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NFT 열풍, 반도체 대란… 올해의 테크 10대 뉴스
조선일보 테크팀이 2021년 테크놀로지(Technology)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비대면 사회를 극복할만한 새로운 기술과 IT업체들이
빛을 발했다.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에서 시작한 메타버스가 학교, 직장, 상점과 같은 현실 공간을 대체하면서 디지털 자산인 NFT의 가치도 치솟았다. 기술 기반으로 성장한 인터넷·IT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반작용으로 플랫폼 기업이나 빅테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수급 대란과 미·중 테크 전쟁 속에서 한국 테크산업이 올해보다 발전한 2022년을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 메타버스와 NFT 열풍, 가상 시대 돌입
장콸 작가의 '미라지 캣3' NFT(대체불가능토큰) 작품. /업비트
올해 초 디지털 아트 작가 비플의 NFT(대체불가토큰) 작품 ‘매일 첫 500일’이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785억원에
낙찰됐다. NFT 열풍은 미술계뿐만 아니라 패션브랜드, 게임업체까지 번졌다. 지난 19일까지 올해 NFT 총거래액은 115억
3487만달러(약 13조7253억원)에 달한다. NFT 열풍의 동력은 메타버스였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에 집중하겠다며 회사명을 ‘메타’로 바꿨고, 기업, 관공서, 학교도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했다. 가상 세계 속에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시대가 왔다.
◇격화한 미·중 테크 전쟁
미 재무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 AI 기업 센스타임.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는 인텔의 중국 공장 증설을 막은 데 이어 지난달 중국 화웨이와 ZTE를 겨냥한 보안장비법에 서명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중국 테크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맞서 자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을 사실상 금지했다. 중국은 독자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굴기’를 내세우며 자국을 대표하는 파운드리 업체 SMIC에 2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IT업계 강타한 반도체·물류 대란
코로나 특수를 누리던 IT 업계에 시스템 반도체 공급 부족과 물류 대란 악재가 덮쳤다. 삼성전자는 비(非)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올 하반기 내놓을 예정이었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1 FE 출시를 내년으로 미뤘고, 애플은 아이폰13의 생산
목표량을 당초 9000만대에서 1000만대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경제연구원의 ‘2022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공급 차질이 여러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중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모두 해소될 것으로 낙관하긴 어렵다.
◇제2의 벤처붐, 벤처투자액 역대 최대치 기록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 /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제2의 벤처붐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4년 국내 1호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었던 쿠팡이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직방, 두나무, 컬리, 당근마켓 등 새로운 유니콘도 속속 등장
했다. 제2의 쿠팡을 찾기 위한 돈이 스타트업으로 몰리면서 벤처투자액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일까지 국내
스타트업들이 투자받은 금액은 약 12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벤처투자액이 10조원을 넘었다.
◇플랫폼 업체와 전문직 단체 잇단 충돌
플랫폼 기업들이 산업계 각 분야에 진출하면서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졌다. 변호사·세무사·의사·감정평가사 같은 전문 직능단체들이 전문가 영역을 공략하고 나선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공세를 펼쳤다. 서울시의사회는 올 초 강남언니와 바비톡에 광고를 게재하는 개인병원들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통보했고, 지난 5월 서울변호사회는 소속 회원들에게 변호사 광고 규정
개정을 이유로 로톡 탈퇴를 권고했다. 문어발 확장으로 골목 상권을 침해한단 비판을 받은 카카오는 꽃·간식·샐러드 배달
사업에서 철수하고 택시 유료 호출도 폐지했다.
◇확산되는 빅테크 규제
미국과 중국 정부가 자국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칼을 빼들었다. 호주와 유럽에서는 언론사들이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거대
플랫폼과의 뉴스 저작권료 협상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가 도입됐고, 빅테크는 막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하게 됐다. 내부 고발로 궁지에 몰린 메타(페이스북)는 미국 주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고, 자회사 CEO는 의회에 불려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부유’ 계획을 내세우며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와 같은 자국 IT 기업을 압박하자 CEO들이 잇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몸을 피했다.
◇억만장자들의 우주 경쟁 시대 본격화
지난 11일 버진 갤럭틱의 VSS 유니티가 상공으로 날아오르는 모습.
리처드 브랜슨(왼쪽)이 우주여행 성공 후 샴페인을 터뜨리며 웃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7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우주여행 기업 버진갤럭틱을 통해 자신을 포함한 6명의 민간인을 태운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9일 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블루오리진의 우주 로켓 ‘뉴 셰퍼드’에 탑승해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지난 9월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들만 탑승한 우주선
발사에 최초로 성공했다. ‘빌리어네어(억만장자)’로 불리는 세계 부호들이 자존심 경쟁이 본격적인 우주 시대를 열었다.
◇폴더블폰 속속 출시...시장 개화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삼성전자
접었더니 통했다.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이 흥행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 시장이 열렸다.
올 3분기 갤럭시Z 플립3와 갤럭시Z 폴드3 두 모델의 합산 판매량은 100만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월 미국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 중 폴더블폰 비율이 12%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0.6%에 그친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상승세다. 이달 초 중국 업체 오포가 폴더블폰을 공개했고, 화웨이, 샤오미도 내년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하면서 폴더블폰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집콕 시대, 나만의 디자인 가전
가구와 잘 어울리는 LG '코드제로 A9S' 청소기. /LG전자
코로나 집콕 시대, 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취향대로 색상을 조합하는 맞춤형 가전이 대중화됐다.
LG전자에 따르면 출시한 지 1년 된 맞춤형 가전 오브제 컬렉션의 인기에 힘입어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20% 이상 늘었다. LG전자보다 앞서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올해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와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내놓으며 제품군을 늘려나갔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
넥슨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항의하는 시위 트럭. /인터넷커뮤니티 캡처
엔씨소프트가 지난 2월 말 당첨 확률을 공개하지 않은 채 최상급 무기 ‘신화 무기’를 새로 선보였는데,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 아무리 돈을 써도 뽑히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촉발됐다. 확률형 아이템은 강한 캐릭터나 무기 같은 게임 아이템을 정가에 파는 대신 뽑기 형식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노(NO) 엔씨’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본사 앞 시위까지 벌어졌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게임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대형 게임사 대부분이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을 겪었다.
첫댓글 매년 산업별 10대 뉴스를 보는 것은
그해를 회고하면서 다음 해를 기약하는 잣대이지요.
오늘도 여러가지 좋은 정보를 올려 주시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