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교회 성가대와 합창단 지휘를 하면서 느끼는 공통된 사실 중에 하나는 엘토 파트가 가진 특성들은 어느 합창단이든지 모두 비슷~하더라는 것입니다. 사실 여성의 엘토와 남성의 테너는 어찌보면 좀 비정상적입니다. 변성기 이후 남자들은 목소리가 낮아지고 여자들은 높아지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정상적 범주에 있지 않다는 것은 오히려 더 귀하고 소중하다는 의미도 될 수 있지요. 보통 음악대학 성악전공 신입여학생 가운데 80%이상이 소프라노요 그 나머지도 대개가 다 메조 소프라노입니다. 엘토는 한 학교에 한, 두어명 나올까 말까 합니다.
합창단이나 찬양대 마다 엘토들의 성격은 대체로 비슷한데 제가 느낀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른 파트에 비해 단합이 잘 된다.(사실 소프라노 파트와는 비교도 안된다.)
2.특별파트연습으로 따로 잘 모인다.(모임장소도 주로 교회담을 넘어선다.)
3. 음정 하나하나에 목숨건다. (엘토에게 있어 사소한 음정이란 없다!! 16분음표 하나라도 엘토는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습니다)
4. 반주자와의 친밀도가 대단히 깊다. (엘토 모임엔 꼭 참석하지만 어쩐일인지 소프라노 모임에 반주자가 동행하는 경우는 별로 보질 못했습니다)
5.출석율이 매우 높다. (아무리 출석율이 저조한 합창단이라도 유독 엘토만은 매 연습 때 마다 항상 80%이상 입니다. 그 이유는 아직도 미스테리 입니다.)
6. 지휘자에 대한 무한 신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프라노에 비해 1/3도 안되는 파트연습시간을 할당받는다.)
7. 패션감각이 뛰어나다.(이 대목은 철저히 제 주관적 견해입니다. 역시 소프라노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소프라노는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닌거 아시죠?)
8. 연습 도중에 음정이나 박자로(주로 음정가지고) 앞뒤좌우 난상토론회가 자주 열린다. 이 때문에 연습이 종종 방해 받기도 하지만 대체로 수 분내에 자체 정리가 된다. (이때 지휘자와 엘토가 눈 마주치면 별일아니니 계속 연습진행하시라는 눈빛들이다.)
9. 다른 파트의 음정과 박자에 관심이 매우 높다. (특히 베이스가 음정 박자 틀리면 지휘자보다 엘토한테 먼저 구박받는다. 이유는 없다. 단지 그저 베이스가 하필 엘토와 제일 가까이 앉아 있다는 것 외엔......)
10.악기(피아노)를 다룰줄 아는 사람과 악보를 읽는 능력이 뛰어난 대원이 많다. (이런 이유로 다수의 지휘자들은 엘토 파트연습시간을 다른 파트에 비해 적게 할애한다. 지휘자들에게 엘토 파트는 으레 잘 하는 그룹으로 인식되어 있다)
11. 다른 파트들에 비해 소리(발성)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특히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의 소리에 대한 관심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깊지요.
12. 그 외에 뭐....겸손하다. 튀는 법이 없다. 악기가 다소 크다.(?)
주요3화음(도,미,솔)에서 엘토가 주로 맡게 되는 음정은 3음인 ‘미’ 음입니다. 엘토의 음정이 얼마나 정확하냐에 따라 장조가 되기도 하고 단조가 되기도 합니다. 그 화음의 성격을 규정짓는 키를 엘토가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밝고 명랑한 장조에서 엘토 음정이 반음 떨어지면 슬픈 단조가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혼성4부 합창에서 엘토의 역할은 참 소중합니다. 우선 소프라노와는 같은 여성의 소리로서 완벽한 블렌딩을 이루어야 합니다. 테너와는 같은 내성파트로서 온전한 하모니를 이루어야 합니다. 성(性)은 다르지만 성(聲)은 같아야 하죠. (4부합창악보에서 소프라노와 베이스는 외성이라고 하고 테너와 엘토는 내성이라고 합니다. 외성은 음악의 골격을 이루고 내성은 골격을 채우는 화성의 역할입니다) 대다수의 지휘자들은 테너와 엘토의 소리가 언뜻 들어서는 분간이 안 될 정도로 톤칼라를 통일 시킵니다.(저의 경우 그렇게 지도합니다) 베이스와는 같은 저성파트로서 저음이 가지는 음폭과 뉘앙스를 일치 시킵니다. (특히 2성부로 곡이 진행될 때에는 베이스와 엘토는 유니슨(doubling)이 되죠.)
모든 파트와 두루 부딪히지 않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에 엘토는 다양한 느낌의 음색을 모두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소프라노와 유니슨 하는 경우와 베이스와 유니슨 할 때는 같은 유니슨이라도 다른 느낌으로 노래해야 할 것입니다. 소프라노와 화음을 이루는 것과 테너와 화음을 이루는 것에도 약간의 조절이 필요하죠. 한마디로 팔방미인이 되어야 하는 파트입니다.
그래서 좋은 반주자를 만나는 것과 좋은 대장 및 임원진을 만나는 것과 거의 대등하게 좋은 엘토를 만나는 지휘자는 참 복도 많은 지휘자입니다. 소프라노가 암만 꾀꼬리처럼 노래 잘해도 엘토가 부실하면 꽉 찬 화음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합창을 연주할 수 있는가에 대한 많은 해법 가운데 하나는 엘토를 얼마나 음악적이고 선율적인 라인으로 훈련시키느냐 하는 것입니다.
첫댓글 우리 앨토와 완벽하게 일치!
앨토들 이제 베이스와 숫자가 맞으니 미팅 한번 해 봅시다 이~~뻐
우리 엘토는 침튀기며 칭찬해도 부족하지요~
톤칼라 죽이고 100%출석을 자랑하는 성실성까지...
정말 맞는것 같아요.울 소프도 하루빨리 이조건에 다맞기를..........
창순! 그전엔 미팅 소리 절대 안하더니 육양 안보이고 김양 들어오니 미팅 제안하는건 먼소리?
미팅?? 좋다 난 차정호 찜!! 배추 산다니까~~
근데 모니카는 아무도 찜안할거같애.
지자한테 바로 구박 들어올까봐 그치?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