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같지 않다"
캐톨릭 신자면서 리버풀 FC의 팬인 영국 친구가 "캐톨릭이라고 다 에버튼을 응원하는 것은 아니다"란다
무슨 말이냐고?
리버플시에는 명문 축구단이 ,리버플FC와 에버튼 FC 두팀 있다
각각 상징색이 빨강과 파랑인 만큼이나 여러모로 대조적, 그 중 하나가 종교적 배경이다
1900년대만 해도 캐톨릭교도들은 에버튼을 ,,프로테스탄트들은 리버풀을 응원했기에
캐톨릭인 친구가 리버풀을 응원하는게 이례적이었다
그 무렵 리버풀은 영국의 대표적인 항구였다
런던 다음으로 백만장자가 많은 도시였고 ,그 이상 노동계급도 많았다
노동계층은 서로 반목했고 특히 종파주의가 강했다
일하는 곳도, 사는 곳도 달랐는데 , 프로스탄트들은 짐마차꾼들이 많았고
캐톨릭은 부두노동자의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이 응원하는 팀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노동계급이 종파주의를 넘어서기 시작한 것은 노동운동이 계기였다
특히 리버풀에서 <톰 만>이란 인물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탄광노동자 출신으로 독학으로 엔지니어가 됐고 이후엔 사회주의에 빠져 노동운동가로 변신한다
리버풀에서 1911년 총파업을 이끈다
대단한 웅변가였던 그는 "종교차를 넘어 노동자임에 집중하라, 단합하라"고 호소했다
축구단의 종교색은 비단 리버풀만의 일이 아니었다
이웃 경쟁 도시인 맨체스터의 경우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는
19세기 중엽 아일랜드에서 이주한 캐톨릭과 연계되어 있고
<맨체스터 시티>는 프로스탄트인 원주민의 지지를 받았다
이런 얘기에 솔깃해서 "정말 그러냐?"고 되물을 때 마다 영국인 친구들이 하는 말
"다른 지역은 그저 그런데 그래스고엔 아직도 확연하다"
Old Firm으로 불리는 셀틱FC( 미드 필드인 기성용이 해외로 진출하여
첫 선수 생활을 시작한 팀)와 레인저스FC의 얘기다
19세기 글래스고에도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는데 , 대부분 캐톨릭교도였다
이들이 셀틱을 응원하면서 프로스탄트 정서가 강한 원주민들은 레인저스를 따르기 시작,
이들 사이의 반목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셀틱팬들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바라고 아일랜드의 통일을 원한다 ,
반면 레인저스팬들은 영국국기 <유니온 잭>을 휘어 감고 다닌다
"어릴때 캐톨릭계 학교를 다녔다 전체 학교에 레인저스팬이 한명도 없었다
지금은 훨씬 섞여 있다
내 아들이 캐톨릭계 학교에 갔는데, 아마 5%정도 있다니까 "
레인저스가 파산했을 때( 2012년) 한 셀틱팬이 뉴욕 타임스에 한 얘기다
"훨씬 섞여 있다"는데 5% 정도니, 어느 정도 종교적 간격이 심한지 느껴진다
그래스고가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고, 오히려 특이한 경우다
다른 곳은 리버풀이나 맨체스터와 같거나 그보다 종교색이 덜하다
소설가 조지오웰이 "평범한 영국인들은 지금 명백한 종교적 믿음이 없고
몇세기 동안 그렇게 지내왔다"고 쓴게 1941년이다
그로부터 70년이나 흘렀으니 대부분 지역에서 종교적 열기를 느끼긴 어렵다
그저 마을 한복판에 있는 교회, 뾰죽한 종탑, 그리고 주변의 교회 묘지,
간혹 들리는 종소리와 합창 정도가 흔적기관으로 남아 있을 뿐 ,
복잡한 일상에선 잘 드러나지 않되 거기에 있을 뿐,
그래서 의식하진 않지만, 안정감을 주는 일종의 '닺 혹은 부표'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분명한건 영국 또한 다른 유럽 나라처럼 종교적 갈등을 겪었다는 사실,
그것도 오랫동안 ,
잉글랜드 캐톨릭들은 집단학살을 당하지는 않았으나 심한 차별을 받았다
프로테스탄트 잉글랜드를 공고화하는 조치들이 실행되었기 때문이다
캐톨릭은 탄압받았고 때때로 반발했다
그래서 자신들의 신앙을 숨겼다
그사이 프로탄테스트내 분열도 시작되어 잉글랜드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감리교가 커졌고
스코틀랜드에선 장로교가 강해졌다
이같은 종교적 양상은 이방인의 눈에는 잘 안보이지만 바닥에 남아 있다고 느낄때가 있는데
총리만 봐도 짐작할 수 있으니 지금껏 그많은 영국 총리중엔 캐톨릭이 없다
토니 블래어가 캐톨릭 미사에 참여하곤했으나 총리로 재임중에 개종하지 않았다
작년 EPL 23라운드에서 손흥민의 토틀럼은 왕년 맨유의 <하얀탱크> 루니가 뛰는 에버튼을
4;1로 격파했다 그리고 리버플은 패배를 모르던 맨시티를, 7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벅찬 승리를 가져 갔다
공는 둥글다 축구도 둥굴다
다음주가 기다려진다
첫댓글 클룹감독이 맡고난 뒤 리버풀이 펄펄 날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