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18:11-28
찬송가 408장 나 어느 곳에 있든지
오늘 본문부터 19장 마지막 절까지는 아직 가나안에서 기업을 분배받지 못한 일곱 지파의 기업 분배가 그려집니다. 이중 처음으로 기업을 분배받은 지파는 베냐민 지파였습니다.
베냐민 지파 기업의 위치(11절)
(11) 베냐민 자손 지파를 위하여 그들의 가족대로 제비를 뽑았으니 그 제비 뽑은 땅의 경계는 유다 자손과 요셉 자손의 중간이라
베냐민 지파를 위해 뽑은 제비는 그들 기업이 유다 자손과 요셉 자손 사이에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때 요셉 자손 중에는 에브라임 지파 기업이 베냐민 지파 기업과 닿아있었습니다.
교우님들 중 성경 지리에 관심이 있어 열두 지파의 가나안 땅 분배 지도를 보신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베냐민 지파 기업은 위아래로 길쭉한 가나안 땅의 허리인 중앙 지역에 있고 면적이 매우 작습니다. 그렇지만 이곳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한 곳입니다. 왜냐하면 베냐민 지파를 둘러싼 유다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가 훗날 각각 왕조를 이뤄 오랜 시간 대립하며 나라 전체에 긴장감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베냐민 지파가 분배받은 땅은 이 둘 사이 힘의 균형을 이룰 완충지대였습니다. 비록 땅의 크기는 작지만, 중요도는 이스라엘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이 중요한 땅이 야곱의 열두 아들 중 막내인 베냐민 지파 소유가 되게 한 방법은 다름 아닌 제비뽑기였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 제비뽑기가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압니다. 제비뽑기는 하나님이 정해주신 결정 도구였습니다. 잠언 16장 33절도 이렇게 증거합니다.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제비를 뽑거나 던지는 건 사람이지만 결과는 하나님이 주관하십니다. 실제로 본문 11절에서 ‘제비를 뽑았으니’의 원문을 직역하면 ‘제비가 나왔다’입니다. 이는 제비의 수동성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즉, 베냐민 지파는 하나님 뜻과 섭리에 따라 이스라엘에서 지리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기업으로 받았습니다. 게다가 사실 베냐민 지파도 유다와 에브라임 지파만큼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합니다.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을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 지파를 가나안 땅 중앙에 두시며 역사를 주관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는 우연이란 없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섭리는 우리도 포함합니다.
세상은 오늘 나의 삶이 지금까지 내가 해온 수많은 선택의 결과라고 합니다. 그러니 삶의 책임도 내가 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이끄십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믿는 우리 삶을 책임지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내 삶의 정황에 자책하거나 불평하기보다 하나님이 섭리하고 계심을 기억하십시다. 그리고 결국엔 하나님이 선하게 이끄실 것을 신뢰하며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우리 되길 축원합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베냐민 지파 기업의 사방 경계를 설명합니다. 이때 성경은 북쪽 경계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서쪽, 남쪽, 동쪽 경계를 보여줍니다. 먼저 북쪽과 서쪽 경계인 12절부터 14절입니다.
베냐민 지파 기업의 사방 경계(12-20)
(12-14) 그들의 북방 경계는 요단에서부터 여리고 북쪽으로 올라가서 서쪽 산지를 넘어서 또 올라가서 벧아웬 황무지에 이르며 또 그 경계가 거기서부터 루스로 나아가서 루스 남쪽에 이르나니 루스는 곧 벧엘이며 또 그 경계가 아다롯 앗달로 내려가서 아래 벧호론 남쪽 산 곁으로 지나고 벧호론 앞 남쪽 산에서부터 서쪽으로 돌아 남쪽으로 향하여 유다 자손의 성읍 기럇 바알 곧 기럇 여아림에 이르러 끝이 되나니 이는 서쪽 경계며
12절과 13절이 보여주는 북쪽 경계는 에브라임 지파 기업 남쪽 경계를 기술한 여호수아 16장 1절에서 5절 내용과 일치합니다. 이러한 베냐민 지파 기업 북쪽 경계는 요단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요단 바로 옆 여리고에서 북쪽으로 올라간 뒤 서쪽 벧호론 남쪽 산까지 향합니다. 그리고 14절이 기술하는 서쪽 경계는 벧호론 앞 남쪽 산에서부터 기럇 여아림까지입니다. 이 서쪽 경계는 길이가 짧아 베냐민 지파 기업이 좌우로 길고 위아래는 짧은 모양임을 알 수 있습니다. 15절부터 20절입니다.
