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알림이’안여종과 함께하는 대전 걷기
두 번째 ‘도청에서 대전역까지’
화창한 가을날 대전 걷기의 멤버 3명이 다시 모였다. 도청에서 커피 한잔을 빼먹으며 “도청은 지나가면서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들어오기는 처음이에요”라면서 도청의 이곳저곳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충청남도청은 문화재청으로부터 2002년 5월 31일에 등록문화재 제 18호로 등록된 건물이다. 도청이 문화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대전 시민들이 몇이나 될까? 또한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된 1932년 무렵은 대전이 일제강점기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1950년 한국전쟁 당시에는 대전이 임시 수도로서 충남도청은 임시 중앙청으로 사용되었다. 도청에서 국무회의가 열리고 역사적인 기자회견 등이 이루어졌었다. 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도청 앞을 지나지만 한번도 가까이 가보지 않은 도청이기에 그 안에 대전의 역사가 간직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모른다.
오늘 대전 걷기의 코스는 도청에서 대전역까지 이다. 불과 1.3km의 구간이지만 주변에 볼거리가 너무도 많다. 우리가 소위 이야기 하는 원도심의 핵심인 중앙로가 바로 이곳이다. 도청에서 주렁주렁 열린 사과나무를 감상하며 지하도를 통해 중부 경찰서 쪽으로 이동했다. 차도 중앙에 서서 도청 방향과 대전역 방향을 번갈아 사진 찍으며 오늘의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한다. 일행은 조금 서둘러 옛 연정국악원이 있던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언제 건물이 없어지고 주차장이 되었는지 놀라는 분위기다. 2년 전 찍었던 사진과 텅 비고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니 옛 건물 하나를 잃어버린 아쉬움이 더하다. 한 때는 우남도서관, KBS 방송국, 얼마 전까지는 연정국악원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현실이 대전의 역사가 사라진 것처럼 속이 상했다.
서로가 아쉬움을 이야기하며 근처의 대전여중으로 다시 발길을 옮겼다. 대전여중 강당은 문화재자료 제 46호로 지정된 건물이며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강당이다. 1937년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을 바라보면 참 정성껏 지었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우리가 찾은 날은 마침 대전 지역의 미술 교사들이 준비한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나하나 작품을 감상하며 사라지지 않은 건물 속에서 역사의 채취를 느끼며 색다른 전시회를 감상하는 것이 왠지 기분이 좋다. 마침 근처의 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등록문화재 제 100호) 건물에서도 열린 미술관이 개관하여 독특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을 반기며 1956년 문을 열었다는 성심당으로 향했다. 내년이면 50년이 되는 빵집 하나가 대전에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대견하다. 이른 시간이지만 빵집에 들러 빵을 먹어보았다. 그리고 옛 날을 생각했다. 언제 이곳에 와 보았었던가?
으능정이 거리를 지나 오랜만에 대전 극장통 거리를 활보했다. 30년 전 최고의 종합 상가 아니 백화점이라고 해야 하나, 점심은 홍명상가 시식코너에서 칼국수와 자장면으로 해결했다. 어릴적 홍명상가 시식코너는 자주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시내에 나와 식사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30년 전 아이들에겐 홍명상가 시식코너에서 자장면을 배 터지게 먹어보는 것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를 생각하며 자장면을 먹었다. 엄마를 졸라 먹던 그 환상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자장면을 먹으며 옛 추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난 웃고 있었다.
다음에 이어집니다.
첫댓글 자장면이 소화가 잘 안됐습니다. 머리도 많이 아파서 사실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다음 대전 걷기에는 좋은 몸 만들어서 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