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사회복지 발달사
Ⅰ. 서론
제도화된 사회복지의 내용은 물론 사회복지라는 용어조차도 역사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사회복지제도들은 그것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의 성격이 시대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당연히 그 내용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회복지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그것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파악함으로써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미 고령 사회를 경험하고,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각종 고령화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해 오고 있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발 맞춰 프랑스는 어떠한 사회복지를 시행하고 있으며 그 역사와 배경, 발전 과정 등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Ⅱ. 본론
1. 역사적 배경
1) 늦게 도입된 사회보험
프랑스의 사회보험은 1930년 4월 30일의 사회보험법에 의하여 비로소 정착되었다. 이 법은 사회적 위험을 질병, 출산, 장애, 노령, 사망의 다섯 가지로 정하고, 의무적용대상자의 범위를 일정 소득 미만의 상공업 피고용자들로 제한하였다. 실업보험은 1958년에 이르러서야 성립되게 된다. 사회보험의 도입에 있어서 프랑스는 독일과 영국에 비하여 수 십년 늦게 도입되었는데 그 이유는 우선, 프랑스에서는 기존 질서에 집착하는 비임금 중산층 노동자와 농촌지역 인구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둘째로, 노사 간의 극한 대립과 갈등을 들 수 있다. 한 예로, 1871년의 파리코뮨에 이은 노동자의 대량학살과 주모자들의 식민지에로의 유배로 말미암아 프랑스의 노동운동은 소강 상태로 들어갔다.
2) 대불황과 사회보장의 요구
대공황의 여파로, 프랑스에서는 실업자가 1932년 6월에 230만 명에 달했고 약 562만 명이 준 실업 상태였다.
이탈리아에 이어서 1933년 독일에서는 히틀러의 파시즘이 정권을 잡았는데, 프랑스의 지배계급, 특히 금융 자본가계급 세력은 자본주의체제 유지를 위하여 파시즘을 선택 하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1934년부터 1940년에 이르기까지 노동자계급의 격렬한 저항이 있었다. 이것은 프랑스 역사에서 최대 규모의 대중적 데모였다. 이 이후에도 실업보험과 노령연금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요구는 지속되었다.
엄연히 사회보장제도가 성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보험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것은 1930년 사회보장체제가 불충분하고 많은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사해 주고 있다.
3) 라로크 계획
1940년에는 프랑스가 독일에 패배하였고, 1943년 5월에 국가 레지스탕스 위원회가 설립되었다. 1944년 8월의 파리해방 직후 드골을 수반으로 하는 임시정부를 조직하였는데, 신정부의 중요한 임무중의 하나가 전쟁과 나치즘의 위협으로부터 이제 막 해방된 프랑스 국민을 위하여 앞으로의 생활불안을 제거해 주는 것이었으며, 구체적으로는 프랑스 사회보장계획을 책정하는 것이었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설치된 임시정부의 노동사회보장성의 사회 보험국 국장으로 취임한 라로크를 중심으로 하여 소위 라로크 계획으로 알려진 프랑스 사회보장계획이 수립되었다.
실제에 있어서 프랑스의 사회보장계획은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에 의해 자극되었고 또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베버리지 보고서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이 보고서는 프랑스의 사회경제적 여건과 프랑스 사회보장의 전통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있었다.
4) 변형된 사회보장제도
완전고용과 최저임금, 그리고 사회보장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큰 틀을 제시하는 이 원칙은 실제의 사회보장으로 실현되지는 못하였다.
1945~1946년 동안 각종 사회집단들이 표방한 부정적인 반응으로 말미암아 국민연대성원칙에 입각한 사회보장제도의 실현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들 집단들은 새로운 제도가 궁극적으로 자신들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이유로 가입을 반대하였다. 결국 정부는 이들 사회집단들과 정치적 협상을 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프랑스의 사회보장은 원래의 기본 의도와는 달리 직업연대성 또는 직종연대성에 기초하여 여러 제도들로 구성된 모자이크식 제도로 낙착되었다.
2. 근로연계복지제도
1) 소득 지원 제도
프랑스의 사회 부조는 확장된 사회 보험의 성격을 띠고 있다. 최저소득을 보장하는 사회 부조 프로그램에는 최저 노령 연금, 최저 장애 수당, 장애 성인 수당, 한 부모 수당, 미망인 수당, 구직자 사회 통합 수당, 실업 부조, 사회 통합 최저 수당이 있다.
① 장애 성인 수당(AAH): 1975년에 도입된 AAH는 소득이 없거나 근로능력이 없는 20-60세 성인 장애인에게 지급하는 급여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활성화 비율이 나타난다.
② 한 부모 수당(API): 자녀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는 한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한시적 급여로 1년 동안 또는 최연소 자녀가 세 살이 될 때까지 지급한다. 1976년에 도입되었다. 1998년에 반소외법이 제정된 이후 API 수급자에 대한 활성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③ 구직자 사회 통합 수당(AI): AI는 1979년에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처음 의도는 실업 보험 수급 자격이 없는 모든 실직자에게 일종의 실업 부조를 제공하려는 것이었는데, 1984년부터 수급 자격을 신규 구직자로 한정하였다. 1992년에는 법이 다시 개정되었다.
