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들이나 성공한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인간 심리의 흥미로운 부분들을 종종 엿볼 수 있습니다.
가령,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시도한다던지,
최고 스펙의 학벌을 가진 사람이 말도 안되는 의사결정을 하거나 사기를 당한다던지 등등
당최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하면서 더 큰 성공을 거두거나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하는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의 증명 욕구 때문입니다.
증명 욕구
내가 옳다는 걸, 내가 맞았다는 걸 온 세상에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왜 그렇게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데 혈안이 돼 있느냐?
그것은 바로, 증명에 대한 성취감이야말로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쾌락이기 때문입니다.
Show and Prove
돈이 많은 사람들은 돈이 주는 효용에 점점 더 무감각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죠.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란,
아무리 귀중한 것이라도 수없이 체험하다 보면 그 효용이 점차 낮아짐을 뜻해요.
그런데, 아무리 성공하고 돈 많고 똑똑한 사람이라한들,
자신의 가치를 세상에 증명할 수 있는 기회란 좀처럼 갖기 힘든 법입니다.
따라서, 증명에 대한 성취감이야말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란 디버프에서 가장 자유로운 쾌락이라고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4년에 한번씩 개최되죠.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인 메시조차 월드컵 우승은 단 1회뿐입니다.
온갖 부와 명예를 다 가졌지만,
월드컵 우승만이 없었던 메시에게,
월드컵에서 show and prove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했을까요?
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침내 증명에 성공했을 때는 얼마나 짜릿한 쾌감을 경험했을까요?
똑똑한 사람들에 대한 연구에서 재밌는 건,
의외로 이들이 여러가지 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터널 시야를 갖게 되는 단점 뿐만이 아니라,
※ 터널 시야 : 넓게 보지 못하고, 보고 싶은 것만 좁게 보는 현상.
증명 욕구로 인해, 오히려 그 어떠한 도전도 경계하고 회피하려는 경향성 역시 보일 수 있어요.
심리학자 Carol Dweck은 <마인드셋 이론>에서
똑똑한 아이들일수록,
인간의 능력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고정마인드셋을 가질 가능성이 높으며,
자신의 역량이 뛰어나지 않다는 걸 확인하는 것에 극도의 불안감을 지니고 있으므로,
내가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하고, 새로운 건 최대한 도전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합니다.
증명 욕구의 역효과랄까?
가만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괜히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무능력자란 오명을 쓸 바에는,
자기가 잘하는 것만 하면서 '그래 너 잘한다' 라는 칭찬만 계속 듣고 싶은 겁니다.
이미 예전에 증명이 끝난 것에만 계속 안주하면서,
새로운 증명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는 거죠.
"이미 많이 가졌으면서도 왜 그렇게 욕심을 내는지 궁금하다고?
나는 더 가지기 위해 욕심을 내는 게 아니네.
단지, 내가 더 많이 가질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살고 있을 뿐이지.
나에게 있어서 쾌락은 오직 내 가치에 대한 상향과 그 증명, 이것밖에 남은 게 없어."
인문학자들은 증명 욕구에 대한 pros and cons에 주목합니다.
<show and prove>가 모토인 삶은 너무 많은 스트레스에 직면해야 하니,
차라리 정서적 안녕을 위해서라면,
"Prove"가 아니라 "Improve"에 집중하라는 거죠.
저 또한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매우 내향적이면서도 예민한 성격 탓에 Improve파이긴 합니다만,
뭔가에 미친 사람처럼 매달리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데 혈안이 돼 있는 사람들의 뒤가 없는 인생도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해요.
이런 사람들이 단순히 인정 욕구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사랑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망을 지닐 때,
세상은 또 한 명의 "방망이 깎는 장인"을 탄생시키게 되는 것이니까요.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너무나 멋진 글에 감탄하고 갑니다. 나중에 가족들과 같이 읽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