 투수의 공이 느려지기도 하고, 비가
많이 오면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한다. 타격 시에도 밀어치고, 당겨치고, 올려치고, 내려치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타격감도
뛰어나다. 이러한 사실성을 옵션을 통해서 게이머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구미에 맞게 게임의 난이도와 스타일의 조정이 가능하다.
하이히트 베이스볼이 가진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의
위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마이너리그의 육성이다.
부상자나 슬럼프에 빠진 선수와의 교체를 위해서 마이너리그를 육성하는 것은 재미도 있고 게임을 하는
또 다른 성취감도 준다. 또한 매우 강력한 에디트 모드를 가지고 있어 자신의 구미에 맞게 또는 실제의
데이터에 더욱 가깝도록 수정할 수 있다.
하이 히트 베이스볼은 매우 강력한 리플레이 기능을 지니고 있다. 전작에서도 사용됐던 '플로우 모(Flow-Mo, 영화 매트릭스에 사용돼 유명해진 촬영기법)'를 응용한 인스턴트 리플레이가 여전히 건재하고
스트라이크 아웃을 잡으면 볼의 궤적을 표시한 리플레이 화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외에 이번 2002에는 VCR 리플레이(VCR Replay)가
추가돼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플레이를 분석할 수 있다.
하이 히트 베이스볼의 멀티플레이는 IPX뿐만 아니라 MS의 게이밍존과 게임 스파이(Game Spy)를 통해 인터넷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2001 버전을 즐기던 게이머라면 2001의 데이터를 컨버트해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직까지 2002버전이 발매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존에서는 2002버전 보다 2001버전을 즐기는 게이머가 더 많았다.
하이 히트 베이스볼은 매우 사실적이고 뛰어난 게임성으로 게이머를
확실히 몰입하게 만드는 게임이다. 그래픽이 다른 게임보다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막상 게임을 하다보면 별로 신경쓰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게임에 자잘한 버그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벌써 게임이 나온지 한 달이 다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아직 패치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