(15-20) 남쪽 경계는 기럇 여아림 끝에서부터 서쪽으로 나아가 넵도아 물 근원에 이르고 르바임 골짜기 북쪽 힌놈의 아들 골짜기 앞에 있는 산 끝으로 내려가고 또 힌놈의 골짜기로 내려가서 여부스 남쪽에 이르러 엔 로겔로 내려가고 또 북쪽으로 접어들어 엔 세메스로 나아가서 아둠밈 비탈 맞은편 글릴롯으로 나아가서 르우벤 자손 보한의 돌까지 내려가고 북으로 아라바 맞은편을 지나 아라바로 내려가고 또 북으로 벧 호글라 곁을 지나서 요단 남쪽 끝에 있는 염해의 북쪽 해만이 그 경계의 끝이 되나니 이는 남쪽 경계며 동쪽 경계는 요단이니 이는 베냐민 자손이 그들의 가족대로 받은 기업의 사방 경계였더라
15절부터 20절까지는 남쪽과 동쪽 경계입니다. 이중 남쪽 경계는 15절부터 19절까지입니다. 이 경계는 여호수아 15장에 나오는 유다 지파 기업 북쪽 경계와 일치합니다. 기럇 여아림에서부터 염해, 오늘날 사해 북쪽 해만까지가 바로 베냐민 지파 남쪽 경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동쪽 경계는 요단강입니다.
성경은 베냐민 지파 기업의 사방 경계를 매우 자세히 기술합니다. 이 일은 베냐민 지파에게 은혜였습니다. 왜냐하면, 힘이 센 두 지파 사이에서 자칫 분쟁이 발생할 때 기업을 빼앗기는 등의 피해를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지파 간 경계를 상세하게 기록하게 하셨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은 일찍이 신명기에서도 이웃의 경계표를 옮기지 말 것을 명령하셨었습니다(신 27:17). 이처럼 하나님의 보호하심은 허술하지 않습니다. 잠시 잠깐 있다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이를 잘 알고 있던 모세도 신명기 32장 10절에서 이렇게 노래했었습니다. “여호와께서 그를 황무지에서, 짐승이 부르짖는 광야에서 만나시고 호위하시며 보호하시며 자기의 눈동자 같이 지키셨도다”
베냐민 지파를 보호하신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관심을 잃지 않으십니다. 우리 일거수일투족을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보시고 우리를 지키십니다. 그러니 먼저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에 자족하고 감사하십시다. 그리고 우리를 보호하시는 하나님 은혜를 기억하십시다. 그때 우리는 오늘 우리가 가진 것으로 우리 사는 곳을 하나님 나라로 일구어 갈 힘을 얻습니다. 이어지는 21절부터 28절은 베냐민 지파 기업 성읍들입니다.
베냐민 지파 기업의 성읍들(21-28)
(21-28) 베냐민 자손의 지파가 그들의 가족대로 받은 성읍들은 여리고와 벧 호글라와 에멕 그시스와 벧 아라바와 스마라임과 벧엘과 아윔과 바라와 오브라와 그발 암모니와 오브니와 게바이니 열두 성읍과 또 그 마을들이며 기브온과 라마와 브에롯과 미스베와 그비라와 모사와 레겜과 이르브엘과 다랄라와 셀라와 엘렙과 여부스 곧 예루살렘과 기부앗과 기럇이니 열네 성읍이요 또 그 마을들이라 이는 베냐민 자손이 그들의 가족대로 받은 기업이었더라
베냐민 지파는 총 스물여섯 성읍을 기업으로 받았습니다. 이때 성경은 21절부터 24절에 기업 동쪽 열두 성읍을 나열하고 25절부터 28절에서 서쪽 열네 성읍을 알려줍니다. 이 스물여섯 성읍 중 익숙한 이름들이 있습니다. 여리고, 벧엘, 아윔으로 기록된 아이, 기브온, 미스베로 기록된 미스바, 그리고 예루살렘 등입니다. 특히 여기서 예루살렘이 베냐민 지파 기업이라는 사실이 눈길을 끕니다.
