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년이 넘게 한 자리에서 매일 밤 9시가 되면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 언제나 뉴스의 현장에서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해온 기자였고, 앵커이며 신뢰받는 언론인인 MBC 엄기영 앵커. 변함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기자로서 뉴스를 전할 때와 앵커로서 뉴스를 전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기사에 대한 깊이와 종합적인 안목에서 차이가 있다. 기자로서 어떤 부서에 속하게 되면 그 분야에 대해 파고들게 된다. 깊이 있는 뉴스를 생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앵커는 전체 뉴스의 전달자이자,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사람이다. 때문에 앵커는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문화부,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특파원 등 여러 분야의 기자 생활을 했던 경험들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된다.
아나운서들이 앵커, 스포츠 캐스터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요즘 아나운서들은 재능이 많다. 아나운서들이 영역을 확대해가는 건 나쁘지 않다. 다만 뉴스를 전달해주는 아나운서가 다른 프로를 진행함에 있어서는 상당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쇼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 미인대회에 출전한 사람이 진지하거나 슬픈 뉴스를 전할 때 시청자들이 그 뉴스에 집중을 할 수 있겠는가? 뉴스는 신뢰도와 정확성이 생명이다. 기자가 아닌 아나운서가 앵커가 되는 경우, 더 많이 공부하고 뉴스를 보는 올바른 시각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자에서 앵커가 되기 위한 필요 조건은 무엇인가? 매일 시청자들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신뢰할만한 기자나 앵커가 되어야 한다. 기자였을 때부터 생생한 리포트로 시청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인 사람은 더 유리하다. 시청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뉴스를 전할 때 정확하고 호감 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전달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MBC뉴스의 보도들이 중앙 일간지와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언론들끼리 서로 건전한 비평은 있어야 한다. 특정 신문을 보는 독자들은 그 신문의 기사만이 사실인줄 아는 경우가 있다. 게재된 사설을 보고 자기 의견인 양 내세우기도 한다. 독자들은 신문을 통해 사회를 본다. 때문에 우리는 이런 신문의 영향력을 아젠다로 선정해 취재하고 방송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것들이 회사의 이익에 따라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언론인의 양심에 의해서 결정 되어야 한다.
MBC도 편파적이지 않은가? 언론사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신문을 보수, 진보로 놓고 볼 때 MBC의 경우는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에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MBC 9시 뉴스에 하인스워드가, SBS 8시 뉴스에는 가수 비가 출연했다. 뉴스의 보도 영역이 확대되고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언론은 항상 시청자들의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 요즘은 인터넷 시대다. 온라인상에서 이미 화제가 된 것들이 그 후, 방송뉴스를 통해 다시 보여지고 있다. 월드컵 때 뉴스 스튜디오를 시청 앞으로 옮긴다든지, 혹은 하인스워드나 비 등을 출연시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매일 사건 사고, 정치 뉴스만 나오는 것은 너무 딱딱하고 우울하지 않은가? 단, 지나치게 가벼운 화젯거리에 영합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뉴스의 강약을 잘 조절해야 할 것이다.
인기를 얻었던 많은 남자 앵커들이 정치권에 진출했다.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는가? 자질이 있는 사람이 정치인이 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언론인은 외로워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안이든 냉정하게 보도하고 잘못 된 게 있으면 서슴없이 비판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이러한 언론인의 높은 비판 의식과 인지도를 노리고 정치권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본다. 나는 뉴스의 현장에서 젊은 기자들과 호흡하는 것이 즐겁다. 시청자들에게 뉴스를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뉴스 앵커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정확한 표준말을 쓰기 위해 국어 공부를 많이 하길 바란다. 또 뉴스의 정형화된 말투에서 벗어나, 새로운 표현과 아름다운 언어를 더 많이 사용할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소설, 시 등도 많이 읽고, 문학적인 상상력을 키우면 더 좋겠다.
20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나 다양한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긍정적인 시선은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
첫댓글 아저씨! 언제 이런 인터뷰 하셨어요? 9월 14일자 아이엠 스페셜 '캠퍼스 리포트' 코너에 올려진 걸 이제서야 발견했네요. ^^;; 이런 인터뷰 하셨으면 저한테 귀뜀이라도 좀 해주시지.. (제가 목매는거 잘 아심시롱~ )
몇번이고 읽으면서 어쩜..어쩜.. 감탄하게 됩니다.. 요즘 문제시되는 연예인화된 아나운서들의 뉴스진행에 대한 아저씨의 생각이 저와 일치하시는 것도 반갑구요.. 아저씨 말씀 하나 하나가 다 와닿습니다... 제 마음에 쏙 들어요.
아저씨께서 뉴스를 진행하시면 다른 앵커들에게서는 못느끼는 강렬한 포스가 느껴져요.. 부드럽고 선한 인상에 중후하고 지적인 포스가...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 압도된다는..^^
다양한 취재 경력은 물론, 보도국 수뇌부로서 뉴스를 전두지휘 하시는등의 노하우가 뉴스진행에 그대로 녹아 있어서 항상 믿음을 갖고 편안하게 시청하게 되지요. 앵커는 생활언어 교사가 되야 한다는데 아저씨를 뵈면 적절한 단어선택이나 언어구사력은 물론, 시인의 가슴을 가졌다고 느껴질 정도로 문학적이고 시적 감수성이 탁월하신 표현들이 많이 나오던데 역시~~!!!
MBC의 경우는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에 있는 것 같다는 말쑴..ㅎㅎ 공감! 그치만 아저씨께선 그런 언론사마다의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도 나름대로 중도를 지키시려고 노력 하시는 듯.. 그리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 긍정적 시선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말씀! 항상 명심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