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어제는 소공동체 산행가는 날. 행선지는 충남 공주의 계룡산.
이곳은 대학교때 친구들이랑 갈려다가 남편이 태클거는 바람에 나만 빠져 친구들에게 두고 얘깃거리가 됐던 나름 쓴 추억이 있는 곳.
하여 나는 다른 여느때 보다 당당하게 남편에게 허락이 아닌 포고를 하고 산행을 갈 수 있었다. ㅎㅎ
남편은 등산을 싫어한다.
하여 여필종부하는 나도 당연히 ..
등산화는 커녕 운동화도 없고, 바람막이는 커녕 잠바도 없다.
마트가서 아무생각 없이 저렴하게 운동화 하나, 얇은 잠바, 두터운 양말 사고
가서 먹을 밑반찬 멸치, 방울 토마토 사고,,
엥??? 마트서 만난 다른 지역 자매님들 카트에 고기 사고, 상추 사고 난리났다.
난 보쌈 해오겠다던 반장님 말려가며 밑반찬 하나씩만 간단히 가져가서 먹자고 구역장의 힘을 남발했건만
슬슬 걱정이 된다. 다시 보쌈을 해오랄수도 없고 ㅠㅠ,
에라 모르겠다. 반장님들한테 문자를 보낸다. " 맛난것은 집에서 많이 잡숫고 산에선 걍 간단히 먹고 부담없이 편히 다녀오자고"
다행히 반장님들도 선뜻 동의해 주신다. 휴~~~
그래도 맘이 불편해 전이라도 지져 갈려고 대구 사고, 버섯 사고, 호박 사고
냉장고에 대충 넣어놓고 고대병원 장례미사에 뛰어간다. 공주 사신분이 고대병원에서 돌아가셨다네. 해서 인력시장서 동원됐다^^
에고 저녁에 성령세미나 가야하는데 ,, 지난 주에도 못갔는데 언제 밥하고 반찬 준비하고 하나
웬걸 남편 문자가 들어온다. 손님 만나고 늦는다고 ㅎㅎㅎ 땡큐 하느님 감사감사 !!!!
난 성령세미나도 갔고, 잠도 편히 자고,,
술때문에 남편 늦잠주무시는 틈을 타서 여유롭게 전부치고, 멸치 볶고, 김치 볶고, 룰루랄라~~~~
새벽에 학교간 딸아이한테 전화가 온다.
엄마, 비가 와서 길이 미끄러운데 산에 올라가지 말라며 걱정해준다.
고3이라 제 앞가름 하기도 힘들텐데 이케 생각해주니 넘 고맙다. 주님이 주신 보너스다
기도하고 조용히 얘기하며 오고 가는 버스 속에 시간들도 좋았고,
산에서 만난 예의 바른 고등학생들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마주쳤던 많은 아이들이 날 해피하고 해줬고
119 헬기로 깜작 이벤트를 보여준 데레사, 마리아 형님 덕분에 스릴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기가 막힌 밑반찬들을 준비해오신 우리 반장님들과 1지역 식구들!!!!!!
다들 오들오들 떨면서 먹는데도 어찌 이리 맛있던지 김밥, 주먹밥, 찰밥, 오이소박이, 매실짱아찌, 연근, 전, 미나리무침, 김, 고추
열무김치, 볶음김치, 멸치, 두릅, 새우볶음, 포도, 방울토마토, 블랙커피, 다방커피, 뜨신 물까지
이건 분명 2010판 오병이어의 기적이었슴다.
그 작은 배낭들 속에서 무진장 나왔슴다.
추운 날씨도 아랑곳 하지 않았슴다. 성포동 아짐씨들의 식욕은 대단했슴다. ㅋㅋ
하산하는 길에 소화 잘 시키고, 공주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표고버섯하고, 곰취 말린것도 하나 사고,
모처럼 주름지고 윤기 잃어가는 얼굴들 환하게 단체 사진도 한장 찍고 버스 탔슴다.
뽀너스~~ 신부님이 장수촌 누룽지 백숙 쏘셨어요. 처음 먹어보았는데 참 맛있었어요.
얘들이랑 부모님 모시고 또 와야겠어요.
저처럼 닭백숙 싫어하시는 분들 강추합니다.
방글라라자매가 안산공단쪽에 '초원에 집'이 맛은 같은데 조경이랑 분위기가 훨 좋다고 소개해 주셨어요.
근데, 계룡산 구경은 못했슴다.
미끄러져 다리 다칠까봐 땅만 쳐다 보고 올라갔다 내려왔슴다.ㅠㅠ
주차장에서 한번 쳐다봤슴다. 안산에서 보던 산과 똑 같았슴다 ㅋ -스콜라 생각-
모처럼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계룡산은 가을에 가면 좋을듯, 꽃은 산에 거의 없었던거 같아요.
모두들 가족들이랑 한번 꼭 다녀오세요^^
소감문 끝.
P.S. 소공동체 총무님 저 소감문 숙제 했슴다^^
첫댓글 ㅎㅎ스코라언니 짱.ㅎㅎ
너무나도 잘도 쓰셨네요 우리도 꼭 한번 가고프네요 좋은글 감사해용
가지는 못했어두 소감문을 보니 갔다온거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