④ 실업 부조(ASS): 1984년에 도입된 ASS의 정식 명칭은 “특정 연대 수당”이다. 수급 자격은 실업 보험 급여(ARE)를 소진한 장기 실직자로 실직 전 10년 기간 중 5년 동안의 고용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⑤ 사회 통합 최저 수당(RMI): 사회당 출신의 미테랑 대통령 시절인 1988년에 도입된 RMI는 프랑스 사회 부조 가운데 유일한 비범주적 프로그램이다.
2) 사회 보장과 노동시장 개혁의 흐름
1970년대에 발생한 세계 경제 위기의 격랑은 프랑스에도 예외 없이 밀려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실업의 사회적 처리”라는 전략을 내세워, 실업률이 높아지던 1970년대에 실업 보험 급여는 오히려 크게 올랐다. 1982년에는 법적 정년이 65세에서 60세로 낮아졌다. 조기 퇴직을 선택한 노동자들에게는 높은 실업급여와 각종 사회복지 혜택이 주어졌다.
한편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구직자들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최저 소득 보장 제도를 도입하였다. 프랑스의 사회적 처리 정책은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비용 문제 때문에 결국 1980년대 중반에 정부는 이 정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노동시장과 실업 보상 제도 전반에 대한 본격적인 개혁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시작되었다. 정부는 실업 보상 제도의 개혁과 함께 노동 비용을 줄이는 개혁도 시작하였다. 1993년의 “5개년 고용법”이 이러한 정책의 대표 사례이다.
3) 주요 근로연계복지 프로그램
프랑스의 활성화 정책은 1990년대 중반까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면모가 강했다. 그 중에서도 정부 주도의 고용 창출과 훈련 프로그램 제공이 주류를 이루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여러 가지 유인책을 통해 근로 동기를 높이고 약간의 강제성이 가미되는 등 정책 변화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특히, 2004년부터 시행된 RMA 프로그램은 RMI 수급자의 노동시장 편입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이다.
3. 프랑스의 노인복지
1)발생과 역사
노인의 적절한 삶의 유지 보장 차원에서 여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노인복지는 국가의 초미의 관심사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당시 이미 노인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 중의 하나였던 프랑스에서 상당수의 노인이 전쟁의 후유증으로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서 소득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 등이 실시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근대적 의미에서 프랑스 노인복지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1960년대에 접어들어 노인복지정책은 중요한 분수령을 이루게 되는데 1960년에 설립된 노인문제조사위원회의 보고서 발간(1962)이 바로 그것이다. 이 보고서는 노인복지에 대해서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에 상응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노인복지정책ㅇ의 새로운 정책방향 및 원칙 그리고 구체적 정책 프로그램 등이 제시되어 있다. 이후 1970년대의 재택서비스, 1980년대의 지역사회보호서비스 실시, 1990년대의 소득보장을 위한 새로운 제도의 실시를 거쳐 현재에는 이러한 제도 등이 혼용 실시되고 있다.
2)특징과 평가
프랑스에서 노인의 적절한 삶의 보장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등장한 것은 1960년대 초부터이다. 이전만 하더라도 주로 소득보장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반면, 1960년대를 기점으로 소득보장뿐만 아니라 노인의 생활양식의 개선 및 이에 대한 국가의 개입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국가의 주기별 노인 정책 방향이 설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의 노인복지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의 소득보장을 위해 우선 임금 대체율이 90%를 넘는 연금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연금 비수급자 혹은 연금 수급자 중에서 일정 소득 이하인 노인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사회부조급여 역시 중요한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 노인의 소득보장과 관련된 프랑스의 국가 정책은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둘째, 노인의 생활양식 개선을 위해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프랑스가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은 노인의 재가생활 유지 및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재가복지서비스의 활성화이다.
셋째, 프랑스의 시설보호서비스의 관련된 특징 중의 하나는 의료서비스와 긴밀한 연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Ⅲ. 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프랑스는 일반적인 의미의 근로연계복지 프로그램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하겠다. 1980년대 이후 프랑스 사회의 기본관심은 복지국가의 효율성이 아니라 효과성에 집중되었다. 복지국가가 과연 제 구실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복지의 적극성을 따진다면, 프랑스를 결코 뒤처진 나라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프랑스는 오늘날 가장 활발한 근로연계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 영국이나 미국보다 훨씬 먼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시행해 온 나라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여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노인복지는 프랑스 사회복지 정책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 특징지을 수 있는 인구학적 요인 외에도 노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 및 노인의 적절한 삶의 보장에 대한 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프랑스의 사회복지 운영방식이나 재원 확보 방식 등에 관한 심도 깊은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문헌>
-복지국가 위기와 사회정책의 전망, 한림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도서출판한울 (1996)
-사회복지의 사상과 역사, 박광준, 양서원 (2002)
-세계의 노인복지 정책, 임춘식 외, 학현사 (2005)
-서구의 근로연계복지, 김종일, 집문당 (2006)
-전환기의 복지국가, Christoper Pierson, 학현사 (2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