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부담 줄이자" 종신보험 가입자 늘어
별도 '상속 특약'도 금리연동 연금보험도 노후자금 마련용 인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예전에 가입했던 보험도 깨야 할 판이라며 아우성이다. 신규 보험 가입은 더욱 꺼려지는 요즘이다. 그러나 보험 시장에서 눈치 빠른 스마트 머니(영리한 돈)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위 9개 생명보험사의 지난 5월 보장성보험 첫 달 보험료는 333억4700만원으로, 작년 5월에 비하면 7.3% 늘어났다. 신한생명(71.6%), 흥국생명(31.2%), 교보생명(28.8%), 삼성생명(21.6%) 등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돈들의 특징은 '절세'와 '노후'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국세청도 추천하는 상속세 절감 비법
최근 보장성보험 실적이 늘어난 중심에는 종신보험이 서 있다. 종신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종신(終身), 즉 죽을 때까지 위험을 보장해 주고 언젠가 한 번은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종신보험의 특징 때문에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가입하는 부자 고객들이 적지 않다.
통상 상속세는 자산 규모에 따라 비율이 달라진다. 최소 10%에서 최고 50%까지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자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당장 빼서 쓸 수 있는 현금은 거의 없이 부동산만 과다하게 보유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하면, 유족 입장에선 상속세로 내야 할 현금이 부족해 유동성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물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자 상환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부동산 일부를 서둘러 처분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부동산은 현금화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헐값에 매매하게 되어 이래저래 손해다.
이런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피상속인 입장에선 유족들이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미리 납부 재원을 준비해 두는 배려가 필요하다. 여러 방법이 가능한데, 선진국에선 종신보험을 활용하는 방법을 1순위로 꼽는다. 우리나라 국세청도 매년 발간하는 세금 관련 책자에 종신보험을 활용해 상속세 부담을 줄이라는 내용을 소개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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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황숙경 기자 skhwang@chosun.com
최근 종신보험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최근 선보인 '교보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은 투자수익이 좋으면 보험료를 더 내지 않아도 된다. 투자실적이 좋아 적립금이 늘면 보험료 납입을 예정보다 빨리 마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의 '플래티넘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상속 설계 특약'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이 추가 지급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자녀가 내야 하는 상속세 부담을 덜어준다. 흥국생명의 '프리미엄 UL종신보험'은 유니버셜 종신보험에 장기 간병 보장 기능을 추가한 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한 후 일상생활 장해 또는 치매가 생기면, 장기 간병 급여금과 연금을 미리 받을 수 있다.
◆안전하게 노후자금 마련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노후 대비용 상품을 고를 때도 금리연동형 연금보험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성이 중요한 가치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투자 실적에 연동되는 변액연금보험과 달리, 금리연동형 연금보험은 공시이율에 따라 차곡차곡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쌓아갈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공시이율은 시중금리와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 등에 연동해 매달 한 차례 결정된다. 금리연동형 연금보험은 주식시장에 투자해서 얻는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원금이 100% 보장되는 데다, 정해진 이율에 따라 보험금이 결정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박'을 좇기보다는 한푼 두푼 모아 편안한 노후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셈이다. 보험사별로 현재 공시이율이 제각각인데, 대부분 최저보증(연 2~2.5% 수준) 이율을 적용하고 있어 앞으로 초저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일정 수익 이상을 챙길 수 있다. 보험 소비자 입장에선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나중에 더 많은 연금을 탈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
알리안츠생명의 '뉴파워덱스연금보험'은 고객이 시장 상황에 따라 1년에 한 번씩 공시이율과 주가지수 중에서 운용 기준을 고를 수 있다. 주가 상승기에는 주가지수에 연동시켜 추가 수익을 노리고, 주가 하락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공시이율(연 4.8%)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주식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태여서 대다수 고객들이 주가지수보다는 공시이율을 적립 기준으로 선택하는 추세라고 한다. 대한생명의 '골드에이지리치연금보험'은 중도 인출이나 추가 납입을 통해 재테크 기능을 강화하고, 연금 개시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7월 현재 연 4.7% 공시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08/2009070801355.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1&Dep3=h1_05