예루살렘은 훗날 다윗을 통해 이스라엘의 수도가 되고, 성전이 세워지는 곳입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심장과 같으며 이스라엘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곳이 베냐민 기업이 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모세가 베냐민 지파를 향해 한 신명기 33장 12절 예언의 성취입니다. “베냐민에 대하여는 일렀으되 여호와의 사랑을 입은 자는 그 곁에 안전히 살리로다 여호와께서 그를 날이 마치도록 보호하시고 그를 자기 어깨 사이에 있게 하시리로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베냐민을 안전히 살게 하실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무엇보다 베냐민을 어깨 사이에 두고 보호하실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람 어깨 사이에 있는 건 머리입니다. 사람 신체 모든 부위가 다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 머리는 그 사람의 정체성을 가질 만큼 중요합니다. 바로 이 위치에 하나님이 베냐민을 두고 그를 보호하겠다 하신 것입니다. 이 예언은 하나님 임재를 상징하는 성전이 베냐민 지파 기업에 세워지며 성취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분열된 뒤에도 베냐민 지파는 남왕국 유다와 연합하여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하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약속과 계획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실하신 하나님은 그 약속을 끝까지 이뤄가십니다. 베냐민 지파의 기업은 작았지만, 거기 담긴 베냐민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은 땅의 크기와 달랐습니다.
물론 베냐민 지파는 오래전 야곱의 예언대로(창49:27) 이리처럼 호전적이고 폭력적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훗날 사사시대에 민족을 뒤흔드는 잔혹한 일을 벌여 지파가 사라질 위험에 처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베냐민 지파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를 통해 이스라엘의 초대 왕을 낳게 하셨고 시간이 더 흐른 뒤엔 에스더와 모르드개를 낳아 민족을 구하고 원수를 궤멸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대 사도 바울을 낳아 오늘 우리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지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 작은 지파(시 68:27)를 보호하는 것만 아니라 이들을 통해 온 세상을 구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는 방대합니다. 우리로선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 하나님이 오늘 우리에게도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게다가 우리에겐 베냐민 지파에게 허락하셨던 것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기업, 시간이 흐른다고 이름이 바뀐다거나 사라지지 않는 기업, 무엇보다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기업을 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베드로전서 1장 3-4절도 이렇게 증거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잇게 하시나니 곧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간직하신 것이라”
예수님이 바로 우리의 기업이십니다. 예수님께 가는 것만 우리 생명을 보장하고 이 땅에서 하나님 뜻을 따라 바르게 살게 하기 때문입니다. 베냐민 지파를 보호하고 사용하신 하나님은 우리도 살리시기 위해 창세 전부터 계획하신 대로 예수님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신 예수님은 세상을 만드신 창조주 곧 온 세상의 주인이시면서도, 정작 사람들로부터 머리 둘 곳 만큼의 기업도 받지 못하셨습니다(마 8:20). 그럼에도, 모든 사람을 향해 소리쳐 외치며 말씀이신 자신을 믿고 삼키라고 촉구하셨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을 진정 주님으로 모시며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업을 소유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때 하나님은 우릴 통해 우리가 속한 곳까지 하나님 나라로 일구어 가실 것이고, 그때 우리는 오늘 우리가 왜 거기 그 자리에 속해 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이러한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며 하나님을 찬송하며 사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오늘 말씀을 통해 베냐민 지파의 기업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야곱의 열두 아들 중 막내였던 베냐민의 후손은 좁은 땅을 기업으로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하나님이 그들을 작게 여기신 게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완벽한 뜻과 계획이 담긴 섭리였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크고 높고 깊은 섭리 안에 우리도 포함됨을 믿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려주시려 예수님은 어제도 오늘도 우리에게 외치며 말씀하십니다. 우리 가까이 오신 예수님이 우리의 영원한 기업임을 기억하며, 말씀을 삼키고 인내하며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이를 통해 오늘 우리가 사는 곳이 하나님을 찬송하는 하나님 나라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베냐민 지파 기업이 유다 자손과 요셉(에브라임) 자손 중간에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2. 베냐민 지파 기업의 사방 경계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3. 베냐민 지파 기업의 성읍 목록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섭리는 무엇인가요?
4. 하나님이 오늘 우리에게 기업으로 주신 것과 그것을 주신 의미를 묵상해 보세요.
(작성: 이종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