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7인치 '휴대성'으로 승부 VS 아이패드=24만개 앱으로 맞선다
SKT-갤럭시탭
전후면 카메라·지상파 DMB 탑재…'텍스토어' 등 특화 콘텐츠 내세워
KT-아이패드
완벽한 운영체제가 강점… 全 세계서 400만대 팔려
삼성전자는 다음 달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시장에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출시한다. KT도 비슷한 시기에 애플의 아이패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SK텔레콤 진영(갤럭시탭)과 애플·KT 진영(아이패드)은 자신의 태블릿PC에 이동통신망과 와이파이 접속 기능을 탑재하기로 하고, 전파인증과 요금제 개발 등 막바지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세계 IT 제품의 테스트베드(test bed·시험무대)인 국내에서 스마트폰에 이은 태블릿PC 전쟁의 막이 오르는 것이다. Digital BIZ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최종 테스트를 진행 중인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를 입수, 두 제품을 비교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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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블릿PC 갤럭시탭과 아이패드가 다음달 국내 시장에서 격돌한다. 두 제품은 국내에 앞서 일본에서 먼저 나왔다. 윗쪽 사진은 갤럭시탭의 일본 내 유통사인 NTT도코모의 모델이 지난 5일 갤럭시탭을 선보이는 모습, 아랫쪽 사진은 지난 5월 일본에서 한 소비자가 일본 유명 패션모델 겸 가수인 후지이 리나로부터 아이패드를 건네받는 모습이다. / 블룸버그 /AFP·연합뉴스
◆갤럭시탭 "아이패드의 약점을 공략한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는 기본적으로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인 갤럭시S와 아이폰을 대형 화면에 확대해 놓은 모습이다. 운영체제나 초기화면의 구성, 터치스크린의 반응 속도,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 등 많은 면에서 각각의 대표 스마트폰과 상당히 유사하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는 특히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 면에서 경쟁자인 넷북이나 노트북PC에 비해 한 수 위다. 모든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이 아이콘화된 데다 대부분 앱이 터치 한 번으로 작동된다. 태블릿PC를 켤 때나 대기모드로 전환했다가 다시 사용할 때 스마트폰처럼 부팅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차이점도 있다. 갤럭시탭은 7인치 디스플레이를 채용, 휴대성을 강화했다. 두께는 12㎜에 380g으로 아이패드(13.4㎜, 680~730g)에 비해 훨씬 가볍다. 한 손으로 잡을 수 있고 양복이 망가지긴 하겠지만 양복 안 주머니에도 들어간다. 갤럽시탭이 공개된 이후 애플도 7인치짜리 아이패드를 내놓겠다고 밝힌 것을 보면 휴대성을 강조한 차별화 전략은 일단 먹힌 셈.
갤럭시탭에는 아이패드에는 없는 유용한 기능들이 꽤 있다. 지상파 DMB 시청이 가능하며 전후면 카메라(300만 화소/130만 화소)가 탑재돼 있어 즉석에서 찍은 사진을 곧바로 페이스북 같은 SNS(인터넷친구찾기 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저장된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을 별도의 전환 과정 없이 재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내비게이션 프로그램 등 국내에 특화된 콘텐츠도 강점이다.
반면 제품의 완벽성에 있어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400만대 넘게 팔린 아이패드가 한 수 앞선다. 갤럭시탭은 아직 시험단계인 탓인지 와이파이 연결이나 글자 입력, 인터넷 검색 때 화면 깜빡거림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눈에 띄었다. 갤럽시탭 전용 앱도 아직은 부족한 편이다.
두 제품 모두 공통적인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동영상이나 지상파DMB를 볼 때나 일부 앱을 구동시켰을 때에는 화질이 스마트폰처럼 선명하지가 않다. 아직은 태블릿PC의 대형 화면에 최적화한 앱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발자들이 스마트폰용으로 개발한 앱들을 갤럭시탭에서도 원활하게 볼 수 있도록 전환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는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와이파이와 이동통신망 모두 이용하는 제품의 경우, 아이패드가 메모리용량(16G/32G/64G)에 따라 629~829달러(약 70만~92만원) 안팎이며, 갤럭시탭(메모리 16G+외장 메모리 최대 32G 지원)은 90만~100만원 선이다. 물론 스마트폰처럼 사용자가 선택하는 요금제에 따라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 구매가격은 이보다는 훨씬 싸진다.
KT에서는 아이패드 외에도 지난 9월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 'K패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IT기기 전문 벤처기업 엔스퍼트가 개발한 것으로 7인치 디스플레이, 300만 화소 카메라, 1기가헤르츠(㎓) CPU(중앙처리장치), 지상파 DMB 등을 탑재했다. 정전식 입력 방식을 채택한 터치스크린의 반응 속도도 손색이 없다. 가격(49만원)도 저렴하다. 단 화면 화질은 갤럭시탭이나 아이패드에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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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형 콘텐츠와 글로벌 콘텐츠 각축
갤럭시탭과 아이패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콘텐츠다. 누가 더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특히 애플이 지난 4월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신문·잡지·서적 같은 텍스트 콘텐츠를 핵심 애플리케이션으로 내세운 만큼, 텍스트 콘텐츠 확보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아이패드는 스티브잡스 CEO가 공언한 대로 신문이나 잡지를 읽는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를 통해 동화 '토이스토리(Toy story)'를 읽으면 영화 속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미지와 짧은 동영상뿐 아니라 동화의 내용을 읽어주는 기능도 있다. 또 이야기를 듣는 도중에 화면을 정지시키고 가벼운 메모와 낙서도 할 수 있다. 잡지도 마찬가지다. 잡지를 읽다가 인터넷검색이나 관련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아이패드에는 이 밖에도 게임·엔터테인먼트·영화 등 아이패드 전용 앱이 이미 2만개가 넘으며, 24만개 넘는 아이폰용 앱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갤럭시탭은 한국에 특화한 콘텐츠에 강점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텍스토어(textore.com)와 교보 e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자료 등을 망라한 리더스 허브(Reader's hub)다. 리더스 허브에서는 같은 인쇄매체라도 신문·전자책·잡지 등을 각 매체의 성격에 따라 최적의 열람 방식으로 제공한다. 신문을 볼 때에는 신문 고유의 편집을 그대로 살려서 보여주고 실시간 속보와 관련 동영상까지 제공한다.
특히 텍스토어에는 국민일보·한겨레신문·조선일보·경향신문·전자신문·헤럴드경제·아시아경제·코리아헤럴드·스포츠조선·스포츠서울·일요신문 등 국내 주요 일간지를 편집 그대로 볼 수 있다. 또 주간조선·월간조선 등 주요 잡지 8개 종과 2만권이 넘는 전자책도 준비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도 갤럭시탭 출시와 함께 갤럭시탭 전용 앱을 쏟아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